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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의 원류에 대하여 1

by 백승권

나를 걱정하는 사람의

걱정하는 사람이 나다.

나는 나를 걱정하다가

나를 걱정하는 사람을

발견하게 된 게 아니다.

나를 걱정하는 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면 모를 수가 없다.

이야기의 행간 자간 쉼표 마침표에

걱정 슬픔 걱정 눈물 걱정 불면이 녹아있다.

그 사람에게 얼룩처럼 남을까 봐

지우려고 해도 소용없다. 계속 묻는다.

몸의 분비물이 쌓여 거대한 섬을 만든

앨버트로스 이야기가 떠오를 정도로

눈물을 흘려서 섬이 되어 눈물에 실려

떠내려가면 어쩌나 염려가 될 정도로

나를 걱정하는 사람의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

이번 생은 럭키비키라서 이런 눈물값을

얼마만큼의 눈물을 흘려서 되갚아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아. 지속가능한

착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어쩌다 나를 걱정하게 되어

저리 많은 눈물을 펑.펑.펑.펑.

모든 눈물의 심지가 나로부터

타오른 것은 아니지만

나는 나로부터 시작된 눈물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알아볼(들을) 수 있고

사실 알아들을 수 있다 해도

실제 성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하나마나한 소릴 여기까지 했구나.

눈물에 대해선 할 말이 많아.

여기 쓰여진 건 얼룩 만큼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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