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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규 Dec 20. 2017

나의 하루 에너지

매일 다른 나를 다루는 방법

신기하게도 대개의 아침, 알람보다 조금 이른 시각에 의식이 깨어난다.


알람은 본연의 기능인 잠자고 있는 나를 깨우는 일보다 미적거리고 있는 내게 한번 더 '주의'를 주는 정도의 역할을 하곤 한다. 오늘도 나는 1시간가량 일찍 눈이 떠졌고, 각종 연예 기사들과 SNS를 확인하면서 아침 시간을 보냈다.



오늘 하루 에너지의 총량은 의식이 깨어나는 시점의 컨디션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눈 뜨면서 개운함이 느껴진다면 의욕 충만한 하루를 보낼 수 있고, 눈가에 피로감이 여전히 남아있다면 오늘 하루도 그저 그런 날이다. 물론 이 컨디션은 전날 밤의 행위들(과음이나 과격한 운동 등)에 의해서도 어느 정도 좌우된다.






출근길 함께하는 세 가지


하루의 시작은 이 오늘의 에너지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본격적인 시작이라 볼 수 있는 출근길 옵션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노래를 듣거나 넷플릭스를 시청하거나 아니면 책을 읽거나. 나에게 자극을 주거나 반대로 편안함을 주는 요소들이다. 오늘의 에너지가 매우 넘치는 날엔 주로 넷플릭스를 시청하며, 아침부터 다이나믹한 이야기들에 정신을 쏟는다. 기운이 없고, 쳐지는 아침엔 주로 편안한 노래를 들으며 최대한 아무 생각하지 않고 가만히 노래만 들으며 온다.(신문 기사도 찾아보지 않는다.) 이도 저도 아닌 그저 그런 날엔 일정한 뇌의 활동을 돕고, 일이 아닌 새로운 생각들을 시도하기 위해 책을 읽곤 한다. 아침 시간이 아니면 여간 책을 읽기 쉽지 않다.


그리 길지도 않지만 빼곡한 2호선 지하철에 몸을 실으려면 이처럼 나만의 지하철 탑승 전략(?)을 세워 이 시간에 출근길 스트레스로부터 지나치게 에너지를 뺏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피스에 도착하면 컴퓨터를 켜고 곧바로 커피부터 내린다.(샌드위치, 에너지바 혹은 김밥을 아침으로 제공해주는 회사 덕분에 아침이 필요한 날엔 오피스에서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커피 향은 (유독 아침의 커피 향은) 왠지 모르게 뇌의 활동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앗 이제부터 일하기 모드로 바꾸는 거야'라는 사인과도 같이 커피 향은 간밤에 충전된 에너지를 "운동(일) 에너지"로 전환시킨다.




오늘 대부분의 에너지는


에너지가 넘치던 바닥을 치던 대부분의 일상 에너지는 우리의 일에 쏟아진다. 이 에너지는 일을 생산적으로 또한 열정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하루의 에너지에 따라 오늘 하루 일의 성과를 넘어 내 일에 대한 뿌듯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간혹, 일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듬뿍 받는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곤 한데.. 나는 아무리 즐겁고 유익한 일이 성사되었더라도 대게 내 에너지는 '소모되곤' 한다.


(일에 보내는 시간은 순삭.)


에너지의 총량은 존재한다. 지금 말하는 것은 매일매일 그 총량이 다르다는 관점인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일에 쏟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에 벗어났을 때에도 나의 에너지가 일에 투여되는 일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직 주니어인 내게 이건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일에 집중할수록 스트레스도 덩달아 따라오게 되는데 일에 벗어나 있는 시간엔 최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새로운 에너지 동력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오피스에 있을 때 에너지의 대부분을 소모하고, 벗어났을 때에는 더 이상의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혹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일에 대한 생각을 줄여야 한다.


나는 일주일에 3일은 꼭 운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정신적인 에너지는 일을 하면서 대부분 소모하지만 육체적인 에너지는 발산되지 못하고 축적되기 쉽기 때문에 피곤하고 움직이기 귀찮아도 일주일에 세 번은 꼭 뭉쳐진 근육들을 쭉 늘어뜨려보기도 하고, 적당한 중량으로 근육에 일정 부분 손실을 가하는 근력 운동을 하기도 한다. 올 초 운동을 열심히 하던 시기에는 운동은 나에게 최대 에너지 소모 활동이었으나 지금은 쓸데없는 생각에서 벗어나고,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중요한 활동이 되고 있다.





충분한 수면 유도하기


사실 하루 중 가장 중요한 행위로 생각하는 것이 수면이다. 나는 특히나 잠에 예민한 편이기 때문에 기절하고 잠을 잔다고 하는 이들이 너무 부럽고 생소하다. 그러나 잠은 모든 것에서 벗어나 오로지 나만의, 나를 위한 휴식 시간이 되기 때문에 깊은 잠에 빠지도록 만드는 요소들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몇몇 시도를 하고 있지만 깊은 잠에 대해 아직 명쾌한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자기 전에 따뜻한 물로 샤워도 하고, 따뜻한 차를 마시고, 침대에서 자보기도 하고, 가습기를 설치하기도 하면서 나만의 꿀잠 포인트(?)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간 명쾌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은 빨리 자고, '충분히 자기'를 계속해서 노력 중이다. 되도록 12시 이전에 잠에 드려고 노력하고, 비교적 출근 시간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8시경에 눈을 떠서 8시간 정도의 수면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면 아무래도 적은 수면을 할 때보다는 에너지 회복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참 모든 일상이 계획적으로만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매일 다른 변수를 마주하며 사는 우리에겐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러나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하고 나에게 맞는 습관을 형성한다면, 그나마 변칙적인 일상에 대응할 수 있는 나만의 에너지 관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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