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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물질의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

by 백승권 Mar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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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몰랐던 나를 누군가는 본다

수초 수시간 수일 수달 수년 수십 년

그렇게 내가 가지고 있는 나와

내가 알고 있던 나와

누군가가 보고 있던 나와

누군가가 알고 있던 나는 달라진다.

내가 나를 어떻게 알고 있던

누군가의 나는 다를 수 있다.

이 간격이 다르다면 오해고

이 거의 다르지 않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의 일부다.

나와 관점이 같아서 나의 일부라면 좋은 것인가

나와 관점이 같아서 나의 일부라면 옳은 것인가

나와 관점이 달라서 

내가 다르게 보인다면 틀린 게 아니다.

나와 관점이 달라서 

내가 다르게 해석되면 부정할 게 아니다.

내가 알던 오래된 나와

너가 알던 새로운 나는 

같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너가 알던 오래된 너와

내가 알던 새로운 너가 같은 사람일만큼이나.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시야로 들어갈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인지로 들어갈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해석의 대상이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감정을 뒤흔들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판단에 영향을 줄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닫힌 문이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산소호흡기가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책이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빈 종이가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시간이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이야기가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침묵이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예언이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환상이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겨울이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미아가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언어가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세계가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뭐라도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뭐라도 될 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뭐라도 될 때


한 사람의 어떤 관점에서 

다른 한 사람은 다른 한 사람이 아닐 수 있다

한 사람과 다른 한 사람이 

모두 한 사람이었다는 이론도 재밌겠지만

한 사람의 다른 한 사람이 

한 사람의 허상에서 나온 존재가 아닌 애초

한 사람 자체의 존재가 흐릿할 수 있다는 

주장이 떠오르는 것이다.


한 사람조차도 없었다. 그래서 다른 

한 사람도 없었고

모두가 없어서 이것은 

우주물질의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에 대한 이야기.

누군가 누군가를 보고 있나

내가 몰랐던 나를 누군가 보고 있나

같은 우주였나

같은 시간대였나.


늘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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