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정답이 있었는데

by 포카혼타스




학교에서는 늘 정답이 있다고 느껴진다.

4지선다의 답 중에서도 하나의 답만이 정답이고, 나머지는 오답이다.

그 정답을 얼마나 맞혔느냐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고, 등수가 나온다.


그들의 책상에는 지우개 가루가 가득할지도 모르겠다.

연필로 1번을 꾹꾹 체크했다가 4번으로도 바꿔봤을 것이다.


누군가는 필히 그 답을 더 많이 맞혔을 것이고,

누군가는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마킹한 그 답이 오답인 것을 알았을 테다.


아마 그 누군가는 그 시험날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어떤 이는 자신은 그 답을 골랐다고 생각하고서 편히 잤을 것이다.

그러다 막상 결과지에서 자기가 다른 답을 골랐다는 것을 한참 후에야 알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는 시험이 한참 끝난 뒤에서야 아차, 내가 무슨 정신이었지? 하며 몇 번을 곱씹을 것이다.



어떤 학생은 “이번에는 영어 시험이 다 어렵게 나왔다고요. 시간 내에 푼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할 것이고

다른 학생은 ”영어가 국어에 비해서 점수가 너무 낮잖아요. 이걸 어떻게 부모님한테 보여줘요…“ 할 테다.


그들의 여린 마음은 성적표 받은 금요일 그날 고이고이 접혀서 주말 내내 괴로움과 함께 숨겨지다가

일요일 늦은 밤쯤 되어서야 펼쳐질 것이다.

이제는 조금만 잔소리를 듣고 월요일에 잽싸게 학교에 갖다 내버려야지 싶은 마음으로 부모님께 스리슬쩍 찔러보는 것이다.


그들의 부모가 아닌 난 아마

다 괜찮다고, 열심히 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해줄 것이다.

그런 실수를 할 수도 있다고.

다음에는 한 번 더 보면 된다고.

이번 시험 점수에는 속상할 수 있겠지만, 열심히 울고 휴지로 눈물 콧물 다 닦고

또 노력해 보면 된다고.

A로 노력해 봐서 안되면 B도 해보고, Z도 해보라고.





그 말은 그대로,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오랫동안 취업을 못하고 있는 친구에게도

장기연애를 하고서 헤어졌지만 여전히 예전의 짝을 놓을 결정도 만날 결정도 못 내리고 있는 이에게도

그의 청춘을 다 갈아 주식에 투자하고 반절은 까먹은 이에게도 전해졌다.



내가 믿는 것, 내가 보는 것 저 너머에 있는

그들 각자의 삶 속에서는

내가 모르는 어떤 것들이 펼쳐질지 모르기에

맞다고 생각한 정답들이 결단코 정답이 아닌 날들도 있기 때문에


간절하고 아련한 마음을 담아서


나는 너를 응원해. 네가 행복하면 나도 기뻐. 네가 슬프면, 나도 슬퍼.



그리고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말을 전해 보는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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