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부답

시를 묻다

by 시인 손락천

자판을 두드리다 손 저리어 편다

불긋한 살 뭉치 사이 어지럽게 놓인 골

깊숙한 골마다 삶은 또 얼마나 골머리 앓게 흘렀을까

나는 문득

마흔 넘도록 무엇을 하였나 물음 던지고

히죽 웃고 만다

부끄럽기 때문이 아니라

삶과 사랑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었던 까닭이다


산다는 게 그렇다

뱃속일 손금에 새겼어도

무슨 일 있었던가를 물은 적 없듯


- 손락천 시집 [시로 추는 꽃춤]에서




[問余何事棲碧山 무슨 일로 푸른 산에 사냐고 물었다

笑而不答心自閑 웃을 뿐 대답 않으니 마음 스스로 한가롭다]

이태백의 <산중답인(山中答人)>에 나오는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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