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dom And Gomorrah

by 백승권

비겁하다는 말은 만화나 드라마에서

쓰는 대사 같았는데 스스로의 귀에

대고 벌써 여러 번 말했어요 어떡하지


여러 명을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다가

점점 더 늘어나서 데스노트만 빼곡히

리스트업 하다가 밤을 새웠고


소돔과 고모라가 무너지기 전

신과 인간이 거래했다는 대화가 떠오르더라구요

협상은 결렬되었고 전부 죽었다고 한 거 같은데

하나 겨우 살려놨더니 소금기둥 되었다는 설화도 있고


우리 중 가장 연약했던 분이

요즘은 숨 쉴 때마다

온 세상의 멸망을 성토하고 있어요

개시발다뒤졌으면좋겠네 이러시면서


괜찮은 적이 있었나 싶었는데

지금은 낫지 않는 화상처럼 온몸이 괴롭고

더 낮아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아무리 걸어도 걸어도 지면은 점점 낮아져


용암에 신발이 녹고

충격에 발목이 으스러지고

압박에 등은 휘어지고

흉기에 목덜미가 베여요


약이 없어요 병이 아니라서

죽어야 낫죠 우리 말고 걔네들


위로가 반창고라면 아무리 붙여놔도

더 이상 접착력이 없어 떨어질 것 같았는데

어떤 반창고는 그렇지 않더라구요 고마워요


후벼 파는 상처를 감내하면서

인간을 믿는 신념이란 무엇일까요


후벼 판 상처가 아물기 전 다시 상처를

후벼 판 인간을 인간으로 부르기 싫어서

인간을 믿는 일을 그만둔 지 오래되었어요


그만 두고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여전히 모르고

멈추고 싶어요 사는 게 숨이 차요

살고 싶어요 여기서 멈추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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