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 가이즈 2
어떤 기억은 편집과 해석을 거쳐
가장 화려한 조각만 남기고
매일 들여다보는 트로피가 된다.
두목 울프는 그리웠다.
나쁜 짓만 하고 다녀도
스포트라이트 받던 화려한 시절
개과천선이라는 게 참
생각처럼 멋지지 않았고
남들처럼 억지로 소속된 채 일하려니까
전과자를 모두 경계하고
이유를 알면서도 견딜 수가 없다.
새 인생 시작하겠다는데
왜 그렇게들 과거를 물고 늘어지나
전직 범죄자니까 할 수 있는
미친 생각이긴 하다.
그래서 남들이 가닿을 수 없는
우주 구원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나 싶기도 하고
범죄자로 살았던
과거의 영광을 진심으로
그리워하는 울프의 모습이
인상 깊었던 것은
실제로 저런 심리가
범죄자의 정상 사회로서의 복귀를 저해하고
결국 재범의 실행으로 이어지게 하는
과정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가장 나다운 나를 만끽했다는 희열감이
과거의 범죄행동에 각인되어 있었다면
결국 가장 돌아가고 싶은 강력한 원점은
범죄를 저지르던 그 순간이 된다.
범죄의 종류마다 다르겠지만
강력 범죄에 가까울수록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해로울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삶은 서로의 예민함을 견디고
좁은 길에서 마주치면 몸을 움츠려 비켜주는 게
일반적인 사람들의 정서인데 이걸
무시하며 광란의 질주와 절도, 파괴를 일삼는
자극에 물든다면 그들은 결국
공공의 안전을 위해 격리되어야 하는
가해자가 된다.
울프는 그 지점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가지고 놀 수 있었으니까.
중력을 무시하는 우주선 달리기와
주지사 캐릭터의 산만한 등장,
실사화가 기대되는 금자석 설정을 넘어
블랙 머슬카를 화이트 머슬카로 갈아타는
극적 반전을 이뤄내긴 했지만
울프는 아마 앞으로도 스스로를
바꾸려 들지 않을 것이다.
'합법적인' 배드 가이가 되면 되니까
들키지 않는 것들로
세상이 일부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