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행복을 찾아 떠나요
모든 글이 그런 운명이지만
이 글 역시 (행복에 대해 쓰는)
아마도 마지막 시도일 수 있겠죠
저는 평소에 늘 조금은 미쳐 있어서
저만 해석할 수 있는 이상한 생각을 하고
그걸 옮겨서 기록하는데 이것도 그래요
오전에 여기까지 쓰고 7시간 40분 정도 지났어요
역시 행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밝고 긍정적이며 대중적인 감성으로
문장을 이어나가는 건 너무 어렵다는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첫 문장을 떠올렸을 때 이미 알았지만
동화 속 모험을 떠나는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로
오늘과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는 건
연기와 거짓말을 늘 연습하는 사람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영역 같아요
평소 유치하다고 여기는 부분을
진심이라고 받아들이며
진심으로 적어 내려 간다면
결과물은 변함없이 유치하지만
그 해석에 대한 진지함은 유치하다고만 할 수 없어요
누군가에겐 진심이자 진짜일 테니까
어디선가 그랬어요
글에는 쓴 사람의 진짜가 들어있어서
오히려 가벼워 보이는 외형이더라도
실제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고
글쓰기에 대한 입장과 의견은
글 쓰는 사람의 수와 같겠지만
실제로 그런 면이 있어요, 진짜 나를 담지 않고는
한 줄도 나아가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겸손과 오만, 지적 허영과 과잉 몰입 사이에서
어느 것을 은근히 드러내며 안 들킨 적 들킬지
계산하고 있어요. 그런 고민의 과정이
다 드러나는 것도 모르고
알면서도 스스로의 과거를 이기지 못하지
어리석은 자아가 이길 때가 많아요
그걸 혐오로 돌진하는 걸 제어하는
브레이크가 있기도 하고
작동이 잘 되어야 합니다
늘 강조하지만 자기혐오만큼
쉽고 지루한 게 없거든요
짐을 싸고 싶어요
몸은 이미 떠났으니
짐만 도착하면 됩니다
진짜 행복해졌다는 걸
알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아요
이런 글이 적게 쓰이면서
업로드 빈도가 확연히 줄어들 것입니다
요즘은 라디오 헤드를 다시 들어요
OK Computer OKNOTOK 1997 2017 앨범의
Paranoid Android (Remastered)
3분 34초부터 환각에 빠져들어요
또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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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nesiac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