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고스 란티모스 작품에
이런 캐릭터가 있었을까요
어떤 이들은
타인을 공격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이의 죽음마저
도구로 활용해요
그 죽음을 통해
타인에게 인간적
죄책감을 일으켜
사과를 유도하고
사과로 층을 나누고
받는 자와 하는 자
그 죽음에 직접적으로 가장
상처받은 당사자인지
알길 없지만
그 죽음에 간접적으로
죄책감을 느끼게 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지위를
강화하려는 시도가 감지되고
기이하고
경이로우며
인상적이라는
여운이 남았고
인생이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생 볼 일 없었던
싸구려 책의
스포일러를 알게 된 기분
흐릿해지는 현실 감각
어느 이른 오후의
몇 시간을 그렇게
생경하고 들뜨며 보냈고
조금 가라앉은 후
같은 배로 초대했던 이들에게
형식적인 사과를 전하고
새로운 반응도 경험했고
단 하루에 최초의 경험을
이렇게 많이 할 줄이야
뇌에서 어떤 물질이 분비되어
미묘한 흥분 상태에 잠시
머물러 있었던 것 같아
아마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고
지인의 죽음으로
타인을 공격해
자신의 지위를
높이려 들다니
상처는 상처를 전시하고
붉은 렌즈의 안경을 쓰면
타인의 피가 보이지 않고
무지와 독선만큼
전염병에 가까운
퍼포먼스도 없죠
옮을 일은 없지만
공기가 더러워요
옅은 미소가 그려지며
제가 앞으로 무엇을
더 모르게 될지 궁금해지고
바쁘고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