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四國) 오헨로 순례(8화)

도쿠시마현 안녕~, 고치현에 첫 발을

by 마르티노 쿠마

8. 8일째(도쿠마스 민박집까지) - 도쿠시마 현 안녕~, 고치 현에 첫 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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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와카이난 역에서 스님과 헤어진 시각이 8시 10분. 예불에 참가하느라 출발시각이 다소 늦어진 관계로 오늘 가야할 거리, 34.5키로를 제대로 소화하려면 속도를 빨리해야 할 것 같다. 가이후(이곳에서 민박을 할 생각도 있었기에 주변 민박을 쓰윽 둘러봄) 역을 지나 시시쿠이(穴喰)에 다다르니 내 취미 생활을 하기에 딱 안성맞춤인 테니스펜션이 보인다.


8일째(테니스 펜션).png 테니스장,숙소 너머 시시쿠이해안

도보 여행도 취미라고 하겠지만 평상시 내가 즐기는 취미생활 중 하나는 테니스 운동이다. 25년의 구력을 갖춘 정상급(?) - 작은 단지내에서는 그래도 알아줌. 소속 클럽 맴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테니스 팬션을 1년에 한번 1박 2일 다녀오는데, 그러고보니 여기가 정말 괜찮은 장소가 될 듯하다.

* 여기서 잠깐, 취미생활을 살짝 공개하면, 수영 1시간에 2키로 돌기, 마라톤 1년에 2회 출전하기(하프)-한달에 두어 번은 15키로 달리기 연습. 자전거 타기

-> 이 셋을 합해 2016년도 목표했던 '통영 트라이애슬런' 참가함


그리고 드디어, 도쿠시마 현의 경계를 지난다. 칸노우라(甲浦)를 지나 하얀 백사장이 펼쳐진 시로하마(白浜) 해수욕장을 만난다. 햇살이 따뜻하다.

8일째(해변).png

이 시간을 오래도록 누려본다.

'여길 오길 정말 잘했어!'


길을 걸으면서 점심을 가볍게 간식으로 해결하고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해안길 바다를 끼고 국도를 걷는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인 시코쿠 국도다.)


24번 절, 호쓰미사키지(最御岐寺)까지는 멀고 먼 길. 오늘 가 닿을 수 있는 절이 아니다. 아마도 내일 이 절을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사끼하마(佐喜浜) 마을에 들어설 무렵이 대략 5시 좀 지남. 편의점 옆 공중전화박스에 들어가 도쿠마쓰(德增) 민박집의 젊은 아들과 통화를 시도하니까,

"픽업하러 가겠습니다."

"아닙니다. 금방 갈 텐데요 뭘."

"그래도 짐만이라도 차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잘 되었다 싶다. 짐을 맡기고 몸만 가면 나로서도 가벼이 걸을 수가 있다.

"그럼, 여기로 와 주세요. 여기 편의점 바로 옆입니다."


10여 분이 지난 뒤 젊은이가 차를 길가에 대고는 내 짐을 싣고 곧바로 간다.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내처 달려본다. 이리 가벼운 것을. 그런데 날이 어두워지고 사방이 분간이 안 되는데도 숙소가 보이질 않는다. 국도변을 걸으면서 위험할까봐 랜턴을 켜고 걷는다. 한참을 걸어도 숙소의 불빛도 팻말도 보이질 않는다. 길가에 작은 숙소가 나타났는데 도쿠마쓰 민박집이 아니다. '롯지오자끼' 민박집이다. 좀더 걸어 가보는데 숙소가 보이질 않네. 큰일이네. 지도책도 배낭에 넣어둔 채 보내서 숙소 전화번호도 알 수가 없어 통화도 못하는데.... 멀리 저 건너 불빛이 보이는데 저기였으면 좋겠는데 하는 심정으로 좀더 빠른 걸음으로 걸으니, 다행히 내가 찾는 그 민박집이다. 마당엔 아까 그 젊은이의 차도 보인다. 안심이다, 오늘 하루를 머물 수 있는 숙소에 당도한 것이다.


이 곳, 도쿠마쓰 민박집은 3대가 운영하는 집이다. 할머니, 어머니, 그리고 젊은 아들. 해안가 숙소가 별로 없다보니 이 곳을 찾는 사람이 많은 편이고, 그래서 가격도 저녁, 아침 먹고 7천엔으로 조금 더 받는 편이다. 그래도 순례객에겐 300엔을 할인해 주니 고맙다. 저녁을 먹고 좀 쉬려니 투숙객이 새로 들어오는데, 단체 손님이다. 아주 예쁜 젊은 아가씨 둘과 늙수그레한 아저씨, 그리고 젊은 청년 두세 명이다. 무얼 하는 분들인지 궁금하다. 용기를 내서 젊은이들에게 먼저 접근해서 물으니, 자기들은 동경 모 TV사에서 왔고, 오헨로 순례길과 관련된 다큐를 찍으러 왔단다. 이들과 더 대화를 이어 가고 싶어 이들이 씻고, 저녁을 다 먹을 때를 기다리는 동안, 말할 거리를 적어본다.

'식사하셨습니까? 만나서 기쁩니다.

오늘은 어디에서 촬영했습니까?

일본의 젊은이들은 오헨로 길에 대해서 관심이 큽니까?

내일은 어디를 촬영하십니까?

저도 모델이 될 수 있습니까?

하지만 일본어를 잘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내일은 갈 길이 멉니다.

빨리 출발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미리 번역기를 돌려 말할 거리를 써 놓는다. 아까의 예쁜 두 아가씨도 보고 얘기할 기회가 있겠지. 그런데, 내가 모델을 상대한다고? 김칫국을 마셔도 일치감치 마시는 것 아닌가. 열심히 메모하고 준비해서 식사하는 곳으로 가니 벌써, 식사를 마쳤나보다. 그곳엔 두 명의 젊은이만 있는게 아닌가. 젊은 아가씨가 있기를 기대했는데.

8일째(촬영팀).png Akira Takera 와 카메라맨

카메라맨은 꽤 미남이어서 배우쯤 되는 줄 알았는데, TYO 그룹 내에선 알아주는 카메라맨이다. 프로듀서인 아키라는 꽤나 장난꾸러기다.(아쉽게도 이분이 가르쳐주었던 메일주소로 메일을 보냈더니, 잘못된 주소라며 반송처리, 그래서 TYO회사를 찾아 인터넷을 뒤졌더니 카메라맨의 얼굴을 닮은 분은 찾을 수 있어 회사로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은 없다. 지금 연락이 닿지 않아 아쉽다.)


다음날 아침 숙소를 떠나는 참에, 이분들도 막 나서려는 참이었는지, 거기서 두 아가씨가 미소지으며 맞이해주시는데 정말 눈 녹는 것 같은 기분이 밀려드는데 가까이 다가가 인사를 나누려 해도 일행분들에 둘러싸여 접근이 어렵다.

8일째(촬영팀 전체).png



죠만지(아침 예불) - 도쿠마스(德增) 민박 도보거리 34.5km

죠만지에서 스님의 픽업을 받아 아와카이난역까지 간 뒤 - 도쿠마스까지 도보 6시 도착

숙소 : 도쿠마스 민박(0887-27-2475) 픽업가(4키로 전 짐만 픽업)


간식 및 마스크 300엔

전화비 120엔
음료 110엔, 사케 200엔

숙박비 6,700엔
소계 : 7,43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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