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고객이 바라던 대로.
김혜수, 한소희 주연의 누아르 영화 스타일의 영상 브랜드 캠페인이다.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픈 중고차 매매를, 너무나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냈다.
헤이딜러가 처음 <우리가 바라던 내 차 팔기> 영상을 공개했을 때 새롭다는 반응이 쏟아졌는데, 이 '새로움(다름)'의 가치는 영상 연출뿐만 아니라 헤이딜러라는 브랜드를 관통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길은 두 가지
어제의 방식을 따르거나
그걸 뒤집어 버리거나
그러나 헤이딜러가 <우리가 바라던 내 차 팔기>를 통해 보여주는 세상은 현실과 차이가 있다. 여성 두 명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데, 중고차 시장의 주류가 아닌 그들은 "하던 대로 말고", "번호판 말고 다른 걸 요구하면 룰 위반이지"라며 기존의 방식에 반기를 든다. 흙먼지가 자욱한 비포장 도로를 운전하는 모습은 거칠지만, 그래서 더 멋져 보이기도 한다.
부당하게 깎였으면 정당하게 돌려받고(부당감가 보상제), 번호판 시세조회에는 번호판만 제공하는 것. "(고객이) 바라던 바"이므로 설득할 이유도, 긴 설명도 필요 없다. 헤이딜러가 혁신하는 방법과 영역을 단순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당위성을 획득한다.
많은 설명을 생략한 헤이딜러의 과감한 선택이 성공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잘 짜인 미장센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시장의 문제 해결이라는 본질에 집중한 덕분이기도 하다.
물론 헤이딜러가 메시지를 멋지게 전달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와 PR을 통해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가고 있다.
앞서 언급한 2019년 소비자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중고차매매시장이 불투명하고 낙후되었다고 인식한 이유는 가격 산정 불신(31.3%), 허위·미끼 매물(31.1%), 주행거리 조작·사고이력 등에 따른 피해(25.3%) 때문이었다.
이 세 가지를 헤이딜러 서비스와 매칭시켜 보면 다음과 같다.
가격 산정 불신: 경매 방식의 가격 산정, 부당감가 보상제 운영 (2015년)
허위·미끼 매물: 번호판 조회로 매물 확인 가능 (2021년)
주행거리 조작·사고이력 등에 따른 피해: 중고차 숨은 이력 찾기로 사고 및 정비 이력 조회 가능 (2023년)
경매 방식의 매입가 산정과 부당감가 보상제, 번호판 시세조회, 숨은 이력 찾기 서비스는 순차적으로 도입되었는데, 기술적인 문제도 있겠으나 서비스 론칭 순서가 고객이 느끼는 pain point의 순서와 우연히(?) 일치하는 것이 매우 재밌는 포인트다.
또한 헤이딜러는 2015년 론칭 초부터 자사 데이터를 활용해 중고 거래 인기 차종, 중고차 시세 등 다양한 리포트를 제공해 왔다. 'No. 1 중고차 거래 플랫폼'을 자처하는 브랜드에 걸맞은 PR 전략이다.
헤이딜러의 브랜딩은 스타일리시하다. 다른 말로는 '힙'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느껴지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 메시지 자체가 다름을 추구한다.
어제의 방식을 따르면 안전하겠지만 나다움을 추구하기는 어렵다. 이것은 잘 닦인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과 같다. 헤이딜러는 흙먼지가 일고 차가 덜컹거리더라도, 어제의 방식을 뒤집고 다른 길을 가겠다고 말한다.
둘째, 듣고 싶게 이야기한다.
'브랜드 캠페인은 왜 스타일리시 해야 하고, 디자인은 힙해야 하는가?' 누군가 묻는다면 헤이딜러의 캠페인을 예로 들 것이다. 멋진 비전과 미션을 가지고 서비스를 론칭했다고 한들, 청자가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공해일 뿐이다. 그러나 헤이딜러의 브랜딩은 (잠재)고객을 집중시키고 동참하게 만든다. 유튜브 영상에 달린 수백개의 댓글이 그것을 증명한다.
헤이딜러가 "바라던 바"라고 말하는 것의 전제는, 고객이 바라던 것이어야 한다. 관행을 거부하고 중고차 팔기의 주도권을 고객에게 돌려주겠다는 헤이딜러의 혁신이 의미가 있으려면, 주도권을 갖게 될 고객이 호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제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든 뒤집는 것이든 의미가 없다.
고객에게 소구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고객이 원하던 이야기를 하는 것. 헤이딜러의 브랜딩이 스타일리시 해야만 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