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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디 Apr 03. 2020

싱가포르에 살면 좋은 점 - 여행

매달 동남아 국가 여행하기

싱가포르 생활 - 여가시간 편에서 언급했듯이 싱가포르의 삶은 다소 지루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으며, 비행기를 타고 두어 시간만 이동하면 전세계 여행자들이 즐겨찾은 인기 여행지가 펼쳐진다. 여행을 워낙 좋아하던 나에게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환경이었고,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를 여행에 쏟아 부었다. 개인적으로 Monthly Trip 이라 부르며 근면 성실하게 매달 한 번씩 여행을 떠났다.

동남아시아 지도, 구글맵


"우리가 가오가 없지 돈이 없냐?"

동남아 국가들의 물가가 저렴한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런데 물가가 비싼 싱가포르에 살다가 동남아 국가에 오면 체감하는 물가는 더욱 극적이다. 그러다보니 돈 쓰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특히 동남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마사지, 음식, 술은 항상 과하게 즐겼다. '1일 1마사지'라는 '기본'을 철저히 지켜 일에 지친 몸을 풀어주었다. 한국에서는 '태국 마사지'가 잘 알려져 있을 텐데, 태국 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라면 마사지는 언제나 옳다. 


싱가포르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맛볼 수 있지만, 본토에서 즐기는 오리지널은 확실히 다르다. '치킨 라이스'는 싱가포르 대표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말레이시아 말라카(Malacca)에 있는 '치킨 & 라이스볼'은 그 맛의 깊이가 비교 불가하다. 베트남은 거의 모든 음식이 맛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마른 쌀국수에 피시(Fish) 소스를 부어 먹는 분(Bun)은 특유의 중독성 때문에 매일 먹었던 것 같다. 태국도 훌륭한 음식이 넘쳐나지만 1일 1팟타이 규칙을 준수하는 편이었다. 어떤 음식을 먹든 맥주를 빼놓지 않았다. 높은 주류세 때문에 술값이 비싸고, 대표 맥주인 타이거 맥주의 맛이 별로라 싱가포르에서는 술을 즐기지 않는 편이었는데, 주변에 여행을 가면 이때 마셔야 한다는 생각에 매일 맥주를 달고 살았다. 베트남의 '333' 이나 인도네시아의 '빈땅(Bintang)' 맥주는 취향에 잘 맞았고, 말레이시아 랑카위(Langkawi)는 섬 전체가 '면세(Duty Free)' 구역이라 과음은 숙명이었다.

치킨 & 라이스볼, 말레이시아 말라카
비빔 쌀국수 Bun, 베트남 호치민


동남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해변가의 '휴양지' 아닐까. 싱가포르에도 유니버설스튜디오가 있는 센토사(Sentosa) 섬에 가면 인공적으로 꾸며 놓은 해변이 있지만, 뭔가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가까운 말레이시아를 찾으면 문제 해결이다. 랑카위 섬으로 떠나면 아름답게 펼쳐진 바다를 한껏 즐길 수 있다. 시원한 '호핑투어'도 놓치지 말자. 동남아 휴양지로 필리핀도 빼놓을 수 없다. 보라카이(Boracay)의 초록빛 아름다운 바다는 물론이고 스쿠버다이빙이나 패러세일링같은 해양 스포츠도 놓치면 안된다. 저렴한 가격대의 럭셔리한 리조트는 덤이다.

말레이시아 랑카위 해변
필리핀 보라카이 해변
필리핀 보라카이 숙소


한적한 자연이나 문화 유적을 즐기기 좋은 여행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태국 치앙마이(Chiang Mai)는 시끌벅적한 방콕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금빛의 사원은 경건함을 자아내고 고산족 마을의 밤 하늘은 반짝이는 별

들로 가득하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라오스 또한 묘한 곳이다. 방비엥 식당에 앉아 산과 강을 바라보며 멍 때리기도 하고, 튜브에 몸을 맡긴 채 강의 흐름을 따라 둥둥 떠다니다면 근심 걱정은 어딘가로 사라진다. 캄보디아 시엠립(Siem Reap)에서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불교의 3대 성지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사원인 앙코르 와트(Angkor Wat)를 만날 수 있다. 건축물의 규모에 압도당하고 일몰이 선사하는 자연 경관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영화 툼레이더를 촬영할 때 안젤리나 졸리가 즐겨 찾았다는 음식점 '레드 피아노'는 보너스다.

태국 치앙마이 사원
태국 치앙마이 고산족 마을
라오스 방비엥
앙코르 와트, 캄보디아 시엠립
앙코르 와트 일몰, 캄보디아 시엠립


싱가포르에서 주변국으로 이동할 때에는 주로 항공편을 이용할텐데, 저가항공사들 덕분에 항공권 가격 또한 부담스럽지 않다. 저렴할 때에는 왕복 10만원 정도면 충분하고, 시기나 장소에 따라 다르지만 30만원을 넘기진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싱가포르의 연휴 기간이 되면 이 작은 나라의 수 많은 직장인들이 동시에 휴가를 떠나려 하기 때문에 항공권 가격은 급증한다. 이럴 때에는 다른 교통수단도 고려해볼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말레이시아로 떠날 수 있는데, 4시간 정도면 최애(Favorite) 도시인 말라카(Malacca)에 도착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이곳에서는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치킨 & 라이스볼'을 포함해서 사태, 굴 튀김 등 수많은 먹거리가 있는데 먹어본 것은 거의 다 아주 맛있었다. 음식 뿐만 아니라 거리도 예쁜데, 과거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영향으로 유럽 느낌이 있다. 또한 밤이 되면 물가를 중심으로 조용하면서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진다. 반대편으로는 페리를 타면 인도네시아 바탐(Batam) 또는 빈탕(Bintang) 섬으로 넘어갈 수 있다. 

말레이시아 말라카 거리
말레이시아 말라카 야경


개인적으로 싱가포르에 살면 가장 좋은 점은 언제든 부담없이 동남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이었다. 글을 적다보니 그 시절이 참 그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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