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아무 계획이 없어. 마누라가 하고 있는 보험 일이나 배워볼까 생각중이기도 하고. 아직은 나도 잘 모르겠어.”
윤 대리의 대답을 들은 인오는 어리둥절한 표정만 지었다.
“투자 하는 것 있으세요?”
하진이 물었다.
“음… 주식?”
“대박이라도 나셨죠?”
인오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대박까지는…”
윤 대리가 머리를 긁적였다.
“진짜예요? 어디에 투자하셨어요?
하진은 엄청 놀란 얼굴이었다.
“뭐… 초한소프트라고…”
“대박!”
“그거 이번에 10배 올랐던데.”
인오와 하진의 말이 동시에 나왔다.
윤 대리는 긍정의 의미인지 고개를 끄덕였다.
“난 거의 10년 정도 들고 있었거든.”
그 말을 듣고 두 사람은 거의 놀랄 노자였다.
“다 팔았어요?”
“운이 좋게도 내가 팔고 나니까 하락을 시작하더라고.”
그 말을 들은 인오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걸로 노후생활이 가능한 정도인거죠?”
“그 정도는 아닌데 애들 대학교 공부는 시킬 수 있는 정도지. 주식이 대박 나서 천기를 탈출하는 게 인생 목표였는데 이런 날이 다 오네.”
“저는 판타스틱솔루션이 제발 그렇게 올랐으면 좋겠어요.”
하진이 간절하게 말했다.
윤 대리는 지갑에서 부적처럼 보이는 노란색 종이를 꺼냈다.
“주식 대박 천기 탈출?”
인오가 빨간 글자를 읽었다.
“그냥 나만의 부적처럼 만들어 다녔어.”
“이거 엄청나다. 저 주시면 안 돼요?”
하진이 말했다.
“그래, 얼마든지 가져. 좋은 날 올 거야.”
윤 대리는 오원식품에 입사를 하였다. 후에 천기식품으로부터 인수를 당하였지만 고용 승계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천기식품 출신이 아니면 승진의 기회도 없었다. 텃세에 못 이겨 직원들이 여럿 떠났지만 제일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은 윤 대리였다. 그에게는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들 셋이 있었고 이직은 쉽지 않았기에 어쩔 수없이 머물러 있어야만 했다.
인오와 하진의 차는 어느덧 회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공장 앞에는 천영우의 반려견인 천기가 살고 있는 개집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