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율 Aug 25. 2022

처음도 아닌데 제대로 바보 인증, 거슨세미오름

3시간 20분이 말이 됩니까?

자고 나면 괜찮을 줄 알았던 기분이 자고 일어나도 도루묵. 8시까지 누워 있다가 거실로 나왔다. 체기도 아직 덜 풀렸고 오늘도 우울함 당첨인가. 오마나, 웬일이지? 거실이 시원했다. 밤새 열어놓은 창문으로 바람이 슝슝, 아이고 상쾌해라! 에어컨을 안 틀어도 되겠다. 6월 이후로 에어컨을 틀지 않은 건 처음. 설마... 이런 날씨가 쭉 이어지는 건... 역시 무리일까? 오늘만 행운이 폭발한 건가. 내일은 실망할지도 모르니 너무 좋아하지 말 것.


기운을 내려면 일단 뭐를 좀 먹자. 나는 어젯밤에 배달된 유동부 뺑페이장 빵을 프라이팬에 구웠다. 아침밥으로 애용한다. 우유나 계란,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건강한 맛. 고소하고 담백하다.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고 구운 식빵 한쪽과 계란 프라이. 간단해 보여도 속이 안 좋은 내겐 가볍지 않은 식사로세.


어느새 9시가 넘었다. 이게 뭔 일이래? 아직도 시원하다니! 이런 날 집에 있는 건 죄악이고 말고. 나는 서둘러 나갈 준비를 했다. 선크림을 바르고 골프 패치를 얼굴에 붙였다. 이게 진짜 '물건'인데 나중에 따로 설명하겠다. 물 2병, 손수건, 카드 지갑을 챙겼다. 등산 방석과 스틱, 모자, 마스크 등은 항시 가방 안에 들어 있다.


나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았다. 아니 나의 정체성은 갈대다. 바람에 따라 기분이 이리저리 살랑살랑 달라지는 영락없는 갈대. 그런데 어딜 가지?? 숲길을 가나 오름을 가나. 일단 각 읍의 날씨부터 확인. 구좌읍과 조천읍은 최고 기온 28도에 바람이 초속 6미터?! 땡잡았다. 남원읍과 표선면 쪽은 기온도 높고 바람도 안 분다. 남쪽은 아직 갈 때가 아니었다.


이 근처에서 걸어야겠는데. 제주시 권역 숲길은 차로 최소 30분(이상). 시원할 때 걸어야 하는데 조금 멀지. 더 일찍 나섰다면 좋았겠지만 벌써 10시가 되어간다. 떠오르는 건 애정 하는 작은 오름들. 그러나 8월 말, 여전히 풀숲이 무성해서 위험할 것이다. 어디가 좋을까?


나의 레이다에 '거슨세미 오름'이 딱 걸렸다. 집에서 12km 20분 거리. 마이카 모닝은 지체 없이 달렸다. 몇 번이나 갔던 길인데도 옆길로 잘못 들어가는 건 뭐니. 마음이 급했다. 나는 주로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 맵을 사용한다. 작은 오름의 경우, 카카오 맵이 더 정확하게 길을 안내하는 듯. 이 놈도 가끔 요상한 길로 가라고 하니까 주의 바람. 두 개를 적절히 이용하시길.



거슨세미 오름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40분. 주차장이 있지만 공사 중. 안에 어떤 건물을 짓고 있었다. 봄에도 공사 중이었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하려나. 제주도에서 유독 공사 기간이 길다고 느끼는 건 느낌 탓이 아니겠죠? 완공은 아직도 멀어 보였다. 나는 차를 안돌 오름 쪽 방향의 길에 세웠다. 차 안이 너무 뜨거워질까 봐 창문을 조금씩 열어 놓았다. 차 안에 귀중품도 없고요.


주차장 입구에 화장실이 있다. 여기서 미리 볼 일을 해결하는 걸 추천한다. 오십 대 전후로 꼭 지키는 규칙 중 하나가 '눌 수 있을 때 무조건 누라'이다. 당장 급하지 않다고 미루다간 중간에 곤란해지기 십상이다.


팻말에 오름의 유래가 적혀 있다. 서남쪽 분화구에 한라산 쪽으로 샘이 있어, '거슨세미'라고 부른다. 인근에 안돌 오름, 밧돌 오름, 칠오름, 민오름이 위치한다. 칠오름과 민오름은 아직 안 가봤다. 녀석들도 나의 목록에 추가.



오름으로 향하는 길은 비자나무숲에서 시작한다. 동그랗고 통통한 녹색 열매가 조롱조롱. 비자나무 열매는 처음 본다. 송당리 주민들이 직접 조림한 곳으로 비자나무 열매를 채취, 판매한다고 적혀 있다. 제주도 곳곳에서 종종 지역 주민들이 만든 숲길을 발견한다. 멋진 길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입니다.


숲길을 갈 때 유용한 준비물 중 하나가 바로 스패츠. 쇼핑이 참으로 불편한 제주도에서 나에겐 은인이라 할 수 있는 쿠팡의 로켓 와우 상품. 모기나 진드기 등 벌레를 예방하고, 모래와 먼지가 신발에 들어오지 않게 막아준다. 나는 일부러 제일 짧은 여름용을 샀다. 어차피 내 다리가 심히 짧으므로 긴 건 부담스럽다. 장마철엔 고무줄 부분에 땀이 찼다. 오늘은 시원해서 한 것 같지 않게 가볍다.


멀쩡하게 비자나무 아래를 걷다가 갑자기 우거진 풀밭에 들어섰다. 경고음이 댕댕 울린다. 뭐가 잘못됐어. 이런 길일 리 없잖아.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인데 길을 못 찾는다고? 바본가? 중간 갈림길에서 뻔히 보이는 왼쪽 길을 놔두고 엉뚱한 직진 본능을 발휘한 것이다. 생각 없이 걸어간 게 무서운 풀숲 한가운데. 정신을 차리고 다시 비자나무 길로 올라갔다.



비자나무 숲길 다음엔 삼나무 숲길이 기다리고 있다. 검은 돌다리를 건너 또 숲으로 이어진다. 바닥엔 천남성이 만발했다. 봄에 숲에서 지천으로 자라는 식물이다. 가을에 빨간 열매가 맺힌다. 흔히 독초로 알려져 있다. 어쩐지 잎이 작고 윤기가 흘러 8월에 새로 피었나 싶을 정도. 설마. 남들보다 늦게 자라 아직까지 푸르른 거겠지.


삼나무 숲길을 잇는 건 편백나무 숲길. 골고루 잘 심어 놓았다. 항상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헷갈렸다. 나무껍질이 똑같아 보이거든. 집에 와서 도감을 뒤졌다. 삼나무는 잎이 삼사 각형으로 모가 져 끝이 날카롭다. 편백나무는 납작한 비늘잎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뾰족한 건 삼나무, 부드러운 건 편백나무. 제주의 여러 숲길에서 내가 보았던 대부분의 나무는 삼나무였음이 밝혀졌다.


크, 흐리고 바람이 불어 어찌나 시원한 지. 한가위는 아니지만 더도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았으면! 나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로또 3등쯤에 당첨된 것처럼 기분이 좋다. 편백나무 숲길에서 이 기쁨을 메모하려고 핸드폰을 찾았다. 엥, 등에 맨 가방 어디에도 내 폰이 없네? 주머니에도 없고? 하, 차에 두고 왔나 보다.


차창을 조금씩 열어둔 게 생각난다. 누가 훔쳐 가지야 않겠지... 훔쳐 갈까? 메모를 할 수도 없고 전화를 받을 수도 없네. 불안해서 안 되겠다. 기껏 걸어온 길을 다시 돌아갔다. 운전석에 얌전히 앉아있는 녀석. 니가 무슨 잘못이겠니, 모자란 주인 탓이지. 아까 비자나무 숲길을 벗어난 것을 합쳐 두 번째 실수였다. 멍청하면 손발이 고생이라는 명언이 생각난다.   


오늘은 카메라를 들고 왔다. 그동안 내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실 여행작가는 카메라와 핸드폰 두 개 모두로 사진을 찍는다. 편리한 건 역시 핸드폰. 그러나 아무리 핸드폰 기능이 발전했다 해도 책에 들어갈 사진은 카메라 화질을 따라가지 못한다. 여행하랴 사진 찍으랴, 숙소에 돌아와 정리하랴. 글도 쓰랴. 보통 분주한 게 아니다.


제주도에서도 당연히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어야 했다. 작년 12월에 내려올 때 카메라를 챙기지 않은 실책이 끝내 핸드폰의 편리함을 이기지 못했다. 나중에 카메라를 가져왔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두 개로 찍을 생각을 하니 귀찮기 짝이 없었다. 카메라 사진은 따로 노트북에 옮겨 매일 정리를 해야 한다. 아니 모든 게 핑계다, 솔직히 창피한 일이다.    



거슨세미 오름의 약도. 간단한 이 그림이 아주 중요하다. 입구에서 비자나무, 삼나무, 편백숲을 거쳐 계단으로, 거기에서 길을 따라 (샘물로 빠지지 않고) 정상으로 올라간다. 이전의 두 번의 방문에선 정상까지 갔다가 다시 같은 길을 내려가 샘물에 들렀다. 샘물에서 가장 바깥쪽 길을 통해 입구로 나왔다.


오늘은 다르게 가볼 생각이다. 정상에서 (왔던 길로 내려가지 않고) 맞은편 길로 내려간다. 그다음 샘물에 들러 입구까지 가려고 한다. 오늘따라 특히 바보짓을 하는 내가 과연 계획대로 할 수 있을까? 살짝 의심스럽지만 일단 믿어야지 어째요.


조림지가 아닌 자연스런 숲길로 들어선다.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콩짜개덩굴과 송악. 쌩쌩한 게 아직 한창이다. 8월 말이라도 여름이라 이거지.



지도의 계단 지점에 도달했다. 정상은 아래 오른쪽 화살표, 주차장이 위 왼쪽 화살표. 나는 이걸 거꾸로 보았다. 언뜻 보면 왼쪽 길로 올라가야 정상이 나올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직진하기를 또 시전 했어. 가다 보니 이상하다. 길이 왜 내리막일까? 정상은 오르막이어야 하거늘. 세 번째 실수. 거의 삼나무, 편백나무 숲길까지 내려갔다가 되돌아왔다.


마음이 불안한가? 아니, 세 번째(!) 걷는 길에서 세 번이나(!) 실수를 하는 건 너무했다. 아침까지 뒤숭숭했던 기분의 여파일까. 시원해서 즐거워서 나온 거잖아. 서둘 것 없고 급할 것 없다. 그냥 편하게 즐기자. 오늘은 바람의 행운이 찾아온 날이니까.   



계단을 내려와 조금 걸었다. 팻말의 오름 동쪽 둘레길이 내가 지나온 길. 오름 서쪽 정상 방향으로 가야 한다. 12시 25분. 기온은 27도. 여전히 시원하다. 모기조차 없다. 동백동산에 갔을 땐 모기가 드글거려 짜증이 솟았다.


시원해도 땀은 연신 방울방울 맺힌다. 실험적으로 얼굴에 붙인 골프 패치가 땀에 젖었다. 끝부분이 떨어진다. 나는 벌어지는 패치 가장자리를 꾹꾹 누르며 걸었다. 요즘 선크림을 스틱 워터프루프로 바꾸고 햇빛을 완벽 차단한다는 패치를 샀다. 그동안 피부 관리에 너무 소홀했다. 그 결과 이미 가득한 기미가 더 심해졌고 얼굴과 손등이 새카맣게 그을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어쩌겠슈, 뒤늦게라도 고쳐야지요.


개모시풀에 연두색 꽃이 길게 매달렸다. 산수국은 오종종하게 작은 열매가 맺혔다. 잎사귀들은 벌레 먹어 뽕뽕 구멍이 났고 누렇게 말라간다. 여름의 끝이 보인다. 그래 어서 가거라. 가을아 빨리 오너라.


샘물, 서쪽 입구로 안 간다오. 정상으로 바로 치고간다. 울퉁불퉁한 바위 옆을 지나 지금이야말로 직진할 시간. 고사리가 불그레하게 말라간다. 가을이 오는 신호, 반가운 신호.


개모시풀 꽃이 잔뜩 피었다. 아까보다 더 싱싱해 보인다. 절정기인 가 보다. 꽃이 지면 열매가 맺히고 풀도 사그라들겠지. 길이 겨우 보일 정도로 풀들이 무성했다. 아예 길이 안 보이도록 뒤덮인 구간도 있다. 이런 곳을 만나면 조금 무서워진다. 입구에서 포기했던 아끈다랑쉬 오름과 좌보미 오름, 밧돌 오름에 비하면 걸을 만하지만. 여긴 그나마 풀의 높이가 무릎 아래인데 그곳들은 허리까지 올라왔으니까.



드디어 정상. 파란색 산불감시 초소가 보인다. 보통 오름 정상에 초소가 꼭 있더라. 왼쪽에 나무 널빤지처럼 생긴 게 사실은 벤치다. 봄엔 분명 어엿한 벤치였는데 여름엔 그저 풀에 파묻혀 나무토막이 되었네. 풀들의 승리를 인정합니다! 벌써 1시 10분. 세 번이나 뻘짓을 하는 통에 2시간 반이나 걸었다. 원래 이렇게 오래 걸리는 오름이 아닌데 말이다.


거슨세미는 대부분 숲길로 이루어져 그늘 지고 시원하다. 흔히 햇빛 아래 초지 언덕을 오르는 여타 오름과 다른 점이다. 길의 구성도 다양하고 아기자기 예쁘다. 반면 정상 전경이 탁 트이진 않았다. 카메라 줌을 최대한 당겨 일부만 확대했다. 날이 흐려서인지 사진들이 칙칙하다. 핸드폰 카메라가 워낙 자체 포토샵을 해서일까, 폰으로 찍었던 사진들이 훨씬 산뜻했던 것 같다.


이 지점에서 나는 망설였다. 맞은편으로 내려갈까, 예전처럼 계단 지점까지 되돌아서 샘물로 갈까. 애초 계획은 자였다. 막상 안 가본 루트가 걱정되는 것이다. 관건은 '길' 자체였다. 거슨세미의 길들은 비교적 잘 드러나 여름임에도 걸을 만하다. 지나온 길은 알고 있기에 두렵지 않다. 맞은편 길을 무서운 풀들이 점령하고 있으면 어쩌지?


아래까지 내려가서 샘물을 찾는 것도 자신이 없다. 잦은 실수로 바보 인증을 한 오늘의 나로선 더욱. 우선 1분 정도 아래로 내려가 보았다. 약간의 조사 후 결정하기로. 생각보다 길이 괜찮다! 그렇다면 오늘은 안 가본 길로 가는 거야. 혼자 걷는 여름의 오름에선 이 정도가 굉장한 탐험에 속한답니다.



그러나 이쪽도 '무서운 구간'을 피할 순 없었다. 길이 보일락 말락 하는 '주의 지역'과 완전 무성한 '점령 지역'이 번갈아 나타났다. 나는 스틱으로 땅바닥을 탁탁 치며 걸었다. 혹시 주변에 뱀님이 계시다면 알아서 피해 주세요, 하는 의미다. 길게 이어지진 않아서 다행이다.


내리막길에서 두둥 구름을 휘감은 자태. 저거 한라산? 주변의 오름들과 확연히 다른 산세가 한라산 같았다. 이쪽으로 오길 잘했다! 제주도 어디서나 한라산이 잘 보일 거라 생각하시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동네 행원리만 해도 한라산 자락 보기가 매우 힘들다. 오른쪽엔 안돌 오름과 밧돌 오름이 보였다. 내리막길의 끝에 다다랐다. 삼나무 숲은 평지라는 뜻이다.



나무에 흰색 종이 표지판이 세 개 붙어있다. 주차장이라고 쓰인 방향대로 가면 된다. 숲길과 비포장 차도가 나란히 이어진다. 저 차도가 안돌 오름 입구 비밀의 숲으로 가는 길. 안돌 오름에 오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들 입장료 내고 들어가는 비밀의 숲에서 인스타 사진을 남기려는 목적. 그것도 나쁘지 않지.  


아니 잠깐. 샘물을 안 들렀다. 중간에 빠지는 길을 놓쳤나 보다. 역시 또 실수. 역대 기록을 쌓았다. 네 번의 실수를 한 자가 여기 있도다. 자위를 하자면 그래도 안 가본 길을 용감하게 걸었다. 거기에 의미를 두기로. 다음엔 두 눈 부릅뜨고 샘물로 가는 길을 찾아야지.


여기서 카메라 배터리가 소진되었다. 아침에 정신없이 들고 나오느라 배터리 양을 확인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사용하는 대가였다, 정신 차리라는. 1시 50분. 날이 맑아졌다. 여기서 몇 장은 핸드폰으로 찍었다. 맑아서일까, 어째 폰 사진이 더 밝다.  



나무다리를 지나 숲길을 조금 걸으면 비자나무숲으로 연결된다. 사진 찍는 사람들 몇몇이 보였다. 공사장 근처에 붉고 흰 꽃이 지고 있다. 네이버 렌즈에 물어보니 누리장나무 꽃이다. 가을에 빨간 꽃받침에 청보라색 열매가 달린 것만 보았다. 강렬한 색상 때문에 등산길에서 자주 마주치곤 했다. 꽃과 꽃받침 모양이 열매를 떠올리게 한다. 비슷하게 생겼다.


세상에, 차에 돌아오니 2시! 10시 40분에 걷기 시작했다. 무려 3시간 20분이 걸렸다. 몇 번이나 헛걸음질을 하고 되돌아갔던 시간이 그렇게 길었나? 그리고 차의 창문과 좌석 안쪽에 하얗게 먼지가 쌓였다. 조금 열어놓은 틈으로 먼지가 들어간 모양이다. 비밀의 숲으로 향하는 차들이 연이어 비포장 흙길을 달리고 있었다. 게다가 옆은 공사장. 먼지가 심할 수밖에. 앞으론 절대 창문을 열지 말아야지.


바보 같고 길고도 시원한 나들이였다. 기분 전환은 확실히 되었다. 아마 오늘 같은 날씨가 매일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어쩌다 유독 시원한 날이었으리라. 그래도 점점 가을에 가까워진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누구는 10월까지 덥다지만 8월의 더위와  9월의 더위는 다를 것이고 10월이야 말해 무엇하랴. 걷기 좋은 계절이 다시 다가온다. 힘을 내자.

  







이전 09화 거꾸로 걸어도 매력적인, 동백동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