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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레이 Jan 28. 2019

2019년 1월 28일_나는 쓰레기와 산다

2년 전쯤이었을 거다. 함께 스터디를 하던 형 누나 친구와의 모임이었다. 학생, 취업 준비생으로서의 만남에서 어느덧 직장인으로서의 만남으로 변한 탓이었을까. 이런저런 화제를 빙빙 돌다가 집과 주거에 대한 이야기에 다다랐다. 형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아파트에 살았던 과거와 단독주택에 사는 지금을 비교하며 아파트의 장점 중 하나는 쓰레기를 언제든 내놓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일주일 중 명시된 며칠, 정해진 시간에 쓰레기를 내놓는 것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 역시 부모님 집에서 나와 살며, 쓰레기 처리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던 터라,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추운 겨울 쓰레기를 내놓을 때의 짜증, 쓰레기 내놓는 시간을 놓쳐 쓰레기통이 냄새 나고 파리의 서식처가 되었던 경험이 떠올랐다.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는 지점이겠지만, 아파트는 언제든 쓰레기를 내놓을 수 있지 않은가. ‘그래, 뭐니 뭐니 해도 아파트가 최고지, 그렇고 말고.’

한때 꽤 큰 반향을 일으킨 어느 아파트 광고의 멘트는 다음과 같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줍니다.’ 그 말을 받아서 이어가자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쓰레기 버리는 방식이 당신이 사는 곳을 말해줍니다.” 말 나온 김에 더 밀고 가보자. “당신이 쓰레기를 버리는 방식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줍니다.” 쓰레기 버리기의 삼단논법이다. 

쓰다 보니 기분이 안 좋아졌지만, 사실에 가까우니 별수 있겠는가. 내가 사는 동네의 쓰레기 배출일은 화요일, 목요일, 일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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