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는 법을 배울 필요가 없는 게
만난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기다린 적은 많았지만
기다리라고 한 적 없었다는 게
어디까지 솔직해야 할지 알 수 없는 동안
단 한 번도 제대로 솔직하지 못했다는 게
제가 이러는 거
오래 이래왔고
정말 힘들었던 거
(너는)
영영 모를 것 같고 그게 너무 싫었는데
또 가끔은 몰라도 될 것 같고
알아서 딱히 뭐가 달라질까 싶기도 하고
알아달라고 이러는 것도 웃기고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라면 하나
품고 있는 것도 한번 붙여볼 만한
포도알 같고
(문제는)
지금 이러는 게 마치
단계별로 이성적으로 순차적으로 합리적으로
거리를 두려는 차분한 수작처럼 보이지만
눈만 몇 번 지그시 감았다 떠봐도 알 수 있어요.
저는 절대 스스로를 납득시키지 못할 거라고
한때는 혼자 진실에 가까이 있다고 여겼는데
컨트롤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러다 언젠가
노선도가 바뀐 버스의 배차시간은 달라지고
애초 지나가던 곳을 다시 지나가지 않고
다시는 원래 목적지로 갈 수 없는 상황이 왔다고
인간의 모든 생로병사를
AI가 답해주는 시절에
제 상황에 대해 묻지 못하는 건
AI는 울어 본 적 없으니까.
울리거나 죽일 순 있겠죠.
시간이 더 지나다 보면 뭔가 접을 순 있겠죠.
하지만 접힌 자국은 오래 남을 테고
접든 폈든 피가 마르도록
혼자 주저앉아 벌벌 떨었던 시간은
그게 허상일지 언정 영영 기억될 거라는
희미해질지 언정 남겨질 거라고
평생 괴로울 거라고.
참나...
뭐가 이래요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