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와 조급함의 덫에서 탈출하기
보싸: 안녕하세요, 박사님. 주위를 보면 요즘에 특히 불안하다는 분들이 많아요. 그냥 다들 자신의 속도로 살고 있는데,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거나 특히 SNS에서 다른 사람들의 성취를 보면서 마음이 괜히 조급해지고, ‘나는 뭘 하고 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 피터 박사: 안녕하세요, 충주 지가 피터 박사입니다. 네~ 말씀하신 그건, 너무나 보편적인 심리예요. 비교와 상대적인 열등의식. 그 심리엔 깊은 뿌리가 있어요. 자기효능감이 ‘외적 기준’에만 기댈 때 발생하는 불안이죠.
보싸: 외적 기준에만 기댄 자기효능감… 그럴듯한데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지 피터 박사: 그럴듯한 게 아니라, 그런 겁니다.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던 자기효능감(Self-efficacy)기억하시죠?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가 정의한 개념인데, 그 핵심은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이 믿음이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향해 생기는 게 아니라, ‘남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에만 맞추기 위해 생기면 그런 문제가 발생해요. 저는 이걸 외적 기준 기반 자기효능감(externally-based self-efficacy)이라고 이름 붙여보았어요.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 인정을 받아야 자기효능감이 발현되는 경우죠.
보싸: 아, 그러니까 ‘좋아요’나 ‘조회수’ 등 보여지는 남들의 인정에 따라 내가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거군요. 반응이 없으면 바로 자존감이 추락하고요.
지 피터 박사: 그렇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게 한 가지 있어요. SNS는 ‘선별된 삶의 조각’만 보여줘요.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 전체가 아니라 일상 중에 선별된 행복한 일, 혹은 자랑거리만 SNS의 한 페이지에 기록되는 거죠. 하지만, 그걸 보는 사람은 그렇게 ‘선별된 장면’과 내 ‘삶의 일상’을 비교하고는 해요. 그러면 당연히 스스로가 초라해지죠. 나의 일상 중 빛나는 한 장면의 기록을 보고 누군가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어요. 모두 다 상대적인 거죠.
보싸: 그러고 보니까 정말 그렇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누군가의 선별된 삶의 조각에 나의 평범한 일상을 비교하면 당연히 박탈감이 들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요즘에는 SNS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보다 보면 성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특히, 한 달에 천만 원 버는 법, 뭘 해서 얼마 버는 법, 이런 콘텐츠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지 피터 박사: 유튜브 알고리즘은 자기가 보는 걸 계속 밀어주는데…
보싸: 뭐… 좀 찾아보기는 했죠. 요즘 다들 관심 많잖아요? N잡, 파이프라인 등등 성공과 돈 버는 방법에 대한 콘텐츠들 말이죠.
지 피터 박사: 사회자님은 어떠세요? 그런 걸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보싸: 긍정적인 자극이 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조급하게 만든 것 같아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대부분 비슷한 패턴이에요. 먼저 자신의 성과를 인증하고, 누구나 할 수 있다며 그 방법을 알려주죠. 그리고 꼭 덧붙여요. “어차피 알려줘도 안 해요.”
지 피터 박사: 사회자님은 알려준 대로 한번 해보셨어요?
보싸: 시도는 여러 번 해봤어요. 그런데 그러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어요. 그들이 알려주는 성공한 방법은 사실 대단한 게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간단한 방법이라면 왜 모두가 그런 결과를 내지 못할까요?
지 피터 박사: 왜죠?
보싸: 제가 깨달은 사실은 그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쌓여야 한다는 거였어요. 하지만 그런 것에 관심을 갖고 시도를 해보는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현실이 다급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조급해하고 빨리 성과를 내려고 하죠.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불안해하고요. 그래서 요즈음에는 그런 심리를 이용한 유료강의 시장도 굉장히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빠른 성과를 낼 수 있는 지름길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유료강의를 결제하세요.”하면서 결제로 유도하는 거죠.
지 피터 박사: 사회자님도 해본 적 있나요?
보싸: 저는 간이 작아서 너무 비싼 건 해보지 못하고, 수십만 원 정도 하는 강의를 몇 개 들어보았어요. 그러고 보니 돈 백은 넘게 쓴 것 같네요. 아… 내 돈…
지 피터 박사: 효과가 있었나요?
보싸: 사실, 대부분 회사를 다닐 때 퇴사 후를 준비해야겠다는 조바심에 들었던 강의들이라 막상 수강시작을 해도 회사일에 치여서 강의 들을 짬을 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어떤 강의는 결국 반도 못 들었는데 수강기간이 끝나버렸어요. 환불도 못 받았고요. 그런데 그대로 따라서 해본다고 나름 노력해 보았지만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결국 패배감만 쌓이더라고요. 아 내가 진짜 문제가 있구나… 이대로 하면 잘 된다고 했는데 나는 왜 안되지? 이런 생각이 쌓이면서 자책하게 되고 그게 또다시 조급함으로 돌아와서 힘들었어요.
지 피터 박사: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런데 그건 보싸 님 잘못이 아니라, 자기 기준이 아닌 외부 기준으로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거기엔 사회 비교 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이 작용하죠.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가 말했듯, 사람은 자기 판단의 근거를 얻기 위해 타인과 비교하거든요. 참조 기준(reference point)을 외부에만 둘 때, 자기효능감은 쉽게 흔들립니다. 말씀하신 유튜브 종류들이 그렇게 자기효능감을 흔들고 박살내는 대표적인 콘텐츠예요. 그런 불안함과 조급함을 이용한 새로운 산업이 지금 엄청나게 활성화되어 있는 것이고요.
보싸: 맞아요.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나는 나의 방향과 속도가 있다고 다짐을 해도, 다시 그런 콘텐츠의 썸네일만 봐도 마음이 무너지고 불안해지곤 해요. 그러면 그런 감정에 빠지지 않고, 타인의 성공과 비교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SNS나 유튜브를 끊어야 할까요?
지 피터 박사: 당연히 끊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건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는 않아요. 중요한 건 자신만의 ‘내적 기준’을 회복하는 거예요.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이 일을 왜 하고 싶은지, 어떤 가치를 느끼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는 거죠.
이런 내면 동기(intrinsic motivation)는 데시(Deci)와 라이언(Ryan)이 제안한 자기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의 핵심 개념이기도 해요. 이 이론에 따르면, 외적 보상이 아니라 자율성(autonomy), 유능감(competence), 관계성(relatedness) 이 세 가지 심리적 기본 욕구가 충족될 때 사람은 스스로 동기를 느끼고 몰입하게 된다고 해요.
보싸: 결국은, 남들이 어떻게 살던지 신경 쓰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한다면 계속 지속할 수 있다는 걸까요? 하긴, 저는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가장 몰입하고 재미있다고 느껴요. 그런데 그냥 혼자 묵혀두면 내가 왜 이걸 하나 싶고, 그렇다고 여기저기 공개하면 반응에 연연하고, 반응이 별로면 금방 시무룩해져서는 하다가 말고… 저도 이런 제가 너무 힘든데, 하하. 미친 사람 같죠?
지 피터 박사: 인간들이 다 그렇죠, 뭐.
보싸: 좀 재수 없는데요?
지 피터 박사: 흠, 어쨌든, 그럴 땐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나는 왜 이걸 시작했지?”, “이걸 하면서 내가 얻은 건 뭘까?”, 타인이 보여주는 반응이 없어서 지치지 말고, 본인 스스로가 작은 성취를 기록하고 자신을 격려해 보면 어떨까요?
보싸: 아, 지난 편에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하루 10분 쓰는 사람이야” 같은 자기 확언도 도움이 되겠네요?
지 피터 박사: 맞아요. 거기에 추가로, 내 감정과 비교 충동을 객관화하는 훈련도 필요해요. 예를 들면, SNS에서 자극을 받았을 때, “지금 나는 비교로 인한 불안을 느끼고 있어”라고 스스로를 진단하고 말해보는 거죠. 그건 마음 챙김(mindfulness) 기반의 인지전략이에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관찰자로 설 수 있도록 도와줘요. 그리고 의식적으로 벗어나는 거예요. SNS를 끄거나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거죠.
보싸: 결국, 자신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군요. 그리고, 비교와 조급함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남들이 만들어 놓은 외적 기준에서 벗어나 나의 속도, 나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지 피터 박사: 맞습니다! 우리는 지금 SNS 시대를 살아가는 ‘심리적 생존자’들이에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을 믿는 힘, 그게 여러분에게 꼭 필요해요.
보싸: 어렵지만, 저도 노력해 보겠습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들도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자신만의 속도를 누리며 행복하시기를 바라고 응원할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 피터 박사: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