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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디 Apr 28. 2020

덴마크 생활 - 식

덴마크에서는 무얼 먹고 지낼까

덴마크는 물가가 높은 편인데, 인건비 때문인지 레스토랑이 특히 비싸다. Numbeo에서 제공하는 덴마크 생활비(Cost of Living) 자료에 따르면 적당한 레스토랑(Mid-range Restaurant)에서 두 명이 식사할 때 발생하는 비용은 10만원이 넘는다. 나는 덴마크에서 아무래도 혼자 생활하다 보니 회식이나 여행같은 이벤트가 아니면 굳이 레스토랑을 찾지는 않았다. (다행히 회식이나 여행이 적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준수한 식당은 많으니 여행 중에는 한번쯤 레스토랑에 들러 덴마크 음식을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Restaurant Grønttorvet, Odense
Restaurant Grønttorvet, Odense


물론 외식이라고 해서 비싼 레스토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맥도날드나 버거킹 같은 패스트푸드점은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비록 빅맥 세트 하나에 만원이 넘지만 덴마크 물가를 생각하면 양반이다. 다만, 덴마크 맥도날드에서는 케찹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점은 참고하자. 한국인의 상당수가 그렇듯 나 또한 치느님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는데, 치킨이 그리울 때마다 KFC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덴마크 뿐만 아니라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실패하지 않고 가성비가 높은 음식으로 감히 '피자'를 꼽고 싶다. 덴마크 치즈를 곁들인 이탈리아 스타일의 피자는 땡큐 음식이다. 터키에서 넘어온 분들이 케밥과 피자를 파는 음식점도 많은데, 가격이 저렴하고 밤새도록 연다. 시내에서 실컷 술마시고 나서 피자 한조각으로 마무리해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Mammas, Odense


서양 음식이 지겹다면 아시아 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리자. 덴마크에는 유독 베트남에서 온 분들이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이 많았다. 이 외에도 가격은 비싸지만 중국 음식점이나 일본식 스시 전문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국 음식점은 코펜하겐 가야 한다.

Pho C&P, Aarhus
Oriental Barbecue House og running sushi, Odense


내가 다니던 회사에는 식당(Canteen)이 있어서 점심식사를 제공하였다. 덕분에 전형적인 덴마크 음식과 디저트를 넘치게 맛볼 수 있었다. 한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덴마크 사람들이 삼겹살을 즐긴다는 점이다. 덴마크의 농부들이 힘든 일을 마친 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바짝 구운 삼겹살(덴마크 사람들은 Fried Bacon이라 부른다)에 삶은 감자를 곁들여 먹는 것이 덴마크 국민 음식(Danish National Dish)이라 한다. 한국인만 삼겹살을 좋아하는 게 아니었나보다. 

삼겹살과 감자 (Fried Bacon with Potatoes)


덴마크인들은 디저트 사랑이 각별하다. 생일이나 출산 등 축하하거나 기념할 일이 있으면 당사자가 케이크를 준비해서 주변 동료들과 나누어 먹는다. 생일에는 초 대신 덴마크 국기를 꽂는 것을 잊지 않는다. (덴마크인들의 국기 사랑도 남다르다) 캐롯 케이크, 치즈 케이크, 초코 케이크 등 종류가 다양한데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케이크는 Brunsviger 라는 것이다. 덴마크를 떠날 때 기념으로 이 케이크를 남겼다. 케이크 말고도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를 즐기는데 특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회사 식당에서는 매일 다른 달달이 디저트를 제공하였다. 크리스마스가 시즌에는 특별한(Special) 디저트를 즐긴다고 하는데 그 종류가 수십 가지는 되는 것 같다.

Brunsviger
덴마크식 디저트


물론 대부분의 끼니는 집에서 때운다. 싱가포르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요리를 해먹었다. 레스토랑 물가는 부담스럽지만 마트에서 구입하는 식료품 가격은 결코 비싸지 않다. (마트는 워낙 중요한 주제이니 나중에 별도로 다룰 예정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번갈아가며 요리해 먹었고, 밥도 자주 해먹었다. 쌀도 팔고 가끔씩(?!) 라면도 판다. 별로 비싸지도 않으니 걱정하지 말자. 나는 고추장이나 김치 등 핵심(?!) 재료를 한국에서 가져갔기 때문에 자주 찾지 않았지만 코펜하겐이나 오덴세 같은 주요도시에는 아시아 마켓이 있어서 필요하면 한국 식재료도 구할 수 있다. (스웨덴에 살았던 후배의 조언에 따르면, 한국에서 김치 속을 얼려서 가져간 다음 현지에서 배추를 구입해 버무리면 그럴싸한 김치가 된다고 한다)


싱가포르와 달리 덴마크는 주류저렴하였다. 특히 맥주는 한 캔에 천원 정도밖에 하지 않아 박스로 사놓고 거의 매일 마셨다. 물론 맛도 훌륭한데, Grimbergen 같은 프리미엄 맥주는 특히 맛있다. 맥주를 즐겨 먹다 보니 마트 갈때마다 감자칩을 한 두개씩 사왔는데, 집에는 늘 맥주와 감자칩이 가득했다. 귀찮을 때에는 저녁을 대신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한정 맥주


이렇듯 덴마크에도 다양한 먹거리가 있고, 약간의 요리만 할 수 있다면 먹는 걱정은 접어 두어도 괜찮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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