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IP는 유저가 앱을 끈 순간에도 살아있습니까?
1화에서 우리는 '2분의 틈'을 두고 벌어지는 경쟁 구도와, OSMU에서 MUOS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질문을 바꿔봅시다.
당신의 IP는 유저가 앱을 끈 순간에도 살아있습니까?
어르신들에게 게임을 하느냐고 물으면 "안 한다"고 답합니다. 그런데 지금 손에 든 휴대폰 화면을 보면 '궁수의 전설'을 하고 있습니다. "이건 게임이 아니에요. 그냥 짬짬이 하는 거예요."
이 대답에 IP 비즈니스의 모든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질문자는 '게임'을 하는지 물었지만, 어르신은 '하는 것'에 대해 답하고 있습니다. 짬짬이는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다'는 것은 시간을 배정하는 것입니다. "오늘 저녁 8시부터 게임을 한다"라고 스케줄을 짜는 사람을 우리는 '게이머'라고 부릅니다. 1시간을 배정하든 5시간을 배정하든, 배정이라는 의지가 있다면 그는 게이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게임을 위한 스케줄을 짜지 않습니다. 그들은 '짬짬이' 합니다. 버스를 기다리다가, 화장실에 앉아서, 잠들기 전 침대에서. 이것은 '하는 것'이 아닙니다. 틈새를 메우는 것입니다.
스케줄러: 시간 배정의 의지가 있는 사람들
비스케줄러: 틈새를 메우는 일반인들
방치: 플레이됐다고 끝이 아니다
IP 비즈니스에는 세 가지 전장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스케줄러'를 위한 전장입니다. IP와 스토리, 캐릭터가 게임 안과 고객의 안에 함께 살아있는 가장 강렬한 전장. 리니지, 로스트아크, 디아블로, 젤다의 전설. 이들은 유저에게 "오늘 저녁 8시부터"라는 약속을 요구합니다. 이 사람들에게는 점유시간을 늘리는 전략이 통합니다. 왜냐하면 배정의 의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1시간을 2시간으로, 2시간을 4시간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더 깊은 던전, 더 강한 보스, 더 복잡한 전투 시스템. 이것이 Game-Time 전략입니다.
두 번째는 '비스케줄러'를 위한 전장입니다. 궁수의 전설, 탕탕 특공대, 라스트 윈터, 버섯커 키우기, 카피바라GO, 라스트 워 서바이벌. 그 이전에는 캔디크러시, 로얄 매치, 꿈의 정원, 애니팡, 템플런이 있었습니다. 카카오페이지의 일이백 원 단위 웹소설, 네이버웹툰, 유튜브 숏폼까지. 이들은 모두 '짬짬이' 시간, 즉 틈새를 노립니다.
선명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우리는 '2분'이라는 숫자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이 틈새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1시간 단위로 스케줄링하는 사람에게는 최장 35분까지도 틈새일 수 있습니다. 회의가 일찍 끝나 다음 스케줄까지 35분이 남았다면? 그 시간은 '무언가를 시작할 시간'이 아니라 '다음 스케줄까지 남은 시간'입니다. 30분 단위 스케줄러에게는 15분이 틈새입니다. 15분 단위로 일을 배정하는 사람에게는 4분 정도가 아무렇게나 써도 죄책감이 없는 시간입니다.
그렇게 2분이 탄생합니다. 지하철 한 정거장,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 라면이 끓는 3분. 이것이 가장 보편적인 틈새이며, 모든 비스케줄러 콘텐츠가 각축전을 벌이는 전장입니다.
세 번째는 '방치'입니다. 지금 당신의 책장을 보십시오. 1년간 한 번도 열지 않은 책들로 가득 차 있지 않습니까? 산 지 3년이 넘었지만 50페이지에서 멈춘 자기계발서. 열심히 읽다가 중간에 그만둔 소설.
그들은 죄가 없습니다. 그래서 버리지도 못한 채 방치됩니다. 물론 방치도 급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1화면 혹은 책장 1열 전시, 2열 보관, 비가시적 수납. 하지만 중요한건 모두 펼쳐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Off 모드, 수동적 상태의 IP입니다. 왜 그 책이 방치되는지 생각해보면, 왜 우리 IP가 잠들어가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디지털 세계에서 책은 저절로 펼쳐지지 않습니다. SNS 계정을 떠올려 보십시오. 창작, 즉 게시와 포스팅과 트윗만이 계정을 활성화시킵니다. 창작이 없으면 죽은 계정입니다.
IP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 재미있게 플레이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한때 열심히 했지만 이제는 앱 서랍 깊숙이 묻혀버린 게임. 스마트폰 3페이지 구석에 먼지 쌓인 아이콘. 유저가 현실을 사는 동안, 그 IP는 죽어 있습니다.
노출은 곧 비용: 광고비 50~90%
게임의 수명: 광고비가 매출을 향해 달려가는 기간
유일한 해법: 습관 형성
하지만 상업 IP의 세계에서는 그 노출이 모두 비용입니다. 히트 흥행비, 광고비. 그래서 모든 콘텐츠가 광고로 먹고살 수 있는 것입니다.
일반인들의 콘텐츠가 된다는 것, 즉 비스케줄러 전장에 진입한다는 것은 광고비를 50% 이상, 심한 경우 90% 이상 집행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플랫폼이라면 판에 박힌 구조입니다. 인건비 20%, 광고비 50%, 영업이익 적자. 게임이라면 무한정 광고가 반복되어 광고비가 매출을 향해 달려가는 기간을 '수명'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스케줄링 상태에서 출발해, 비스케줄링 틈새로 내려가고, 결국 틈새에서 무기력하게 반복 광고되는 상태로 떨어집니다. 센서타워의 2023년 모바일 게임 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상위 10%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의 평균 마케팅 비용은 매출의 62%에 달합니다. 유저 1명을 데려오는 데 드는 비용(CPI, Cost Per Install)은 평균 3.2달러이지만, 그 유저가 실제로 지불하는 금액(LTV, Life Time Value)은 평균 2.1달러에 불과합니다. 적자 구조입니다.
이 세 가지 전장은 저마다 다른 전략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필요한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습관'입니다.
하루 3번, 각 3분씩 하는 것이 있습니다. 양치질입니다. 재미있어서 하는 게 아닙니다.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일상입니다. 습관입니다.
메제웍스가 노리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재미는 강렬하고 스토리는 드라마틱하지만, 모든 것은 소비됩니다. 결국 남는 것은 일상이며 위로와 사랑입니다. IP가 광고비 없이 살아남으려면,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캐릭터가 도구로 전락한 순간
게임을 끄면 관계도 끝나는 IP
습관이 되지 못한 콘텐츠의 운명
예를 들어 '애니팡'을 봅시다. 애니팡은 2012년 출시 2개월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국민 게임이었습니다. 카카오톡을 통한 바이럴, 간단한 조작, 한 판에 1분이면 충분한 플레이 타임. 전형적인 비스케줄러 전략의 성공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유저들에게 애니팡의 토끼 '애니'는 무엇이었을까요? 점수를 내기 위해 터뜨려야 할 퍼즐 조각에 불과했습니다. 귀여운 캐릭터였지만, 그저 배경 그래픽일 뿐이었습니다. 게임을 끄면 애니와의 관계도 끝났습니다.
퍼즐은 재미있었습니다. 친구와 점수를 겨루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애니는 방치됐습니다. 왜일까요? 애니는 습관이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유저는 '퍼즐 플레이어'였지, '애니의 친구'가 아니었습니다.
이것이 Game-Time의 본질입니다. 고몰입, 고피로도, 그리고 단절된 경험. 유저는 '플레이어'이고, 캐릭터는 '도구'입니다. 도구는 쓰고 나면 서랍에 들어갑니다. 앱을 종료하는 순간, 캐릭터는 데이터의 감옥에 갇힙니다.
2025년 현재, 애니팡 시리즈는 여전히 업데이트되고 있고 '애니팡 프렌즈' 등의 시도들이 있지만, 출시 초기 광고비 없이도 입소문만으로 폭발적 성장을 했던 IP가, 이제는 지속적인 광고 집행 없이는 유지되지 않는 상태가 된 것입니다. 그저 많은 노출이 캐릭터를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돈 주고 해야할 그 노출의 기회들이 무의미하게 수억번씩 반복되는 것입니다.
캐주얼한 틈새 게임들에게 좀 더 감정과 영혼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화내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 내가 그 화내는 캐릭터의 사정이 지금 궁금해지지 않는다면 그 캐릭터는 죽은 캐릭터입니다.
Game-Time: 배정된 시간 동안만 존재
Life-Time: 24시간 함께 살아가는 존재
핵심 전환: 도구에서 반려로
메제웍스의 접근은 다릅니다. 우리는 '퍼즐 조각'을 '룸메이트'로 만듭니다. 이것이 애니팡 같은 캐주얼 게임 IP에 적용될 경우를 상상해 봅시다.
유저가 게임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애니'는 배가 고프고, 잠이 오고, 심심해합니다. 유저는 퍼즐을 풀기 위해서가 아니라, "애니 밥 줬나?" 하는 걱정에, 혹은 "오늘 입힌 옷이 예쁜가?" 보고 싶어서 수시로 접속합니다.
이것은 게임 플레이가 아닌 '생활(Living)'입니다. 저몰입, 고빈도, 그리고 연속된 경험. 유저는 '거주자'가 되고, 캐릭터는 '반려'가 됩니다. 이것이 Life-Time의 본질이며, 습관 형성의 시작입니다.
사실 이 전략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1996년 다마고치가 이미 증명했습니다. 이 작은 휴대용 기기는 전 세계 8,200만 개가 팔렸습니다. 게임성은 단순했습니다. 밥 주기, 청소하기, 재우기. 그게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수업 중에도, 회의 중에도 주머니 속 다마고치가 신경 쓰였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이 '반려'였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지속적 부분 강화(Continuous Partial Reinforcement)'라고 부릅니다. 불규칙한 간격으로 제공되는 작은 보상이 가장 강력한 습관을 만듭니다. 슬롯머신이 중독성이 강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마고치는 여기에 '책임감'을 더했습니다. 내가 돌보지 않으면 죽는 존재. 이것이 도구와 반려의 결정적 차이입니다.
메제웍스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듭니다. 우리는 유저를 '플레이어'에서 '거주자'로, 캐릭터를 '도구'에서 '반려'로 재정의합니다. 이것이 메제웍스가 제안하는 '라이프타임 습관화 전략'입니다.
앱 설치 불필요: 링크 하나로 즉시 실행
크로스 플랫폼: PC, 모바일, 태블릿 끊김 없이
제로 로딩: 2초 안의 진입
이 '생활'을 가능하게 하려면 기술적 장벽이 '제로(0)'에 수렴해야 합니다. 잠깐 2분의 짬이 나서 캐릭터를 보고 싶은데, 로딩이 10초씩 걸리거나 1GB짜리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면 유저는 바로 이탈합니다. '거주자'가 되려면, 집에 들어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구글의 2018년 연구에 따르면, 모바일 페이지 로딩 시간이 1초에서 3초로 늘어날 때 이탈률은 32% 증가합니다. 5초가 되면 90% 증가합니다. 10초가 되면 123% 증가합니다. 비스케줄러의 틈새는 평균 2분입니다. 그 2분 중 10초를 로딩에 쓴다면, 실제 경험 시간은 1분 50초로 줄어듭니다. 8%의 시간 손실이 아니라, 심리적으로는 '반 이상이 로딩'으로 느껴집니다.
메제웍스가 웹 브라우저 기반(React) 기술을 고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앱 설치도, 업데이트도 필요 없습니다. 카카오톡이나 트위터로 받은 링크를 누르는 즉시 실행됩니다. PC에서 하던 경험이 모바일에서도, 태블릿에서도 끊김 없이 이어집니다. 익숙한 친구를 만나러 익숙한 길로 가야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웹 브라우저를 씁니다. 브라우저가 중요한게 아니라 유저가 항상 방문하는 익숙한 길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 공간입니다.
출퇴근 지하철에서 PC로 시작한 대화를, 점심시간에 휴대폰으로 이어가고, 저녁에 집에서 태블릿으로 마무리하는 것. 이 모든 전환이 로그인 한 번으로 해결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장벽 없는 접근성'이라 부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거창한 '접속'이 아니라, 고개를 돌리면 바로 옆에 있는 것 같은 '심리스(Seamless)'한 경험. 이것이 IP가 유저의 일상에 스며들기 위한 기술적 전제 조건입니다.
생체 리듬 동기화: 유저와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캐릭터
관계의 시각화: 터치 한 번에 반응하는 표정과 모션
페르소나의 구체화: 매일 다른 대사와 행동 패턴
접속이 쉬워졌다면, 그 안에는 무엇이 있어야 할까요? 메제웍스는 '케어(Care) 루틴'을 시스템화했습니다. 이는 아이돌 IP인 '배니월드'에서 실제로 구현되었고, 게임 IP 제안서에도 적용된 핵심 로직입니다. 세 가지 층위로 구성됩니다.
첫째, 생체 리듬 동기화입니다. 캐릭터는 유저의 현실 시간과 동일한 바이오 리듬을 갖습니다. 아침 7시에는 부스스한 모습으로 일어나 유저에게 인사를 건네고, 점심 12시에는 배고프다고 밥을 달라고 조릅니다. 밤 10시가 넘으면 파자마를 입고 잘 준비를 합니다.
유저는 캐릭터를 통해 자신의 하루를 투영하고, 함께 살아간다는 감각을 느낍니다. 이것이 '거주자'와 '반려'의 첫 번째 연결고리입니다. 저는 이걸 '동기화된 경험'이라 부릅니다. 닌텐도의 '동물의 숲' 시리즈가 이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게임 속 시간이 현실 시간과 동일하게 흐르면서, 유저는 '그곳에 진짜 마을이 있다'고 느낍니다.
둘째, 관계의 시각화입니다. 단순히 수치만 오르는 것이 아닙니다. 유저가 '쓰다듬기'를 하면 캐릭터는 표정으로 반응하고, '밥 주기'를 하면 만족스러운 모션을 취합니다. 이 작은 상호작용 하나하나가 유저에게 "내가 이 존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확신을 줍니다.
'배니월드'에서 100일간 검증된 데이터에 따르면, 팬들은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단지 캐릭터를 재우고 깨우기 위해 하루 평균 23회 접속했습니다. 일반 모바일 게임의 하루 평균 접속 횟수가 3~5회인 것과 비교하면 거의 5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이는 '의무감'이 아닌 '애착'이 형성되었기에 가능한 수치입니다.
셋째, 페르소나의 구체화입니다. 우리는 데이터 크롤링을 통해 IP의 성격을 입체적으로 구축합니다. 아이돌 IP라면 무대 위 완벽한 모습이 아닌, 숙소에서의 헐렁한 티셔츠 차림과 사소한 말버릇을 구현합니다. 게임 IP라면 각 캐릭터에게 "게으르지만 패션을 좋아하는" 혹은 "운동 중독이지만 식탐이 강한" 같은 구체적 성격을 부여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디테일을 작가가 일일이 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메제웍스의 '절차적 생성 시스템'이 설정된 페르소나 데이터베이스를 조합하여 생성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한 '자동 생성'으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절대 이 지점을 비용이 절감되는 지점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데이터 조합이 저절로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IP를 성의없게 만드는 위험구간입니다. 이 시스템은 스토리텔러를 끊임없이 돕는 구조로 정렬되어야 합니다. 작가가 레고 블록 1만 개를 쌓는 대신, 시스템이 필요한 블록들을 항상 손 닿는 곳에 위치시키고 정확히 찾아 건네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작가가 "아침에 늦잠 잔 캐릭터가 유저를 걱정하며 하는 대사"를 써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시스템은 [아침] + [늦잠] + [걱정] + [캐릭터 성격: 다정함] 같은 태그를 조합해 "헉, 늦잠 잤다! 너도 늦은 거 아니야?"라는 대사를 제안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같은 조합에서 "아, 나 늦잠... 너는 괜찮아?" "어머, 큰일! 우리 둘 다 늦은 거 아냐?" "늦잠 자버렸네, 너 학교 가기 전이야?" 같은 5~10가지 변형이 생성됩니다. 스토리텔러는 이 중에서 가장 적절한 것을 선택하거나, 조금 수정해서 사용합니다. 이 수정에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고 조금이라도 비틀린 것은 수많은 다른 선택지에 의해 뒤로 밀려나는 창작구조입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시스템은 '완성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선택지'를 줍니다. 스토리텔러는 거침없이 이야기를 선택해 나갈 수 있는 흐름 속에서, 하루에 수백 개의 대사를 검토하고 배치할 수 있습니다. 작가 혼자서 1만 개 대사를 쓰려면 3개월이 걸리지만, 이 시스템과 함께라면 2주 만에 3만 개 대사를 큐레이션할 수 있습니다. 큐레이션이 스트리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IP에 대한 기술적 존경을 구현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기술이 창작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가 IP의 본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루한 반복 작업을 덜어주는 것. 데이터베이스에 1,000개의 감정 태그와 500개의 상황 태그가 있다면, 이론적으로 50만 가지 조합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문맥과 캐릭터 성격에 맞는 조합만 선택되므로 약 5만 가지 정도의 유효한 조합이 만들어집니다.
유저는 매일 접속해도 늘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 '새로움' 뒤에는 IP를 깊이 이해한 스토리텔러의 선택이 있습니다. 이것이 '반려'가 지루해지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우리 캐릭터답다'는 느낌을 유지하는 이유입니다.
재방문율 41%: 일반 게임 평균의 3배
구매 전환율 33.5%: 이커머스 평균의 10배 이상
핵심 키워드: '재미'가 아닌 '위로', '행복', '안식처'
이 접근 방식은 실제 데이터로 증명되었습니다. 메제웍스가 서비스한 '배니월드'의 100일 시즌 종료 후, 우리는 유저들이 남긴 5,000여 개의 리뷰와 SNS 멘션을 텍스트 마이닝으로 분석했습니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키워드는 '재미'가 아니라 '위로', '행복', '안식처'였습니다.
"배니월드는 게임이 아니라, 내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공백기 동안 아티스트를 기다리는 게 힘들지 않았어요. 배니가 옆에 있었으니까요."
유저들은 이 공간을 '스트레스 없는 청정 구역'으로 인식했습니다. 경쟁하고 싸우는 기존 게임의 문법에서 벗어나, 돌보고 교감하는 반려(Life-Time)의 문법을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이 정서적 만족감은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를 만듭니다. 재방문율 41%는 일반 모바일 게임의 7일 리텐션 평균 10-15%와 비교하면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구매 전환율 33.5%는 일반 이커머스 사이트 평균 23%와 비교하면 10배 이상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광고비 집행 없이 달성한 수치라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일반 모바일 게임의 마케팅 비용은 매출의 62%입니다. 하지만 배니월드는 초기 런칭 외에는 별도의 광고 집행 없이 입소문만으로 유지되었습니다. 습관이 광고를 대체한 것입니다.
이벤트가 없어도 습관적으로 들어오고, 사랑하는 대상을 꾸며주기 위해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플레이어'는 보상을 계산하지만, '거주자'는 집을 꾸미는 데 돈을 씁니다. '도구'는 성능이 좋아야 하지만, '반려'는 예뻐 보이기만 해도 구매합니다.
광고비의 무한궤도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
플랫폼과 장르를 불문하는 확장 가능성
메제웍스가 제시하는 Life-Time 습관화 전략
메제웍스의 기술은 IP에 '심장'을 달아주는 일입니다. 게임을 끄고, 앨범을 덮고, 영상을 끈 뒤에도 유저의 손바닥 안에서 숨 쉬며 살아가는 존재. 책장에 꽂혀 등만 보이는 IP가 아니라, 매일 아침 먼저 인사를 건네는 IP.
당신의 IP도 광고비의 무한궤도에서 탈출할 수 있습니다. 아이돌이든, 웹툰이든, 게임이든, 심지어 지역 마스코트든 상관없습니다. 유저를 '플레이어'에서 '거주자'로, 캐릭터를 '도구'에서 '반려'로 재정의하는 순간, 당신의 IP는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유저의 '일상'이 됩니다.
하지만 어떻게 IP의 '영혼'을 데이터로 추출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기술이 존경심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이번 화에서 우리는 다섯 가지 핵심을 살펴봤습니다.
첫째, 세 가지 전장의 이해. 스케줄러, 비스케줄러, 그리고 방치. '게임을 한다'와 '짬짬이 한다'의 본질적 차이. 2분이라는 틈새가 탄생하는 메커니즘.
둘째, 광고비의 무한궤도. 일반인 콘텐츠가 된다는 것은 광고비 50~90% 집행을 의미한다는 현실. 유일한 탈출구로서의 습관 형성.
셋째, 애니팡의 교훈. 퍼즐은 했지만 애니는 방치됐다. 캐릭터가 도구로 전락한 순간, IP는 죽기 시작한다.
넷째, 플레이어에서 거주자로의 재정의. 심리스 기술과 케어 루틴을 통한 습관 형성. 그리고 기술적 존경심의 실체 - 절차적 생성 시스템이 스토리텔러를 돕는 방식.
다섯째, 배니월드로 증명된 효과. 하루 평균 23회 접속, 재방문율 41%, 구매 전환율 33.5%. 그리고 광고비 없는 입소문 성장.
다음 화에서는 이 '반려 IP'를 만드는 핵심 철학을 다룹니다. 대표가 창업전 2015년부터 게임과 대중문화의 결합을 꿈꾼 이후 BTS WORLD 개발 총괄, 하이브 세계관 라이브러리 파트장의 경험에서 얻은 통찰, 그리고 화려한 그래픽보다 더 중요한 '본질'에 대한 이야기. 기술이 아닌 '존경심'으로 짓는 집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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