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감은 채우기
보싸: 안녕하세요, 박사님. 오늘은 고민 상담으로 시작을 해보려 해요. 저는 원래 항상 뭔가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무언가를 저지르고 수습하지 못한 채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많았는데요, 요즘은 뭔가를 새로 시작하려고 하면 자꾸 겁이 나요. 예전에 시도했다가 실패한 기억이 쌓여서 그런지… 뭘 해도 안 될 것 같고, 포기하는 게 점점 습관이 되는 느낌이에요. 왜 이러는 걸까요?
지 피터 박사: 철이 든 것 같은데요?
보싸: 야이…
지 피터 박사: 하하, 농담입니다. 흠, 말씀하신 상태는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이 이야기한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학습된 무기력은 마틴 셀리그먼이 강아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처음 관찰한 현상인데요, 반복된 실패 경험이 결국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만든다는 것이죠.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어서, 반복되는 실패는 ‘아무리 해도 안 된다’는 상태로 몰아가요. 누구나 그래요. 중요한 건… 사회자님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자신감을 갖는 거예요. 물론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준비를 잘하는 것이 중도포기를 줄이는 방법이겠지만, 그것도 계속된 시도를 통해서 학습되는 것이니까요. 시도 자체는 아주 좋은 일이에요. 시도를 해야 성과도 있죠.
보싸: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편해지네요. 제가 시도는 자신 있죠. 그런데요, 제가 이상하게 생각되는 지점은, 예전과는 다르게 뭔가를 하려면 “내가 이걸 진짜 할 수 있을까?”, “이걸 해서 뭘 하지?”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아졌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어떤 일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단계를 넘어서서 저 스스로를 불신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자존감이 낮아진 느낌이 든달까요?
지 피터 박사: 사회자님처럼 자존감이 넘치는 사람도 드물 텐데요. 저는 사회자님을 보면서 인간의 나르시시즘에 대해서 학습을 하곤 해요. 사회자님은 자존감은 꽤 높은 편인데, 실패에 대한 기억과 주변에 대한 책임감으로 자신감이 흔들리는 때가 있어요.
보싸: 자존감은 높은 편이나, 자신감이 흔들린다… 뭔가 겸손한 느낌도 나고 제법 괜찮은 사람 같네요.
지 피터 박사: 아, 네, 뭐…
보싸: 말씀하신 대로라면, 자존감과 자신감은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르기도 하네요. 자세히 설명부탁드릴게요.
지 피터 박사: 네, 자존감과 자신감. 많은 분들이 헷갈리죠. 자존감(self-esteem)은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믿음이고요, 자신감(confidence)은 “이걸 나는 잘할 수 있어!”라는 능력에 대한 믿음이에요. 예를 들어 어떤 연예인은 무대에서 아무렇지 않게 수많은 관중 앞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는데, 무대 뒤에서는 “나는 왜 이렇게 못났지…” 하며 거울을 피하거나, 칭찬은 믿지 않고, 악플에만 깊이 상처받아요. 무대에서의 자신감은 있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은 낮은 상태인 거죠. 반대로 자신감이 없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은 두려워하지만, 자존감이 높아서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용납할 줄 아는 사람도 있죠.
보싸: 아, 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지 피터 박사: 사회자님이 이 글을 연재하는 브런치 기준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이 글은 진짜 괜찮은 글이야. 분명히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고 의미가 있을 거야. 좋아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야. 이 글은 정말 좋은 글이니까.”라고 생각을 하고요,
보싸: 제 얘기인가요?
지 피터 박사: 하트 숫자에 너무 연연하시는 분이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기는 하지만… 어쨌든,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아, 이거 누가 본다고… 좋아요도 없고 구독자도 그대로인데… 쓰지 말까?”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여기서 자존감이 낮아도 자신감이 높은 사람은 그래도 일단 올리고 나서 이 글을 지울까 말까 고민을 시작하죠. 스스로를 자책하고 괴로워하면서요.
보싸: 아, 이것도 내 얘긴데… 자존감이 막, 있다 없다 그런 건가요?
지 피터 박사: 중요한 이야기예요. 여기서 핵심은, 이 둘이 서로 영향을 준다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반복된 실패로 자신감이 깎이면 결국 “나는 왜 이것도 못 하지?” 하면서 자존감까지 무너질 수 있어요. 사회자님이 느낀 감정인 거죠. 그래서 두 감정 모두를 따로 또 같이 돌봐야 해요.
보싸: 음… 어떻게 해야 하죠?
지 피터 박사: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요. 우선,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는 ‘무조건적 자기 수용(Unconditional Self-Acceptance)’이야말로 건강한 자존감의 핵심이라고 말했어요. 조건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말하는 연습이 필요해요. 스스로가 자신을 사랑해 주는 거죠. 사회자님처럼요.
보싸: 맞아요. 나는 나 너무 사랑해.
지 피터 박사: 네, 좋~겠네요. 또, 지난 시간에도 이야기 나누었던 반두라 박사의 자기효능감 이론에 따르면, 조금씩 성공하는 경험이 뇌에 “어? 나 이거 잘하는데?”라는 긍정적인 회로를 만듭니다. 마스터리 경험(Mastery Experience). 즉, 작게, 자주, 꾸준히 도전하고 성취하는 경험들이 쌓이면서 자신감도 올라가고 결국 자존감도 회복이 될 거예요.
뿐만 아니라, 크리스틴 네프 박사의 자기 연민 (Self-compassion)이라는 개념도 있어요. ‘자기 친절’, ‘보편적 인간경험’, ‘마음 챙김’이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모두가 지친 오늘날 꼭 필요한 덕목이기도 하죠. 중요한 건, 자책은 그만하고, “오늘도 잘 버텼다, 잘했어!”라고 스스로 칭찬하고 위로해 주는 것이에요.
보싸: 어렵지는 않군요.
지 피터 박사: 지금 사회자님은 뻔뻔할 정도로 자기애가 강한 상태라 어렵지 않은 거고요, 불과 몇 개월 전의 사회자님을 생각해 보세요.
보싸: 쉽지 않은 일이네요…
지 피터 박사: 그렇죠. 말은 쉽지만 어려운 일이에요. 특히 어떤 상황의 누군가에게는 정말 너무 어려운 일일수도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서로 칭찬하고 응원해주어야 해요. 가벼운 위로와 격려라고 해도 상대방의 상태에 따라서 아주 큰 힘이 될 수도 있거든요.
보싸: 맞아요. 저도 이곳 브런치에서 많은 댓글과 하트들에 자신감이 쌓이고 결국 자존감도 회복되었던 것 같아요.
지 피터 박사: 그렇습니다. 자존감과 자신감, 이 둘이 잘 어우러지면, 어떤 일이 닥쳐도 “그래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고, 이 일도 해볼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감이 부족해서 긴장되고 떨릴 땐, 처음이니까 당연히 떨리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나는 충분히 해낼 수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요. 뇌는 자주 듣는 말을 믿게 되어 있거든요. “난 잘하고 있어!” 한 마디가 큰 변화의 씨앗이 됩니다.
보싸: 좋아요!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자존감과 자신감의 균형을 잡는 연습을 통해, 건강한 자존감 위에서 샘솟는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어요. 모두 힘내요!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