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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롬은 어떻게 브랜드 팬덤을 구축하였나

휴롬의 브랜드 팬덤, 베프 케미스트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by 박찬우


당신의 건강만을 생각합니다.

이 친숙한 슬로건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휴롬은 혁신적인 저속 착즙 기술(SST, Slow Squeeze Technology)을 바탕으로 건강 가전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글로벌 기업입니다.


휴롬은 단순한 주서기를 넘어서 재료의 영양소와 효소를 온전히 보존하는 '착즙 주스'라는 개념을 창조했습니다. 이를 통해 건강과 자연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깊숙이 자리 잡았죠. 기계적 성능에만 집중하던 기존 시장에서 휴롬은 '건강한 삶의 가치'를 브랜드 핵심 메시지로 내세워 성공적인 차별화를 이뤄냈습니다.


이제 휴롬은 단순히 착즙기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채소와 과일을 통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경험할 수 있는 기반을 더욱 확산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브랜드 팬덤 구축에 본격 나섰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약 1년 동안 휴롬이 브랜드 팬덤 구축을 위해 차근차근 빌드업해 온 과정과 그 결과를 소개합니다.


휴롬의 브랜드 팬덤, 베프 케미스트

이제 고객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가치관과 부합하는 브랜드를 '친구'처럼 여기며 깊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합니다. 기업들 역시 단기적인 바이럴 효과보다는 장기적으로 브랜드와의 관계가 흔들리지 않는 '진짜 팬'을 만드는 것에 주목하고 있죠.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휴롬은 단순한 가전제품을 넘어 '건강한 삶의 동반자'로서 고객들과 '베프(Best Friend)'가 되는 특별한 관계 구축에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휴롬의 브랜드 팬덤, '베프 케미스트'입니다.


'베프'는 베지(Veggie)'와 '프룻(Fruit)'의 줄임말인 동시에 '베스트 프렌드'의 중의적 표현입니다. 따라서 '베프 케미스트'는 '베지&프룻의 완벽한 케미, 당신과 휴롬의 완벽한 케미'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브랜드 팬덤의 이름은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약 1개월간 운영팀의 고민과 논의를 통해 탄생하였습니다. 배달의 민족의 '배짱이(배달의 민족을 짱 좋아하는 이들의 모임)'처럼 고객들에게 이름을 공모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휴롬이 지향하는 팬덤의 의미를 더욱 명확히 강조하기 위해 여러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하였습니다.


'휴롬 서포터즈' 같은 (작명에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닌 성의가 없어 보이는) 일반적이고 차별화되지 않는 이름을 피하고, '구분지음'의 단계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공들인 이름입니다. 단순히 휴롬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의미를 넘어, 채소와 과일의 케미를 통해 건강을 추구하는 '화학자(Chemist)'라는 정체성을 부여하려 했습니다.


스노우볼 팬더밍의 5단계를 적용한 베프 케미스트 구축


스노우볼 팬더밍 서클

휴롬의 '베프 케미스트'는 기본적으로 '스노우볼 팬더밍 서클'의 5단계의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합니다.


먼저 휴롬 브랜드 팬덤의 저변 구축을 위한 기본 토대를 마련하는 저변 만들기(Basing) 단계부터 시작합니다. 모집에 앞서 이미 휴롬에 대한 지지와 관심을 보내고 있는 지지자들을 찾아내는 지지자 발굴(Digging) 과정을 거칩니다. 세 번째로는 발굴된 지지자들과 브랜드, 그리고 지지자들 간의 관계를 연결하는 지지자 연결(Connecting) 단계를 진행합니다.


연결된 지지자들을 진정한 팬으로 키워내는 팬으로 육성(Nurturing) 과정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일정 과정을 완료한 참여자들에게 등급을 부여하고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승급과 보상(Promoting) 단계로 마무리합니다.


이 과정을 하나의 서클이 아닌 순환 구조로 진행합니다. 사이클을 반하면서 브랜드 팬덤도 지속적인 관리와 육성을 통해 눈덩이처럼 성장하게 됩니다. 기억나시죠? 이 내용은 제2화 '브랜드 팬덤의 시작을 위한 5가지 질문' ( https://brunch.co.kr/@whatisnext/11 )에서 이미 정리드린 내용입니다.



이제 실무에서 스노우볼 팬더밍 서클이 어떻게 단계별로 적용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휴롬의 철학으로 시작하는 저변 만들기

브랜드 팬덤은 견고한 철학에서 시작됩니다. 팬덤의 첫 번째 단계인 '저변 만들기'는 브랜드가 고객에게 '무엇을 파는가'가 아닌, '왜 존재하는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휴롬은 창립자의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사람에게 이로움'이라는 명확한 가치를 통해 팬덤의 씨앗을 견고하게 심었습니다.


휴롬이라는 브랜드명 자체가 이러한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HUMAN)'과 '이로움'을 결합한 이름으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이는 창업자 김영기 회장의 "건강과 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확고한 신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숱한 시행착오와 재도전을 겪으면서도 칼날 대신 '스크루' 방식을 고수한 이유 역시 이 철학에 기반합니다. 마찰열과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여 영양소 손실을 방지하는 기술에 대한 변하지 않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술적 차별성을 바탕으로 휴롬은 단순한 가전제품 회사를 넘어 '건강'이라는 핵심 가치를 전달하는 브랜드로 발전했습니다.


이렇게 정립된 휴롬의 명확한 가치를 토대로 브랜드 팬덤의 목표와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건강'이라는 핵심 가치 전달을 위해 팬덤의 역할을 긍정적인 휴롬의 경험을 가진 지지자들이 '휴롬의 건강한 삶을 루틴화하는 문화 조성'으로 정의했습니다.


이후 제2화 '브랜드 팬덤의 시작을 위한 5가지 질문' ( https://brunch.co.kr/@whatisnext/11 )에서 제시한 5가지 핵심 질문들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구체화하며 세부 실행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지지자는 모집보다 발굴이 우선

성공적인 브랜드 팬덤은 브랜드에 대한 지지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시작해서 점차 확산시켜 나갑니다. 새로운 지지자를 모집하는 것보다는 이미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드러낸 기존 고객들을 발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 특히 자발적으로 리뷰를 작성한 고객들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지지 의향이 높은 대표적인 그룹입니다. 긍정적인 리뷰를 남긴 고객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휴롬은 이러한 접근법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긍정적인 리뷰를 작성한 고객들을 우선 발굴하여 관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팬덤을 시작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휴롬은 두 가지 유형의 지지자를 발굴했습니다. 제품 사용 경험을 중심으로 리뷰를 공유한 고객들을 '굿 리뷰어'로, 베지&프룻의 엔자임 주스 레시피를 중심으로 리뷰를 작성한 고객들을 '주스 마스터'로 분류했습니다. 이미 휴롬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자발적으로 공유한 이들을 찾아 '베프 케미스트'라는 이름으로 선정하고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 것입니다.


이처럼 휴롬은 이미 존재하는 잠재적 지지자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연결하는 전략으로 팬덤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지지자의 연결 세 가지

휴롬의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DIlCmyhRwYT

선정된 베프 케미스트들의 자발적인 리뷰가 휴롬의 공식 채널을 통해 잠재고객과 일반 고객들에게 다시 전달되도록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이는 베프 케미스트를 '선망의 대상'으로 포지셔닝하는 동시에 그들의 진정성 있는 리뷰를 확산시키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기업의 광고보다 훨씬 진정성 있는 설득력을 갖는 것은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콘텐츠입니다. 고객이 직접 제작하여 올린 유튜브 리뷰 영상은 전문가의 설명보다 훨씬 생생하고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고객 제작 콘텐츠는 제품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자, 잠재 고객들의 구매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베프 케미스트 뉴스레터

지역적, 시간적 제약을 고려하여 베프 케미스트들과는 정기 뉴스레터로 연결했습니다. 매월 2회 발송되는 뉴스레터를 통해 새로운 베프 케미스트 소개, 월간 베스트 베프 케미스트 선정, 미션 공지, 휴롬의 최신 소식 등을 전달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지속적인 떠들거리, 협업거리, 학습거리를 제공하며 브랜드와의 유대감을 강화와 팬으로의 육성을 진행하였죠.


베프존

베프 케미스트와 휴롬의 연결은 비공개 게시판을 활용하였습니다. 하나의 스노우볼 팬더밍 서클을 완성하기 위해 각 단계에서 부족한 점은 점진적으로 보완하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지지자의 연결 부분은 향후 오프라인 모임과 전용 소통 플랫폼 도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지자 연결 단계에서 지지자와 브랜드 간의 연결에만 집중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지자와 지지자, 그리고 지지자와 일반 고객을 연결하는 기획까지 세심하게 준비해야 진정한 팬덤 생태계가 완성됩니다. 이러한 다면적 연결 구조가 바로 지속 가능한 브랜드 팬덤의 핵심입니다.


떠들거리, 학습거리, 협업거리로 팬으로 육성

지지자에서 진정한 팬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 휴롬과 엔자임 주스에 관한 다양한 떠들거리, 학습거리, 협업거리를 제공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육성 단계의 프로그램은 점진적으로 발전된 협업의 놀동으로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 이야기들은 제7화 '팬들과 함께 할 놀동, 준비되었나요? ( https://brunch.co.kr/@whatisnext/22 )'에서 설명드렸죠?


베프 케미스트들에게는 1단계 놀동으로 자발적 활동과 미션이 제공되었습니다. 자발적 활동은 베프 케미스트 선정 이후에도 참여자들이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휴롬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전달하는 것으로, 진정한 팬덤의 자발성을 보여주는 핵심 요소입니다.

1단계 미션은 휴롬이 지지자들에게 궁금한 질문이나 지지자들 원하는 또는 즐기는 레시피에 대한 요청의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베프 케미스트 잼마님의 블로그 사진 https://blog.naver.com/0419hanna/223963264617

특히 운동 전 후에 마시는 프리워크아웃 주스 미션 중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레시피는 비매품이긴 하나 소량 주스 키트로 제작하여 일반 고객과 참가 베프 케미스트에게 경품으로 지급하였습니다. 이는 베프 케미스트의 레시피를 일반 고객에게까지 연결하는 의미 있는 시도였죠.


휴롬의 베프 케미스트들에게 제공되는 미션, 놀동 프로그램은 단순한 제품 리뷰를 넘어선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생성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프 케미스트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는 제품 홍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진짜 건강한 삶을 위한 진정성 있는 경험담이기 때문이죠. 이들의 콘텐츠는 단순한 "맛있어요, 좋아요"가 아니라 "어떤 채소와 과일을 조합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언제 마셨을 때 가장 좋았는지",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로 가득합니다.


이런 깊이 있는 콘텐츠들이 SNS를 통해 자연스럽게 확산되면서 새로운 베프 케미스트들을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로 작용합니다. 점진적으로 발전된 협업의 놀동을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지지자들이 단계별로 성장하여 진정한 브랜드 팬으로 육성되는 지속 가능한 팬덤 생태계가 구축되는 것입니다.


베프 케미스트에서 베프 마스터즈 클럽으로 승급과 보상


베프 케미스트 스타터 키트

베프 케미스트로 선정되면 먼저 베프 케미스트 스타터 키트와 베프 케미스트 엠블럼을 보상으로 지급받습니다. 이러한 초기 보상은 단순한 혜택 제공을 넘어서 베프 케미스트를 '선망의 대상'으로 포지셔닝하고, 동시에 베프 케미스트로서의 소속감을 고취하는 전략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선정된 베프 케미스트들은 이후 다양한 활동을 통해 포인트를 축적하게 되며, 누적 포인트가 10,000점 이상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베프 마스터즈 클럽으로 승급하는 명확한 보상 체계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단계별 승급 시스템은 참여자들에게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지속적인 참여 동기를 부여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동합니다.


베프 마스터즈 클럽으로 승급한 베프 마스터들에게는 휴롬의 팬으로서 더 큰 혜택이 제공됩니다. 보상 체계는 참여자들의 활동 수준에 비례하여 지급되도록 설계되었으며, 성취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정 보상과 금전적 보상 간의 균형을 세심하게 조정하였습니다.


제8화 '팬덤의 영향력을 연결하기 전에 ( https://brunch.co.kr/@whatisnext/25 )'에서 중요하게 논의한 것처럼 브랜드 팬덤이 대중에게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보상을 미리 준비하는 것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놀동과 함께 체계적인 보상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참여를 유도하는 인센티브를 넘어서, 베프 케미스트와 베프 마스터즈 클럽 자체가 브랜드 생태계 내에서 특별한 지위를 갖는 커뮤니티로 인식되도록 하는 전략적 접근이었습니다.


하나의 서클을 완성하다

휴롬은 5단계를 거쳐 첫 번째 스노우볼 팬더밍 서클을 완성하였습니다. 이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으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수정과 보완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현재까지 총 50명의 베프 케미스트를 발굴하였으며, 곧 첫 베프 마스터가 탄생할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휴롬의 첫 번째 서클이 달성한 가장 중요한 성과는 베프 케미스트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와 프로세스의 구축입니다. 다음 서클에서는 더욱 발전된 목표를 설정하고, 베프 케미스트들과 함께 새로운 과제를 풀어나가는 협업 중심의 방식으로 진화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발전 문화는 기존 베프 케미스트들의 소속감을 더욱 강화시키는 동시에, 새롭게 참여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커뮤니티로 다가갑니다. 마치 작은 눈덩이가 언덕을 굴러 내려가면서 점점 커지는 스노우볼처럼, 휴롬의 베프 케미스트 팬덤도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진정한 브랜드 자산으로서의 팬덤

이러한 팬덤 구축 과정은 단기적인 매출 증대를 넘어서는 본질적 가치를 보여줍니다. "인플루언서와 달리 기업의 위기 상황에도 함께해 줄 브랜드의 팬을 모으는 방법"이라는 스노우볼 팬더밍의 핵심 철학을 완벽하게 보여줍니다. 팬덤이 견고할수록 브랜드는 예측 불가능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팬덤 구축을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제품의 기능적 우수성뿐만 아니라 '고객의 삶에 어떤 이로움을 줄 것인가'라는 근본적 가치를 먼저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을 매개로 한 체험과 소통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여, 고객과의 관계를 단순한 '판매자-구매자'에서 진정한 '베프'로 격상시키는 것입니다.


휴롬의 '베프 케미스트'는 단순한 제품을 넘어선 가치와 관계를 통해 팬덤을 구축하고, 이를 비즈니스의 가장 강력한 자산으로 만든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베프 케미스트들의 창의적인 실험과 경험 공유를 통해 휴롬의 팬덤은 더욱 견고하고 매력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마치 완벽한 레시피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하는 화학자들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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