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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의 책방 Jan 19. 2024

우주에서 SEX가 가능할까? 더이상 미룰 질문 아니다

우주중력생물학 루카 박사 인터뷰 1

더 이상 사춘기 청소년의 호기심 어린 질문이 아닙니다.

뉴스페이스 시대, 일론 머스크는 화성 이주를  제프베이조스는 우주식민지를 계획하고 러시아와 억만장자들은 우주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만약 몇 개월 혹은 몇 년 동안 우주에 머물어야 한다면, 새로운 행성을 개척해야 한다면, 이 문제를 회피할 수 있을까요? 언젠가 우주에서 첫 번째 아기가 태어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2022년 NASA는 공식적으로 '우주에서 성생활' 연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우주중력 생물학 연구자 루카 박사님을 만났습니다. "결코 쉽지 않습니다." 미세중력 환경의 우주에서 성관계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은 그야말로 고비에 고비라는데... 자!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https://youtu.be/D0ksQmEq9yQ?feature=shared


오후 : <SF영화 속 우주 과학 빼먹기> 루카 박사님 찾아왔습니다.

<우주 중력 생물학>을 연구하고 계세요. 굉장히 생소한 분야인데 박사님의 간단한 자기소개와 더불어 이 분야가 어떤 연구를 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루카 박사 :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우주 중력 생물학>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이게 뭐지? 이렇게 약간 갸우뚱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특히 우주과학 얘기를 하면 천문, 그다음 별, 이런 것들 주로 로켓 사이언스, 이런 것들을 많이 하기 때문에 거기서 근데, 생물학을 전공한 사람이 우주과학을 한다고? 약간 이렇게 의아하거든요. 그래서 생소하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저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우연치않게 일본의 JAXA에 계신 교수님 한 분을 뵙게 됐어요. 우리 연구실과 공동연구(co-working)를 하다가 그분이 하시는 연구가 <우주 중력 생물학>이었거든요 되게 생소했는데 너무 재미있어 보이는 거예요. 제가 미국 가서 박사를 할 때는 면역학을 했었는데 항상 제 관심은 그쪽에 있었어요. 그래서 쉽게 말씀드리면 어떤 거냐면 우주 비행사들이 이제 우리 지구의 중력권 밖으로 나갔을 때 그런 무중력 상태가 되면 인체에 대미지를 많이 입게 되거든요,  여러 가지 우리가 상상도 못 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데 제가 하는 연구는, 그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막아내서 우리가 안전하게 우주여행을 하고 돌아올 수 있을까, 그런 연구를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주 무중력 공간에서의 인체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규명하고 그거를 잘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는 것.     

오후 : 그래서 우주 '중력' 생물학이군요. 

루카 박사 : 혹자들은 '우주 생물학'과 약간 헷갈려하실 수 있어요. 우주생물학은 'Space Biology'고 우주 중력 생물학은 Gravitational Biology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중력에 대한 변화'인 거고  우주에서 별들이 생성되는 기원이나 아니면 생명체들을 찾는 연구, 그거는 '스페이스 바이올로지'라고 따로 있어요. 약간 혼동될 수 있어요.      

오후 : 사실 저는 질문을 준비할 때 에어리언/외계인 얘기도 포함했어요. 그리고 책도 영화를 다루다 보니까 그런 말씀도 좀 많으셔 가지고 질문해도 괜찮을까요?  

루카 박사 : 네, 그럼요     

오후 :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을 하고 계세요. 이렇게 대중들에게 과학을 알리는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루카 박사 : 이건 단순한 하나의 사건이 계기가 됐는데 원래 '과학 커뮤니케이터'라는 것이 요새 새로 등장 단어잖아요 예전에는, 전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약간... 약간 소심하고 자기만의 울타리를 가둬놓고 거기에서 살아요, 주로 그러니까 약간 '너드 Nerd' 같은 그래서 외부와의 소통보다는 꿈을 꾸는 과학 영역에서 사는 거죠. 계속 거기서 살면서, 그러다 보니까 대중들과 소통하는 게 되게 어색해요. 근데 요즘에는 이명현 선생님이라든지, 김상욱 교수는 저희 고등학교 선배님이고 정재승 교수님도, 이런 분들이 워낙 대중들하고 만나는 걸 잘하시잖아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오히려 선한 효과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거든요, 벌써 그런 강연을 듣고서 과학자가 된 친구들도 있고, 강의 듣고 나도 과학자가 되어야겠다 싶어서 그렇게 된 친구들도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선한 역할들이 많은데, 과학자들은 대부분 이렇게 앞에 나서기보다는 자기 영역에서만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

 저는 원래 성격이 MBTI로 'E' 성격인데 워낙 그런 거 좋아해요. 대중과 만나서 스킨십하는 걸 저도 워낙 좋아하다 보니까, 그런 일을 항상 하고 싶었어요. 제 딸아이들과 어렸을 때 아주 꼬맹이였을 때인데, 우주 로켓 쏘아 올리는 현장에 같이 간 적이 있었어요. 딱 올라가 가지고 안 보일 때쯤 되는 거예요. 하늘을 보더니 "아빠 근데 저기 로켓은 없어졌는데" "어디부터가 우주야?" 그렇게 질문한 거예요, 저한테. 뭐 그냥 그때는, 무심코 아이한테 '카르만 라인'이 어떻고 뭐가 어떻고, 이게 어렵잖아요. 그래서 "로켓이 없어지면, 눈에 안 보이면" "거기서부터 우주야" 이렇게 이야기한 거죠.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 그런 얘기를 해 버렸습니다.

카르만 라인

 그러고 나서 집에 와서 생각해 봤는데 제 자신이 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부터, 글을 흥미 있는 얘기 우주 과학, 중력 생물학과 관련된 흥미는 얘기를 하나씩 하나씩 쓰기 시작했어요. 그게 일반 대중들이 아니고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눈높이 맞춰서 이렇게 써보자, 한번! 이렇게 쓰기 시작했던 게 이제 쌓였죠. 그렇게 쌓인 원고를 와이프가 보고, 처음에는 집어던졌던 거예요.      

오후 :  따님 덕분에 제가 이 책을 보게 된 거군요.

루카 박사 : 결국 최고의 공로자죠, 제 딸이       


오후 :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을 하다 보면, 정말 많은 아이들을 만날 것이고 강연에서 다양한 질문들을 받을 것 같은데, 특별하게 기억이 남는 질문이 있다면? 

루카 박사 : 많이 하는 질문들이 "외계인이 있어요?"  "진짜 NASA에서 달에 간 거 맞아요?" 그 질문을 아직도? 엄청 많습니다. 그 질문은 아직도 많아요 이제 과하게 조금 더 관심 있는 친구들은 "선생님 화성에 가면" "테라포밍 같은 거 진짜 가능한가요?" 조금 전문적으로 들어간 친구들이 있고 물리 쪽에 덕후인 친구들은 인터스텔라나 마션 같은 데서 '노화'가 왜 그렇게 진행되는지 그다음에 블랙홀, 이런 걸 질문해요 근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첫 번째 질문받은 거예요 근데 그게 과학 질문이 아니고 아주 재밌는 질문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 질문을 잊어먹지 않는데 아이들이니까, 선물을 뭘 하나 해줘야 되겠는데 그냥 그냥 가서는 좀 안 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미국에 주문을 해 가지고 우주인들이 먹는 우주식량, 간식 그걸 쫙 준비해서 갔어요 강연을 마치고, 하나씩 나눠줬죠 그러니까 애들은 너무 좋아하는 거죠, 막 좋아하는데 한 친구가 손을 딱 드는 거예요 "선생님! 이 우주 간식은" "유효기간이 언제까지예요?"  

     

우주인들이 먹는 우주식량

오후 : 정말 아이다운 질문입니다.

루카 박사 : 근데 제가 딱 듣고, 아! 한국의 아이들은 교육이 잘 돼 있구나! 상한 거 먹으면 안 되니까 처음 질문이기도 했지만,  제 머릿속에는 항상 먼저 질문 얘기하면, 그 얘기가 먼저 떠올라요 그 친구가 지금 뭐가 됐을지 모르겠어요 지금 아마 10년 됐으니까 거의 대학생이 됐을 것 같은데 대학생이 졸업할 때가 됐겠네요 근데 그 친구가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하고      

오후 : 식품영양학과? 

루카 박사 : 그런데 가서 검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고 의외로 과학적인 질문이 그 질문이 제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E.T.의 한 장면 /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오후 : 좋아하시는 영화, 영향을 받은 영화가 ET라고 하셨잖아요? 식빵(?) 같이 생긴? 재밌는 캐릭터가 나오죠 그 몸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하셨거든요?

루카 박사 : 그게 80년대 초반에 나온 영상 벌써 40년이 넘었는데, 그걸 만들었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런 과학적인 지식까지도 자기가 체화시켜서 그걸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어 낸 거란 말이죠 우주의 일단 가게 되면, 우리 신체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대부분 좋은 변화였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이 다 안 좋은 변화예요. 여러 개로 나눠서 보면 일단은 첫 번째는 '체액의 변화'가 있고요. 우리 몸의 혈액이라든지, 림프라든지 그리고 두 번째는 근골격계 근육과 골격이 약화되는 현상이 벌어져요. 그다음에 세 번째는 이제 정신적으로 우울증이라든지, 폐소공포증 같은 좁은 공간이다 보니까, 그런 거! 그다음에 정신 분열도 일으키고 그러거든요, 우주인들이 실제로! 그래서 그런 변화들 그다음에 네 번째는 병리학적으로 면역 기능도 약화되고 노화나 그다음에 암 발생률 이런 것들에 변화가 많이 커져요. 

우주인들의 신체 심리 변화

 많은 변화들 중에 특히 ET 같은 경우에는 왜 그렇게 주름이 많고 얼굴은 크고, 눈은 이렇게 뛰어나오고 그다음에 다리는 가늘고, 왜 이런 모습이냐? 전문용어로는 'Puffy Head-Bird legs syndrome'이라고 해요. 얼굴은 이렇게 달덩이처럼 커지고 다리는 새처럼 가늘어진다 그게 우주에 가면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왜 그러느냐? 그러면은 아까 '첫째로, 체액의 분포가 바뀐다' 그게 뭐냐면 지구에서는 중력이 아래로 작용하기 때문에 피가 아래로 쏠리죠  그런데 우주에 가게 되면 '미세중력' 환경이 되면 체액의 분포가 전체 몸으로 골고루 퍼져요 그러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혈액이 많이 공급이 덜 되던 상반신 쪽, 머리 쪽으로 피가 더 많이 가게 되겠죠 그러다 보니까 얼굴이 붓는 거예요 얼굴이 붓고, 눈도 막 커지고  상기도 부분을 자극을 해서 미각이나 후각 신경을 자극해서 맛도 잘 못 느끼고, 냄새도 못 먹는다고 그래요.  적응하면 좀 괜찮아지는데 초기에는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변화들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런 대표적인 거로만 캐릭터를 딱 잡아서 만들어도 ET 같은 형상이 나오는 거죠. 

 그거를 이용해서  영화 속에서는 아주 귀여운 (캐릭터가 탄생했죠) 손가락 끝에서 불빛이 나오고, 치유도 하고!      

오후 : 다음(지난 12월 19일)에 있는 강연주제가 '우주에서의 로맨스와 성생활'입니다. 오후의 책방은 19금 채널은 아닌데, 어른들을 위한 강연일 것 같아요?

루카 박사 : 예 맞습니다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까지 계속 만나보면 고등학생 정도 가면요 어김없이 그런 질문들 나옵니다. 짓궂은 친구들이 우주에서 섹스는 가능한지? (아! 궁금합니다.) 아니면 자위행위를 할 수 있는지, 아주 기상천외한 질문들이 많이 나와요. 특히 남자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워낙 혈기 왕성한 시기에 (그런 질문이 당연하죠.) 예전 저희 때보다는 성교육이 워낙 잘 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 알지만 그래도 호기심 자체가 그쪽으로 쏠려 있단 말이죠. 선생님들한테도 제가 '내용이 이 정도 수위인데' '요거 좀 해도 되나요?' 그러면 어디서나 '아 그건 좀 빼 주셨으면 좋겠다'  어디는 이 정도만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대부분은 제가 얘기를 못해요. 책에도 맨 마지막 부분에 있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끝나고 나면 개인적으로 와서 질문을 하는 거예요. 그런 경우가 많아요.      

오후 : 우주 탐사 시대가 열린다고 하면 반드시 오랜 기간 동안에 남녀가 함께 생활을 하게 될 것인데 또 심지어는 몇 개월, 몇 년 동안 우주선을 타고 어디로 이동해야 될지도 모르게 되면 당연히 성생활이라든가 또 그 안에서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고 

루카 박사 :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우리는 이제 약간 동양적인 문화 때문에 유교적인 문화 때문에 약간 터부시 하죠. 섹스 얘기만 나와도... 어떻게 성에 관련된 얘긴데 그것만 나와도 막 '어~~' 이런 분위기 있잖아요.  우리 학창 시절에는 더 그랬잖아.     

오후 : 우주선을 타고 면벽수행하러 가는 거 아닙니다  

왼쪽 : 패신저스 (2016) / 오른쪽 : 더스페이스 비트윈 어스(2017)

루카 박사 : 그런데 그 분야도 이제 NASA 자체도 약간 전형적(긍정적, 적극적)으로 바뀌었어요, 분위기가! 예전에는 우주인들이 우주 안에서 섹스를 했냐, 안 했냐 얘기하는 것조차도 못 꺼내게 하고 '아! 우리는 그런 게 없다!' 절대로 허용하지 않고 '우리는 전혀 그런 경험을 할 기획도 없다'라고 이렇게 말했는데 얼마 전 2020년대, 들어서면서 공식화했어요. 이쪽 분야를 연구를! 화성까지 가고 해야 되는데, 이 분야를 그냥 계속해서 이럴 순 없다 적극적으로 연구해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우주에서도 생활이 가능한지 그거를 이제 연구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공식적으로 발표를 했기 때문에 활발해지지 않을까? 그쪽 분야가     

오후 : 여러분 궁금하시면 책을 통해 꼭 확인하십시오. 정말 쉽지 않네요(임신과 출산) 

굉장히 어려워요. 여러 가지 단계가 있는데 그 단계가 단계 단계마다 아주 위기가 있고 그걸 넘어서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보완되고 있지만 쉽진 않은 상황이죠.     

오후 : 아직은 연구가 초보 단계인 거죠? 

루카 박사 : 초보 단계죠 지금 이제 막 시작했으니까 공식적으로 후원이 나와야 연구도 할 수 있는데      

오후 : 언젠가는 우주에서 태어나는 첫 번째 아기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루카 박사 : 그럼요. 지금 단계에서는 제가 볼 때는 체외수정, 인공수정을 통해서 하는 게 가장 지금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있고) 이게 자연분만이나, 지구에서 하는 것처럼 지금은 아직은 어려운 단계예요. 여러 가지 수술적 외과적으로... 자궁 내막에 착상하는 것 자체가 힘들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하여튼 다음 주 강연에서는 남성의 발기가 어떻게 시작해 가지고 어떻게 진행되어서 출산까지 이루어지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우주에선 이게 어떻게 다른지, 그런 것들을 설명해 주면, 성교육도 되고 동시에 되지 않을까.     

오후 : 그게 다 모두, 기본 베이스가 중력에 큰 영향을 받아서인 거죠?

루카 박사 : 그렇죠.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거죠      

오후 : 박사님의 앞으로 역할이 너무 클 것 같습니다 

루카 박사 :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오후 : 다음 세대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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