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의 정신과 3의 몸

by 백승권

세상 모든

소음으로부터

귀를 막고

감정을 살피고 싶지만


아까는

숨을 쉬면서도

맨얼굴로

잠수하는 기분에 잠겼고


공기의 자욱한 질감이

호흡기를 감싸고

시선은 허공으로 피하고

뇌에는 슬라임이 가득 찬 듯


이게 우울감의 정면이라면

잔여 감정의 사치는 아니겠죠


체력은 겨우 남았지만

재력은 없고 그럼에도

사력을 다할 의지는 없고


내 가치를 왜 늘 대체

내가 알아서 알아봐 줘야 하는지

터무니없다고 여겨지기도 하고


넌 이기적이야 라는 비난이 언제부터

너 자신을 사랑하라는 조언으로

바뀌었는지 웃기고 결국 후자가 더

누군가에게 돈이 되나 싶기도 하고


마지막 페이지에는 결국 이렇게

내 입장만 읊조리다가 그조차

혀 밑에 감춘 채 숨을 거두겠지.

뭘 해도 아쉬움은 남겠지만 평소엔

유난히 후회를 기피하고 있어서

자꾸 2의 정신이 3의 몸에 갇혀

1의 거취를 찾아 헤매는 것 같이

꺼끌 거리고 조금 큰 구두처럼


불면과 스트레스라는 핑계도 지긋지긋하고


조금 쉬면

조금 혼자 지내면

조금 울면

조금 돈을 쓰면

조금 나아진다고 해도

조금 그렇게 되고 싶지 않고


움직여도 어둠은 따라오고

거울 속의 나는 너무 실망스럽고

멈추는 법을 몰라서 기록하고


(그동안)


기다린 게 무엇인지 모르겠고

기다릴 수 없는 것을

기다리지 말아야 했던 것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