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세계를 관찰하면서 느낀 게 있다면 코로나 19 등으로 국가와 국가, 인종과 인종, 지역과 지역이 물리적으로는 멀어져도 돈의 세계는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연쇄작용이 장난 아니다. 연결되고 끌리고 쏠리는 작용, 반작용의 힘이 상당히 크다. 그리하여 돈의 세계를 둘러싼 풍경을 이야기할 때 국가 너머를 아니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국가 너머를 구경하는 핵심 수단은 무엇일까?
환율이다. 환율은 다른 국가의 돈과 내 나라 돈을 맞바꿀 때 교환 비율이다.
“우리나라 돈 한 장 줄테니, 너희 나라 돈 두 장 줄래?”
“미친 것 아냐? 거꾸로 가야지. 너희나라 돈 두 장주면 우리 돈 한 장 줄게.”
이 밀땅의 결과라 봐도 될 듯싶다.
인터넷 검색창에서 환율을 치면 대략 이런 그림이 뜬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나라가 있고 그만큼 많은 돈들이 존재하지만 ‘자 세상 너무 복잡하니깐, 딱 하나만 비교해 보자.’라고 하면 그것은 원달러 환율이다. 그만큼 돈의 세계에서 미국은 중요한 거다. 왜 그럴까? 그냥 내 일상을 둘러보자. 가장 많이 들어가는 포털 사이트는? 구글. 가장 많이 즐겨 찾는 동영상 사이트는? 유튜브. 너 지금 핸드폰 뭐야? 아이폰. 너 드라마 어디서 봐? 넷플릭스. 너 오늘 마신 음료 뭐야? 코카콜라와 스타벅스 커피. 너 지금 뭐 신고 있어? 나이키. 이 정도면 설명이 될까?
그래 달러/원 환율을 보자. 그리하여 위에 그림을 보니 1달러가 1,200원에서 1,100원까지 떨어졌다. 이게 뭘 의미하는 걸까? 달러/원 환율이 떨어진 거다. 달러/원 환율이 떨어졌다는 의미는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보통 환율이 떨어졌다는 말은 달러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 돈 기준으로 보면 그만큼 원화 가치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아이구야~ 우리 돈 가치가 높아졌으니 좋은 거네! 그럴까? 돈의 세계에서 좋음과 나쁨은 상대적이다. 누군가에게 좋은 거면 누군가에게 나쁜 거다. 누구한테 좋고 누구한테 나쁜 것일까? 환율의 하락은 달러 가치의 하락이다. 반대로 말하면 달러 대비 원화 가치의 상승을 말한다.
누구한테 좋은지 나쁜지는 나중에 따지고 언제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지(달러 가치가 하락하는지)를 간단히 상상해보자. 일단 실물 경제에서 우리 나라 기업이 만든 상품의 수출이 잘 되면 그만큼 달러가 많이 들어오게 된다. 공급이 많으면 어떻게 될까? 달러 풍년이요, 시장에 달러가 넘치고 넘치면 자연스럽게 그 가치는 하락하게 되어 있다. 이 말은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커지고 수치적으로 달러/원 환율은 떨어진다는 거다. 반대로 수출이 잘 안되면 달러 유입이 줄어들고 반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실물경제와 함께 금융의 세계 역시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왜냐? 한국의 주식이든 채권이든 금융 상품을 사려면 원화가 필요하다. 외국인 투자자가 달러를 팔아 원화를 사야 하는 거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원화 가치는 상승한다. 원화를 사려는 사람이 많으니깐 원화가 귀해지는 거다. 그리하여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마구 사들이면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고, 동시에 국내 주가가 상승하는 패턴이 형성된다.
좀 더 개별적으로 들어가 이번에는 환율의 변화가 돈의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자. 내가 미국에서 거대 펀드를 운용하는 큰 손이라 가정해보자. 여러 기업을 검색하던 중 우리나라의 한 기업에 꽂혔다. 아무래도 큰 돈을 운영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어라? 근데 달러/원 환율이 떨어지는 흐름이다. 그러니깐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거다. 그렇다면 달러를 현금으로 갖고 있는 것보다 우리나라 주식을 사는 편이 유리하다. 그리하여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달러 가치는 계속 낮아지고 그럴수록 국내 기업의 주식을 더 사려 할 것이다. 반대로 내가 서울에 직장인인데 미국의 한 기업에 투자하고자 할 때 어느 국면에 주식을 사는 것이 좋을까? 달러 가치가 높을 때, 그러니깐 달러/원 환율이 오를 때다.
대개 달러/원 환율이 높을 때 우리나라의 주가는 좋지 않았고, 반대로 달러/원 환율이 낮을 때, 즉 원화가치가 높을 때 주가는 상승하는 패턴을 보인다. 아래 그림은 지난 10년간 달러/원 환율의 흐름을 보여준다. 최저 1,007원에서 최고 1,296원 사이를 오간다. 이 차이가 얼마 안되는 것 같은가? 최저 대비 최고가는 1.3배 수준이다. 지난 10년 평균 달러/원 환률은 1,150원대. 이 평균을 가운데 두고 최고가는 +15% 위에 있고, 최저가는 -15% 아래에 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편차다. 당연하게도 이 변동에 대해 해외 투자자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요즘 포털 사이트를 넘나들다 보면 ‘장기적 달러 약세’라는 단어를 자주 보게 된다. 이에 따라 붙는 것은 주식 시장 상승 기대감, 수출 기업 빨간불(달러 가치가 너무 떨어지다보니 수출 주력 기업의 매출액도 떨어지는 거다), 달러 투자 등이다. 붙는 수식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돈의 세계에서 환율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라는 거다. 지구는 둥글고 모두가 모두에게 연결된 세계에서 환율은 너무도 중요한 변수이고, 경제 세계가 급격하게 요동칠 때(1998년 IMF, 2009년 미국 금융위기 등등) 환율 변화 역시 워낙 드라마틱하게 변하고 경제 영역에 엄청난 파장을 끼치기에 우리가 돈의 세계에 참여할 때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 변수 되겠다.
자 이제 산 정상에서 부감으로 세계를 조망할 때 필요한 물건들을 전부 마련했다.
유동성 → 국고채 3년 금리, 생산자 물가지수.
대중의 마음 → 소비자심리지수
돈의 세계, 살림 전망 → 경기선행지수
한반도 밖 → 원달러 환율.
이 정도는 돈의 세계에 참여할 때 디폴트값으로 확인하고 관찰해야 하는 바다. 자 그럼 이 무기를 들고 돈의 세계, 숲 안으로 들어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