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 내 돈, 내 세계를 지키는 방법론

by 오윤


#1부터 #26까지 주저리주저리 정리한 글의 목표는 심플하다.


돈을 선용하는 방식에 대한 자기 방법론 연마.

돈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이 세계에서 삥 뜯기지 않고 나의 돈을 지키고, 굴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 사회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돈의 세계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 도움을 받을 거장들은 누구이고, 이들의 어떤 아이디어를 무기로 삼을까?


(201213)링크 밀레니얼머니.jpg 출처 : KBS

이런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변들이었다. 공부를 하다보니 돈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3~4개월 정도로 마무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밥벌이하는 미디어 영역처럼 이 세계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이고, 그 생명체의 행보, 방향, 전망 등에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더 나아가 아직 돈의 세계 전부를 마주한 것도 아니다. 우리 돈의 절반 이상, 아니 어쩌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그리고 국가와 개인/기업/공동체의 거래로 작동하는 세금, 재정 정책 등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매듭은 필요하고, 이 이야기는 여기에서 매듭을 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있는 거다. 작은 매듭을 지면서 개인적으로 공부하면서 느낀 돈의 세계에서 가져가야 할 태도, 마음가짐, 화두 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돈의 세계를 구경하면서 가장 자주 사용했던 말은 ‘나는,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 였던 것 같다. 경제학의 전제이자 근대 과학의 전제는 개인의 합리성에 대한 믿음이었다. 개개인을 독립적이고 자유로우며 합리적인 존재로 가정하고 이에 근거하여 돈의 세계도 정치의 세계도 구축해왔다.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집단 지성을 믿었고, 자본주의는 소비자는 언제나 옳다고 믿었으며, 교육은 그런 근대 시민을 키워나가는 것을 목표로 두었다. 하지만 이 세계를 구경하면 구경할수록 나의 합리성, 인간의 합리성을 과신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 행동경제학자들과 사회심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끌어오지 않더라도 돈의 세계에서 인간의 결정은 대부분 이성적 판단보다 감정적 반응, 막연한 기대, 그럴듯한 스토리, 군중 심리, 어림짐작식 방법에 기초해 있다.


이에 대해 유발하라리는 이런 이야기를 전한다.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보다는 집단 속에서 사고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모든 동물들보다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지구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인간 개인의 합리성이 아니라 대규모로 함께 사고할 수 있는 전례 없는 능력 덕분이었다(Harari, 2018/2018, p. 325).”

문제는 대규모로 함께 사고한다 해도, 이른바 집단지성으로도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 일들이 점점 더 많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점점 더 똑똑해지지만,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세계는 복잡해지고 불확실해지며 사람들은 그럴수록 자기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에 경도된다. 돈의 세계에서 정말 정말 조심해야 하는 바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도, 하물려 뉴스 찌라시 따위는 이 세계가 어디로 갈지 1%도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을 전제로 나의 발걸음을 움직여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거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무지를 인정하면서, 이 무지를 잊지 않으면서 돈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게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세계에서 어딘가에 투자한다고 했을 때 그만큼 그 길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201213) 주식.jpg 출처 : KBS


부가가 되는 법이 무엇일까요? 물을 때 공통적으로 부자들이 이야기하는 게 있다. 가령 이런 것들.

“복리의 힘을 믿어요” : 꾸준하고 집요하고 성실하게 시간의 힘을 믿으라는 거다.

“규칙성” : 일확천금보다 규칙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처를 물색해내고, 주기적으로 규칙적으로 포토폴리오를 점검하라는 거다.

“리스크 관리": 세상의 욕심, 과도한 자기 확신에서 자유로워지라는 거다. 그래야 거품과 거짓말이 만들어내는 거품, 그것이 빚어내는 리스크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이다.

"지키는 능력" : 소소한 나의 일상, 작은 돈을 지키지 못하면서 부자가 되는 것을 꿈꾸는 것은 망상이라는 거다.

“분산” : 하나에 올빵하지 말고 넓고 다양하게 관심을 두고 투자를 하라는 거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기” : 늘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관심을 두고, 흐름에 올라타라는 거다.

“목표와 비전” : 얼마나 돈을 벌건데? 그 돈 벌어서 뭐할 건데? 자기 기준을 만드라는 거다. 가급적 소박하게,

“자기 원칙” : 풍문과 권위에 길들여지지 말고, 스스로 원칙과 규칙을 설계하라는 거다.


이 말들을 딱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풍문, 욕망, 자기 확신의 늪을 경계하며, 자기 기준을 만들어 꾸준하고 성실하게 공부하고 투자하고, 복기하면서, 그 원칙과 규칙을 매번 새롭게 재설계하기. 이를 위해 세상과 사람에 대한 관심, 공부를 깊고 넓게 가져가기.”


(201213) 단기2.jpg 출처: KBS


돈의 세계를 즐겁게 산책하기 위해 가져가야 하는 마음가짐되겠다. 더불어 지구온난화와 사회적 불평등의 가속화, AI, 인공지능 등 기술 혁신에 따른 전례 없는 일자리 축소 등 앞으로 당면하게 된 문제들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돈의 세계에서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상대적 박탈감이 불러일으키는 위험 요소를 통제하고, 부자 1%를 넘어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세계다. 이와 관련하여 돈의 세계를 구경하면서 확실히 얻게 된 관점 하나가 있다.


21세기 돈의 세계,

그 길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정치적 모델은 가난한 자를 보호하는 모델로 가야 한다는 거다.


이건 윤리적이나 당위적인 구호가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돈의 세계가 매우 위험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세기 초반처럼 대공황이 올 수도 있고, 갈등과 혼돈, 더 나아가서는 폭력과 전쟁의 시나리오가 빚어질 수도 있는 거다. 그런 맥락에서 기본소득, 보편적 서비스, 사람들의 기본적 필요를 충족시키면서도 자존감을 보호하는 경제 안정망 정책, 그리고 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세 정책 등에 대해 좀 더 관심을 두고 격하게 응원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것으로 돈의 세계에 대한 일차적 이야기는 끝... ^^



<참고문헌>

Banerjee, A. V. & Duflo, E. (2019). Good Economics for Hard Times. 류현(2009).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서울: 생각의 힘.

Harari, Y. N. (2018). 21 Lessons for the 21st Century. 전병근(2018).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서울: 김영사.

김승호 (2020). 돈의 속성 : 최상위 부자가 말하는 돈에 대한 모든 것. 서울: 스노우폭스북스

KBS (2020, 11, 29). 지식다큐 링크 EP1. 영혼까지 끌어모아.

KBS (2020, 12, 6). 지식다큐 링크 EP2. 돈은 잠들지 않는다.




keyword
이전 26화#26. 힘든 시대, 좋은 경제학5 : 격차를 좁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