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삐-,마영신의 이웃집 살인마에 대하여

마영신 카카오 웹툰. 우리 동네 삐-

by 백승권

채팅에서 만난 이성을 집으로 초대한 후 나무 송곳으로 온몸을 찔러 살해한다. 카카오 웹툰 우리 동네 삐-에서 마영신 작가는 가해자를 여성, 살해당한 자들을 남성으로 그린다. (법적인 성인들의) 변태적 성관계에 대한 사전 합의가 있었지만 주인공 여성의 애초 목적은 그런 합의에 응한 남성들의 제거였다. 살해 과정에는 흉기 사용을 비롯한 난투가 벌어지고 아래층 거주자는 층간소음 피해를 입는다. 주인공 여성은 겉보기에 평범하지만 흉기 사용에 능하고 몸놀림이 빠르다. 하지만 상대방 남자들의 체구는 제각각이고 보통 1:1 때로는 5명을 처리해야 할 때도 있다. 주인공 여성은 수많은 난관을 겪지만 기어이 신체 곳곳에 구멍을 내고 만다. 문을 열고 여성의 거주지로 들어온 남자 중 생존자는 거의 없었다. 최초의 범행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모호하지만 이후의 범죄는 기분에 따라 벌어지곤 했다. 채팅과 초대라는 과정이 반복되고 문이 열릴 때마다 시체는 늘어난다. 주인공 여성은 범행 후 남성 시체 옆에서 말가면을 뒤집어쓰고 자신의 실패한 사랑에 대해 읊조린다. 시체는 가만히 누워 듣는다. 아니 듣지 못한다. 간혹 완전히 처리되지 못한 남성은 저항하다가 마저 처리된다. 주인공 여성은 이런 기괴하고 잔혹한 방식으로 지역 사회의 강제 정화 작용 및 자경단 역할을 하지만 이 동네에서 상식을 벗어나 있는 건 이 여성뿐이 아니다. 거리에서 술집에서 자취방에서 사람과 사람이 섞이고 만나는 거의 모든 장소에서 상식과 다른 기이한 행태들이 술천재(닉네임) 남성의 노상방뇨처럼 덕지덕지 흐른다. 대화하고 마시고 유혹하고 자고 바람피우고 싸우고 욕하고 때리고 헤어지고 온갖 인간 군상들이 더럽고 처절하게 서로의 삶에 엉겨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한다. 그들의 개들이 서로를 향해 짖고 그 개들의 주인들이 서로를 향해 짖는다. 가중되는 스트레스로 신경정신과 병원을 찾은 유튜버는 의사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 병원을 찾아와야 할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고. 마영신 작가는 관계와 공간에 대한 독보적 관점과 스토리텔링으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엄청난 몰입감을 형성한다. 독자들은 그의 세계에서 자신과 타인을 번갈아 보며 현재의 위치를 가늠한다. 우리 동네 삐-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불완전한) 여성 캐릭터에게 (존재가 공해인) 남성들을 마구 해치는 역할을 부여한 점이었다. 현실의 범죄는 그 반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