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신문 읽기
경제신문을 읽고 투자 인사이트를 만드는 안목을 기르고 싶어요.
하지만 무작정 읽는다고 해서 생기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경제신문을 읽으며 투자 인사이트를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사와 기사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다. 물론 기사 1개만 읽고 나서도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지만, 개별 기사만 지속적으로 보면 숲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주로서 반도체 관련 기사만 챙겨보는 것은 나무만 보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하면 해당 분야에서는 깊은 지식을 쌓을 수 있다. 하지만 국제면이나 경제면에 있는 다른 기사와 연결해서 보지 않으면 반도체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고려할 수 없다. 하지만 말이 쉽지, 막상 다른 기사와 연결해보려고 하면 어렵게만 느껴진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기사와 기사를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 있을까? 바로 '키워드'를 잡고, 중복되는 키워드끼리 연결고리를 찾으면 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실제로 아래 두 기사를 보면서 함께 연결고리를 찾아보자.
<돌아온 이재용 통 큰 결단…3년간 국내에 180조 집중투자>(매일경제신문, 2021.08.24)
삼성이 24일 발표한 240조 원 투자 계획의 핵심은 단연 반도체다.(중략) 파운드리 분야의 경우 삼성전자가 한 수 아래라고 봤던 미국 인텔이 최근 2024년 2 나노미터 수준인 '인텔 20A'를, 2025년에는 1.8 나노 수준인 '인텔 18A'를 양산함으로써 기술력에서 삼성전자를 뛰어넘겠다는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또 세계 최대 통신 칩 회사이자 삼성전자·대만 TSMC의 고객사인 퀄컴을 고객사로 끌어들였다는 사실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했다.(중략) 삼성전자는 경쟁 업체들의 도전에 대응해 첨단 공정을 적기에 개발하고 혁신제품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1위로 도약할 계획이다. 기존 모바일 중심에서 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응용처로 사업을 확대하고, 관련 생태계 조성을 지원할 예정이다.(중략)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는 단기 시장 변화보다는 중장기 수요 대응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R&D)과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지속하고, 시스템반도체는 기존 투자 계획을 적극적으로 조기 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중략)
<골드만, 韓 데이터·물류센터 2조 투자>(매일경제신문, 2021.08.25)
‘글로벌 큰손' 골드만삭스가 2조 원대의 국내 부동산 투자 계획을 세우고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 확대와 전자상거래 확산 붐이 수년간 숨 가쁘게 진행돼온 가운데 코로나19 대유행이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 수요를 한층 촉발시킨 점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의 조 단위 베팅에는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가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크바이오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은 2018년부터 연평균 19%대 고성장을 이어 가고 있으며, 2023년께에는 시장 규모가 4370억달러(약 51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에 존재하는 전체 데이터센터는 2019년 기준 158곳으로, 2025년까지 32곳의 신규 데이터센터가 구축될 예정이다. 연평균 16%대 성장 속도다.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등 클라우드 기업들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설립했고, 에퀴닉스와 디지털리얼티 같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리츠들도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했다.(중략)
위 두 기사를 읽고 나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계획과 골드만삭스의 부동산 투자 계획이 무슨 상관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키워드를 잡으면 연결고리가 보일 것이다. 다만 키워드를 무작정 뽑는 게 아니라, 기사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을 중심으로 선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두 기사에서 중요한 내용은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특히 어디에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 살펴보되 신규 투자처는 어디인지, '왜' 투자하는지 등을 중심으로 읽어야 의미 있는 키워드를 잡을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키워드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기사 키워드 : ‘반도체’, ‘파운드리’, ‘AI’, ‘데이터센터’, ‘시스템반도체’
두 번째 기사 키워드 :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자 이제 보이는가? 그렇다. 바로 ‘데이터센터’가 중복된다. 이렇게 중복되는 키워드를 잡고 나서 해야 할 일은 ‘배경 질문하기’이다. 키워드가 중복해서 보인다는 건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면 왜 시장에서 그 키워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아야 투자 인사이트까지 연결할 수 있다. 따라서 키워드를 찾았다면 아래처럼 차근차근 접근해보자.
‘어제 삼성전자도 데이터센터에 사용하는 반도체에 대규모로 투자한다고 했는데? 골드만삭스도 데이터센터에 투자를 하네? → 국내 1등 기업과 글로벌 큰손이 투자할 정도라니... 데이터센터 시장이 그렇게 유망한가? → 나도 여기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해당 시장 및 산업이 유망한지는 ‘해당 산업 이름 + 연평균 성장률’ 키워드로 검색하면 숫자로 증명해주기 때문에 객관적이면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데이터센터 연평균 성장률’이라고 검색하면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2018년 1830억 달러에서 2023년 4370억 달러까지 연평균 19% 확대될 것이라는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다(출처:글로벌 리서치업체 테크나비오). 실제로 클라우드 및 메타버스 서비스 확대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 역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데이터센터 투자방법’으로 검색하면 쉽게 관련 투자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ETF는 미국에 상장한 'Pacer Benchmark Data & Infra Real Estate SCTR (SRVR) ETF'이다. 미국 페이셔 파이낸셜이 운용하는 ETF로 데이터센터, 통신기지국 인프라 관련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어떤가? 중복되는 키워드에만 집중했을 뿐인데 이 작은 시도 하나로 투자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지 않은가? 앞으로 경제기사를 읽을 때마다 키워드 중심으로 머릿속에 저장해 두자. 그래야 해당 키워드가 경제신문에서 또 나올 때 저장한 내용을 잠시 끄집어내서 연결해볼 수 있다.
또 카테고리는 다르지만 같은 이슈를 다루는 기사 여러 개를 연결해서 생각해보는 것도 투자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2021년 11월부터 시작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이슈를 다른 여러 가지 기사 제목을 모아 보면 다음과 같다.
국제면 - "오미크론 전파력 무섭네"… 벌써 27개국으로 확산
경제금융면 - KDI "오미크론 불확실성 커져"… 내년 성장률 먹구름
산업면 - '오미크론 쇼크' 정면돌파… 기업 CFO 76% "내년 투자 확대"
증권면 - 코스닥 제약株, 오미크론 소나기 피할까
이를 보고 하나씩 연결하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심각해서 내년 경제성장률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내년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네? 어떤 기업들이 어디에 왜 투자를 하는 걸까? 게다가 제약 관련 주식은 오히려 수혜 종목으로 분류될 수 있다니! 거꾸로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구나."
이렇게 생각해보니 경제기사가 더 재밌게 느껴지지 않는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라는 주제 하나로 여러 지면에 있는 기사를 연결하면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면 어느새 투자 인사이트에 가까워져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제 저서 『투자하려면 경제신문』의 주요 핵심내용을 발췌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은 책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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