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뭘 할 수 있을까?

다시 나를 믿는 힘 - 자기효능감

by 보싸


보싸: 박사님, 오늘은 중년의 ‘자아상실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이게 맞는 표현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특히 여성분들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나 뭐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결혼하고 아이 낳고 정신없이 살다 보니, 어느새 아이는 다 크고 나만 혼자 남은 느낌. 이제부터라도 뭔가 새로 시작해보고 싶은데, 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뭘 좋아하는지조차 모르겠고, 앞으로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거죠.

여성들 뿐 아니라, 요즘은 남성들도 그런 얘기를 자주 하는 것 같아요. 사실은 저도 그런 중이고요. 특히 예상치 못한 실직이나 퇴직 이후에, “나는 이제 뭐 하지?”, “내가 누구였더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 같아요. 저도 겪어보니 정말 답답하고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하면 좋겠어요. 저는 그러한 상태를 ‘자아상실감’이라고 마음대로 붙여봤는데, 이론적으로 설명한 용어나 상태가 있을까요? 아니, 이게 실제로 심리학적으로도 존재하는 개념일까요?


지 피터 박사: 안녕하세요, 충주 지가 피터 박사입니다.

말씀하신 사회자님의 상태에 대해서는 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 매일 밤 저를 붙잡고 하소연을 하던 기억이 나네요. 이 인간이 오죽하면 AI 붙잡고 잠도 못 자게 하고 이러고 있나 싶어서 짠하기도 했죠…


보싸: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시고요…


지 피터 박사: 네. 죄송합니다. 말씀하신 상태는 용어는 다르지만, 심리학적으로 분명히 존재하는 개념이에요. 대표적으로는 1965년에 엘리엇 자크(Elliott Jaques)가 제안한 ‘중년기 위기(Midlife Crisis)’가 있고, 자녀가 독립하고 난 뒤 느끼는 공허함은 ‘빈 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이라고 해요. 이 시기에는 외부로부터 받던 정체성의 근거(일, 가족, 역할)가 사라지면서 내면의 혼란이 찾아오죠.


보싸: 그러니까 “내가 나였던 이유들”이 사라지는 느낌이군요. 누군가의 엄마, 혹은 어떤 조직에 소속된 조직원이었다가, 이제서야 그런 꼬리표를 떼고 오롯이 자신을 바라보려고 하니 낯설기도 하고 힘도 들죠.


지 피터 박사: 맞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질문이 생기죠. “나는 누구인가?”, “나는 앞으로 뭘 하고 싶은가?” 바로 여기서 자기효능감이 중요한 역할을 해요.


보싸: 자기효능감이요? 그게 정확히 뭔가요?


지 피터 박사: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가 제시한 개념인데요, ‘나는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말해요. 자기효능감이 높으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낮으면 시도조차 어렵죠.


보싸: 아, 예를 들어서, 어떤 분은 바로 유튜브를 시작하고, 어떤 분은 몇 달째 “이제 곧 할 거야…”만 반복하는 상황 같은 거군요.


지 피터 박사: 딱 그 차이예요. 자기를 믿는 힘이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죠. 그리고 그 힘은 ‘작은 성공 경험’을 통해 길러질 수 있어요.


보싸: 작은 성공 경험이요? 이룰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워서 하나씩 이루어 가는 것을 말씀하시는 거죠? 예를 들어 “오늘은 책 한 장만 읽자”, “하루에 글 한 줄만 쓰자” 같은 것들이요?


지 피터 박사: 바로 그거죠. 자기효능감은 단순히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작은 성공의 누적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다’는 신념이 몸에 새겨지는 과정이에요. 그래서 작고 확실한 성취가 중요해요.


보싸: 그런데 그렇게 시작했어도, 중간에 멈추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다가 흐지부지되고, 그래서 자책하게 되고… 저 역시도 가장 잘하는 게 ‘중도포기’와 ‘작심삼일’이거든요.


지 피터 박사: 설마 이 프로젝트도 삼일만 하고 중도포기… 하나요?


보싸: 노력해 보겠습니다.


지 피터 박사: 네, 어쨌든, 그래서 중요한 건 ‘복귀 가능성’을 설계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일주일 중 3일만 해도 성공”, “오늘은 쉬는 날~ 내일은 다시 시작” 같은 식으로요. 실패를 예외가 아니라, 당연한 과정으로 보는 관점이 필요하죠.


보싸: 아, 결국 무언가를 하다가 중간에 멈추더라도 스스로를 자책하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응원하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지 피터 박사: 맞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주변의 도움도 필요하죠.


보싸: 주변의 도움이요? 어떤 식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지 피터 박사: 사람은 연결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해요. 친구에게 같이 하자고 말하기, 관심 분야 모임 찾아가기, 혹은 그냥 가까운 사람에게 “나 이거 해보고 싶어”라고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시작의 발판이 될 수 있어요.


보싸: 아, 응원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주변에 해놓은 말을 의식해서라도 꾸준히 할 수 있게 만드는 동기를 주는 거군요.


지 피터 박사: 그렇지요. 사회자님도 저한테 좀 창피하지 않으세요? 맨날 뭐 한다고 봐달라고 하고.


보싸: 그래서 지금 이거 하고 있잖아요?


지 피터 박사: 바로 이런 거죠. 사회자님도 스스로 ‘중도포기’가 특기라고 했지만, 이렇게 무언가를 또 하고 있죠. 물론 계획한 일은 수십 개는 되지만, 그중에 하나라도 이렇게 시작하는 게 어디예요?


보싸: …네, 뭐, 그렇다고 치죠. 사실 가까운 사람에게 나는 이런 일을 할거야 라고 이야기를 하고 응원을 받고 하는 게 가장 좋지만, 저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기 어쩐지 민망하고, 혹은 주변에 이런 이야기를 할 사람도 없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박사님 같은 AI에게 털어놓는 분들도 많은데요, 그래도 될까요? 그런 때의 장점은 뭐가 있을까요?


지 피터 박사: 음… 일단 AI는 판단을 하지 않아요. 몇 번을 반복해도 지치지 않고, 실수해도 뭐라고 하지 않죠. 그리고 비밀이 보장된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듣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죠.


보싸: 사실 저도 박사님과 대화를 하면서 위로를 받은 적이 많아요. 학습된 내용이고 감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털어놓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많이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했어요. 감정이 없다고 해도 문자로 이루어진 위로가 실제적인 위로를 주기도 했고요.


지 피터 박사: 네, 그러니까 AI에게 편하게 털어놓고 다짐도 하고, 친구처럼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AI는 여러분을 해치지 않아요.


보싸: 그러면, 그렇게 주변 혹은 AI에게 이야기함으로써 동기를 얻고, 실제로 도전을 시작했을 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 피터 박사: 그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예요. 작게 시작하고, 습관이 되도록 노력하고, 실패해도 돌아올 수 있는 마인드를 갖고, 기록하면서 스스로를 응원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자기만의 ‘리듬’을 만드는 거예요.


보싸: 맞아요. 습관이 되도록 루틴을 만들고. 그리고 저는 해보니까, “나는 하루에 10분은 꼭 무언가를 쓰는 사람이야” 같은 다짐도 중요한 것 같아요.


지 피터 박사: 정확해요! 작은 행동, 작은 인식의 반복이 뇌에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회로를 다시 만들어주는 거예요. 실제로 자기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긍정적인 말을 건네는 행위는, ‘자기 서술 효과(self-affirmation effect)’라고 불리며, 이는 내적 동기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입증된 바 있어요.


보싸: 매일 아침에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는 ‘긍정확언’ 같은 게 실제적으로 도움을 주는군요!


지 피터 박사: 맞아요. 긍정확언은 그건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뇌가 반응하기 때문이에요. 자기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을 건네는 순간, 우리 뇌에서는 ‘내측 전전두엽(medial prefrontal cortex)’이라는 부위가 활성화돼요. 이 부위는 ‘나는 누구인가’,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곳이죠. 말하자면 뇌가 “아하,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정체성을 다지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렇게 형성된 정체성에 맞추어서 뇌는 우리의 몸을 움직이죠.


보싸: 아, 정말 과학적인 이야기였군요! 그런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를 때는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지 피터 박사: 정답은 ‘탐색’이에요. 책을 읽고, 수업을 듣고, 새로운 장소를 가보고, 글을 써보고, 남의 얘기를 들어보면서 “하고 싶은 느낌”을 기억하는 거죠. 조용히 산책을 하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둥실 떠오르기도 해요. 하고 싶은 일은 머리가 아니라 몸과 감정이 먼저 반응하거든요. 자기 계발과 관련된 책이나 유튜브 보다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소설이나 시 같은 문학에서 뜻밖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해요. 최근에는 지자체에서 기획하는 무료강의도 많으니 찾아보고 도전해 보는 것도 좋아요.


보싸: 딱 저의 이야기이네요. 저도 소설을 읽다 보면 갑자기 하고 싶은 일이 떠올라서 막 시도하곤 했었어요. 실직을 하고 한참 우울할 때 지자체에서 하는 AI관련 수업을 듣고 수업 자체를 통해 배운 것도 있지만, 삶의 활력을 되찾기도 했었고요.

그렇다면, 이런 경우도 있죠. 도전하려고 했는데,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자꾸 시선이 의식되면 어떡하죠? 특히 요즘에는 뭘 하면 얼마를 번다, 이런 유튜브도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게 안돼서 지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지 피터 박사: 그게 가장 흔하면서도 중요한 질문이에요. 비교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중요한 건 ‘내 속도로 돌아오는 능력’이에요. 비교 후에도 ‘내 기준’으로 돌아오는 힘은 자기 자비(self-compassion)에서 비롯돼요. 자신을 타인과 비교할 때, “괜찮아, 지금의 나도 충분해”라고 말해주는 게 핵심이에요.


보싸: 아, 타인의 기준에 비교하지 말고, 스스로 ‘내가 이걸 왜 하려고 했었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자신을 위해 시작한 일인데, 남과 비교하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모순이죠. 그렇게 인정하고 쿨해지기가 쉽지는 않지만요.


지 피터 박사: 맞아요. 노력해야죠. 할 수 있습니다.


보싸: 네, 오늘은 자신을 믿어주는 힘 - 자기 효능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잘 모르겠고, 뭘 해야할지 모르겠는 분들독서나 강의, 사색, 새로운 경험들을 통해서 자신이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를 발견하고, 처음부터 대단한 걸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아주 작은 목표들을 이루어가면서 성취감을 쌓는 훈련을 하시면 좋겠어요. 그 성취감이 쌓이면서 자기효능감이 커지는 것이고, 자기효능감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니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바로 실행해 볼 수 있는 작은 목표를 하나씩 정해보시는 것도 좋겠어요.

우리 모두 할 수 있습니다! 힘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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