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자작시

by 하늘바다

<야생초>

온실 속의 화초

두 번째 듣는 말인가
망할 것, 인정하긴 싫은데
나도 예전부터 알고 있어
그게 사실이란걸.
나이가 스물일곱인데
아직도
전혀 여물지 못했어
너무 여려, 그리고 너무 어려.
단단해져야 하는데
그리고 강해져야 하는데
온실을 찢고 나가
야생초가 되어야 하는데.

2014/02/18




제 나이 27살이던 6년 전 겨울, 저는 경기도 어느 지역에 있던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었어요. 면접에서 떨어지고선 근처(?) 찜질방에서 제 스마트폰으로 단숨에 이 글을 써내려갔지요. 이 자작시는 그런 사연에는 그런 사연이 담겼어요.


2014년 한 해는 감정 기복이 거의 없는 편인 제게도 유달리 힘겨웠던 해였어요. 나라 전체로는 세월호 참사가 있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도 참 쉽지 않은 해였어요. 그땐 정말 아침저녁으로 기분의 격차가 심했거든요. 아침과 낮에는 즐거웠다가 저녁과 밤엔 우울했다가. 하지만 전 어지간해선 내색하지 않는 편이라, 제 룸메이트조차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지요.


그렇지만 어떻게든 표현은 해야겠기에, 그 모든 것들이 저만의 감성을 담은 자작시로 나왔지요. 어느 정도였냐면, 6년 전 그 해에만 열 편의 자작시를 쓸 정도였어요. 문학성이나 작품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제 감성을 표현하기엔 충분했어요. 어차피 진짜 시인도 아닌 걸요. 지금은... 1년에 시 한 편 쓰기도 힘들어요. 그땐 정말 많이 힘들었나 봐요.


시는 각자 해석의 자유가 있기에, 자작시에 '나는 이런 마음으로 썼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시만큼은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다른 자작시에는 저의 사족을 덧붙이지 않을 생각이에요.)


지금은 이 자작시를 썼던 시절보단 단단해진 것 같아요. 들풀(야생초)까진 아니더라도 호두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호두처럼 단단하게, 들풀처럼 굳세게 나아가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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