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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다현 Oct 09. 2023

달콤한 너의 집 (3)

2023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단편동화 부문 선정작


   부엌으로 간 은조는 입이 떡 벌어졌어요. 엄청나게 큰 식탁도 놀랍지만, 그 위를 가득 메우고 있는 음식들 때문이에요. 네 명이 아니라 열네 명이 먹고도 남을 것 같았거든요.

   기다란 식탁 한끝에는 수아 아빠가 앉았고, 오른쪽으로 수아 엄마가, 왼쪽에는 수아가 앉았어요. 

   은조는 반대편 끝쪽, 가장 크고 화려한 의자에 앉았어요. 은빛 접시를 쓰는 수아네와 달리 은조 앞에는 금빛 접시가 놓여 있었어요.

   “황금시 그릇장인이 만든 최고급 접시란다. 마음에 드니?”

   은조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출장 간 김에 샀어. 접시 하나에 당과 삼백 개를 줬지. 자고로 그릇은 비쌀수록 아름다운 법이란다.”

   “그 의자는 달콤시 3대 시장이 앉았던 거야. 장난감 방에 있던 공주 인형들 봤니? 달콤시에 그 인형을 가진 집은 딱 세 집밖에 없어. 한정판이거든.”

   수아 엄마가 끼어들었어요. 수아는 아빠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내밀었고요. 

   활짝 웃는 수아네를 따라 은조도 입꼬리를 잔뜩 말아 올렸어요. 수아네 가족이 되는 상상을 하면서요. 모든 요리가 완벽하게 간이 맞았어요. 할머니 음식은 너무 짜서 물을 타 먹어야 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서 좋았어요. 

   “귀한 손님에게만 주는 특별한 후식이란다.”

   수아 엄마가 은조에게 준 빨간 젤리는 정신이 아찔해질 만큼 향긋하고 달콤했어요. 

   그런데 포크가 점점 커져서 손에 쥐기 힘들었어요. 나중에는 식탁이 높아져서 음식이 보이지도 않았어요. 은조 몸이 꼭 생쥐만 하게 줄어들었거든요. 

   “이상하다. 내가 또 왜 이렇게 작아졌지?”

   수아 엄마가 몸을 옆으로 기울이더니, 의자 위에 서 있는 은조를 보며 말했어요.

   “무슨 소리니. 넌 원래 작았단다.”

   은조가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이제 그만 잠자리에 들자꾸나.”

   수아 아빠 목소리가 들렸어요. 

   은조는 바닥으로 홀짝 뛰어내렸어요. 수아를 따라 거실 안쪽 방으로 가려는데, 수아 엄마가 은조를 불러세웠어요.

   “네 방은 저쪽이란다. 혼자 편하게 자라고 준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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