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효 토이 뉴진스

by 백승권

우효의 노래를 듣다 보면

(마치 창작자와 제가)

만나적 없는데 헤어진 사이 같아요


이런 느낌을 들게 하는 건

그전에도 수백 곡이 있었지만


한 명의 뮤지션의 여러 곡에서

이 정도 함량의 처절한 유사 이별 후유증에

빠지게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비견될 정도의 레벨이란 최장 기간

시간과 영혼을 강탈했던 토이 정도.


헤어진 경험이 없어 잘은 모르지만


헤어진 사람들은 이렇게 슬프다

수 년째 울기도 해 보고


실제 헤어진 것보다

이미 헤어진 것 같은 느낌이 더

아픈 게 아닐까


그렇게 아픈 사람이 되어 보고


죽어본 사람만이 지옥을 이야기할

자격증이 자동 발급 되는 건 아니니까


현실 분리

강제 격리

분단 구속

되지 않았어도

사이가 멀어졌구나

나는 버려졌구나

너는 괜찮겠구나


아주 오래전

PIZZA를 시작으로

청춘(NIGHT)

GRACE

모래

아마도 우린

당신은 어디에

토끼탈

꿀차

이 정도 리스트만

천 번도 더 들은 것 같은데

(횟수는 중요하지 않지만)


얼마 전

토끼탈을 무한반복

들을 때가 있었어요.


행운, 행운이란 없어

내 인생에 행운 같은 건 없어요.


이 두 줄을 예언처럼 받아들였고

그때의 기분이 아직도

지금의 기분이고.


우효의 곡들을 먹으로 갈아서

검정물을 온몸에 묻히고

방금 칠한 흰 바닥 위를 뒹굴며

나를 더럽히고

나만 더러워서

나만 침울해지는 기분에

자꾸 중독되고 충족되지 않고.


너무 침잠해지면 오히려

아무것도 적을 수 없어서


흠뻑 듣고 가라앉은 상태에서 쓴다면

결국 가상연애 이별편지 정도겠죠.

(결국 첫 문장과 같은 소리)


상대가 떠나는 게 저어기 보이는데

붙잡기엔 뭐 하고 나도 다쳤고

솔직히 잡아도 돌아오지 않을 거 같은데

내가 불쌍해서 견딜 수 없고 하지만

그걸 또 대놓고 표현하자니 비굴하고

비굴하고 내가 너무 불쌍하고 그건 잘

알겠는데 체념은 하겠는데 굳이 이제 와서

상대에게 지금까지 감정 노동 다

내놓으라고 멱살 흔들기도 그렇고

일단 너무 울어서 힘이 없는 목소리로

천장 보면서 느리게

혼잣말하는 것 같기도 했어요.

무한 반복 할 수밖에 없었던

우효의 노래들은.


뉴진스NJZ의 여러 곡들이

이 정서와 긴밀한

연장선으로 여겨지기도 했고.


의도와 다르게 부서진 사랑은

청승으로 연결되지 않기가 너무 어렵죠.

처연함도 그렇고.


우효의 곡들은 어디서 읽었던

그런 친구 같기도 했습니다.


어찌어찌 슬픈 자취방 인간의 울음을

어찌 감지하고 새벽에 급히 달려와

문 두드리고 아무것도 묻지 않고

몇 시간 있다가 잠들면 몰래

나갔다는 그런 친구.


나에겐 없었던.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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