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노가와(吉野川)를 걷다
2. 2일째(3번 ~ 10번 절), 요시노가와(吉野川)를 걷다
2016년 1월 14일(목) 맑음
주인 아주머니의 환대를 받으며 아침 6시반 숙소를 출발. 주인 아저씨의 픽업을 받아 어제의 3번 절까지 가볍게 이동한다. 원래는 픽업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아침 첫 기차(5시 반)를 타고 반도 역까지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어제 반도 역에서 이곳 카모지마 역까지 온 것을 생각해보니 까마득했었는데 주인 아저씨의 크나큰 배려로 픽업을 해주어서 여간 고마운 것이 아니었다. 꽤 기~인 거리였는데(30키로 정도), 덕분에 아침에 일어나는 시각도 6시로 늦춰져서 조금 더 잘 수 있었다. 사실, 이곳 카모지마 근처를 숙소로 정한 이유는 3번절부터 시작해서 10번절을 걷고 난 뒤, 11번 절로 가는 중간에 이곳을 지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짐을 이곳에 맡겨두고 홀가분하게 걷기 위해서였다. 거리가 상당히 되지만 해볼만한 거리였다.
3번 절 곤센지(金泉寺)에 도착한 시각은 정확히 7시. 아침 일찍이어서인지 묵서를 써주시는 분이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사진까지 마다하지 않으시고 함께 찍게 해주셨다.(여간해서는 사진을 마다하시는데...) 4번 절(다이니찌지,大日寺)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인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였을까?
주택가를 지나면서 통학하는 학생들을 만난다. 모두가 질서정연하게 한줄로 걸어간다. 귀여운 한 아이와 얘기 나눠본다. 너무 귀엽다.
"오하요오~"
4번절의 주차장을 나서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순례하는 젊은이를 만났다. 쏜살같이 빠져나간다.
5번 절앞에서는 승용차를 타고 다니시면서 순례하시는 분도 만났다. 이분은 다리를 약간 저셨는데, 그리고 분 앞선 절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셨는데, 지금은 승용차를 타고 나서신다. 알고 보니 승용차에 자전거를 싣고 다니시면서 순례하시는 분이셨다. 그런데 이 분이 내게 오셋다이로 음식물을 건네주신다.
너무 맛있게 보여 당장 먹고 싶었지만 숙소 주인께 전해 드리고 싶어 잘 참고 작은 배낭에 넣어 두었다.(그런데 요시노가와 둑길을 걸으면서 그만 낼름 먹어버렸다. 정말로 맛난다.)
5번 절을 지나면 곧바로 12번 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처음 오헨로 상들을 위한 휴게소를 만나게 된다. 맛있는 사탕과 음료가 준비되어 있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차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하기엔 시간이 약간 부족했지만 아쉬운 대로 기분 전환이 되기에 충분했다.
7번 절(쥬쿠린지, 十樂寺) 앞에서 점심으로 우동을 사 먹어 보았는데 주인 아저씨와 한 마디의 말도 건내지 않았고, 우동도 그다지 감동이 없었다. 아마도 관광객들이 한번쯤 지나갈 볼만한 자리에 있다 보니까 그랬나. 8번 절 쿠마다니지(熊谷寺)에서 처음으로 남성분의 힘찬 묵서를 받고 10번 절 기리하타지(切幡寺)에서는 연세가 90세 조금 넘으신 할머니임에도 불구하고 힘찬 기운이 담기 묵서를 받고 기운찬 배설을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한다.
이제 남은 길은 숙소까지 6.5km. 어지간히 갈 거라 생각했던 거리가 만만찮다. 요시노가와(吉野川) 둑방길에 들어서면서 저 멀리 아와츄우바시(阿波中央橋)가 보이는데, 까마아득하다.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배는 고프데 한 손엔 후레쉬를 들어 비추고, 또 한 손엔 아까 받은 떡을 쥐고 먹으면서 걷고 또 걷는다. 터벅터벅, 떠벅떠벅. 그리고 마주한 다리. 이 다리도 길이가 만만찮다. 한강 길이보다 조금 더 길다. 아침에 게스트하우스 주인의 픽업을 받으며 차로 건너올 땐, 쉽고 빠르게 지나갔던 그 길을 한 발 한 발 옮긴다. 다리엔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건널 때까지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아마도 이런 길을 서울 둘레길(가양대교)에서 경험해 보긴 했지만 낯선 이곳에서 또 걸을 줄이야.
그리고 드디어 다리 끝 너머 숙소가 보인다. 이어서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숙소 주인 부부.
(오셋다이로 받은 떡을 드리고 싶었지만, 이미 먹어버려서 죄송)
목욕을 하니 한결 개운하다. 바로 숙소 근처에 편의점을 찾아가 컵라면과 간식거리로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마련해주신 커피와 귤을 먹으며 숙소 주인과 가벼운 환담을 나눈 뒤, 곧바로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리고 내일, 쇼산지를 향해 간다. 무거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3.곤센지 –(5.0k)- 4.다이니치지 –(2.0k)- 5.지조지 –(5.3k)- 6.안라쿠지 –(1.2k)- 7.주라쿠지 –(4.2k)- 8.구마다니지-(2.4k)- 9.호린지 –(3.8k)- 10.기리하타지-6k-숙소(채널 강) 18:10 착 총 걸은거리 29.9km
점심 우동 400엔
초향 40엔, 오백나한 관람비 200엔, 선물 500엔
노교비 2,400엔
저녁 320엔
숙박비 3,500엔
소계 : 7,36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