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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든하게_바리스타도 커피 사 먹습니다

커피 한 잔 소소하지만 든든하게

by Soden Dec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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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리스타도 커피 사 먹습니다.


소소하지만 든든하게 [ Soːden ]

언젠가 아주 까마득한 과거에 커피를 마시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 이 커피 한 잔으로도 든든 해질 수는 없는 걸까? '

이 생각은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를 먹을 때도 은연중에 자꾸만 치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커피포터 잡기를 10년 차.

바리스타가 되겠다 마음먹기를 4년 차.

나에게 커피는 인생의 동반자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커피와 함께 10년이란 세월을 걸어오며 수많은 프랜차이즈의 입성과 그에 반해

COVID-19로 인한 카페 자영업자들의 안타까운 일보 후퇴를 목격하는 등 정말 많은 커피의 역사를 겪었다.


아 물론 이 업종에 종사하지 않는 무수히 많은 이들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일 테지만

커피에 죽고 못 사는 직업을 갖은  나에게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시끌벅적한 요즘의 경제시장과 자꾸만 늘어나는 카페시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란 무엇인가?


부쩍이나 자주 눈에 띄는 것이 ' 저가형 커피 '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빽X방' 아니면 '메X커피' '아X1리X' 뭐 이 정도가 저가형 매장 중 제일 대세였지 않았을까.

저가형 프랜차이즈중에 어떤 것을 마실 것이냐고 물으면 확고히 대답할 수 있던 몇 년 전과는 달리 현재는 선택의 폭이 너무나도 넓어진 저가프랜차이즈카페의 현실이다.


사실 나는 저가형 커피라는 닉네임부터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다.

당연히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팔기 위해서는 로스팅에 사용되는 생두부터 퀄리티적으로

조금은 단가가 나가는 커피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생두를 생산하는 여러 국가들에서 하나둘씩 가격인상과 함께

로스터기의 생산과정을 통한 전기료 / 로스터의 인건비 / 유통과정에 붙는 운송료 등 이것저것 합하여

저가 프랜차이즈에 원두 1KG이 도착하면 1만 원 후반이상 - 2만 초반까지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심지어 저가 프랜차이즈의 아메리카노 아이스의 사이즈는 보통 20oz 이상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본 2샷을 제공하는 것을 감안하면 저가형 커피라는 닉네임치곤 저렴한 원두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러한 저가 프랜차이즈에 대한 편견을 깨고 처음 선택했던 프랜차이즈는 메뉴가 정말 많기로 유명한

'메X커피'였다. 산미가 없고 조금은 다크하고 묵직하면서 깊은 맛을 선호하는 나에게 가장 가성비 좋은 저가 프랜차이즈가 아닐까 싶었다. 대체적으로 산미가 없다는 사항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커피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저가 프랜차이즈에 한번 을 들이고 나니 다른 프랜차이즈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흑백요리사로 자주 뵙는 백 선생님 커피도 한번 마셔봐야겠다 싶은 마음에 집 앞 매장으로 갔다.


두 번째 저가 프랜차이즈를 방문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대체적으로 저가 프랜차이즈의 매장들은 방문 손님들에게 테이크아웃을 유도하는 형태의 인테리어와 공간의 협소함이 존재했다. 더불어 입구에서부터 키오스크가

나를 반기고 있으니 굳이 들어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저가인만큼 판매잔수량을 늘려야지만 매출이 늘어나기에

눈에 띄는 컬러사용을 통한 이목집중 인테리어와 낮은 단가의 한계를 판매수량을 높여 메꿀 수 있도록 키오스크 배치방식을 사용하는 듯했다.


'빽X방'커피는 입안에 들어오면서부터 목을 타고 내려가기까지 전체적인 맛의 밸런스에서

산미가 기본베이스로 깔려있었지만 생각보다 커피의 질감자체는 깔끔했다. 하지만 산미가 있다는 자체에서

두 번은 사 먹지는 않을 맛이었다. ( 여담이지만 나는 엄청난 민초파라서 백 선생님 카페의 민초프라페는 추천한다. 블렌딩 된 밀크우유와 초코칩이 잘 어우러져 있으며 민트향과 초코의 발란스가 제일 일품이다. )


요새 한창 관심을 끌고 있는 컴X즈커피도 예상외로 산미도 없고 전체적으로 고소하고 다크한맛이었는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맨 처음 마셨던 메X커피와 비슷한 맛을 느꼈다.

나중에서야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두 저가형 프랜차이즈다 아라비카원두를 사용하며

원산지모두 브라질과 콜롬비아라는 사실이었다. 대략 로스팅된 비율도 비슷했기에 어느 정도로 로스팅했냐의 차이만 있을 뿐인 듯했다. 나는 이 두 프랜차이즈에 정착될 듯싶다.


위 언급한 저가 커피 브랜드 외에도 여전히 마셔봐야 할 브랜드가 수도 없이 많다.

요즘 쓰이는 용어로 '하나씩 뿌시기'라고 하면 맞을까?

뭐 그렇다고 저가 커피만 마시는 것은 아니고, 나도 나름 고가 브랜드의 커피도 즐기고,

간혹 여유를 즐기고 싶은 시간이 생길 때면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운영매장을 찾아가곤 한다.


개인이 프랜차이즈화 하지 않고 운영하는 단 하나의 매장을 찾아가기에 앞서서 나에게는 몇 가지 철칙이 있다.

나에게 시간적 여유가 많은지 먼저 체크할 것.

사람이 많지 않고, 매장 내에 소음이 적은 지 체크.

커피자체에 중점을 둔 매장인지 찾아보고 입장할 것.

컵노트가 기재되어 있는 매장인지 체크


일단 개인카페를 찾아간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그동안 느끼지 못한 커피의 깊은 맛을 느껴보기 위함이 가장 크지만 시간적으로 여유를 주기 위함과 심적으로 그간 떠있던 마음을 조금은 가라앉히기 위해서도 있다.


최근에는 핸드드립을 직접 내려주는 개인운영매장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평소 자주 다니던 길이라 언젠간 꼭 가보아야겠다고 다짐하며 눈여겨보던 매장이었다.

매장자체는 아주 소규모이지만 내부가 매우 깔끔한 우드스타일로 아늑하니 지금처럼 추운 겨울날에 방문하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 볼일을 보고 잠시 앞뒤전후로 시간적 여유가 생겨 방문을 했다.

' SLOWALK COFFEE STAND '

내가 방문했던 카페의 매장명이다.


방문하게 되면 맨 처음 직접 컵노트가 적힌 표를 보며 원두를 선택하면 필터형 핸드드립을 이용하여 내린 커피를 바리스타분께서 직접 컵노트가 적힌 메모지와 함께 가져다주신다.

 

[ 필터형 핸드드립을 이용하여 추출한 커피 와 컵노트 ]


검은 항아리잔에 담긴 커피를 반정도 마시고,

옆 투명 비커잔에 담긴 커피를 반씩 채워가며 마시는 방식으로 마시면 된다고 했다.


확실히 산미가 없는 원두를 골라도 핸드드립을 하게 되면 약간의 산미는 깔려있다.

나머지 맛과 향은 드립을 내리는 바리스타의 기술과 개인적지식에 달려있다. 

간혹 집에서 핸드드립기구를 이용해서 커피를 내려 마시곤 하는데, 산미가 풍부한 원두로 추출하는 경우 분쇄된 원두20G 기준으로 사전 적심인 뜸과정 30초를 제외한 나머지 2분-2분30초 내지 물량 40ml씩 2-3회 추출시 물줄기는 가늘고 속도는 최소한으로 추출한다. 물줄기가 굵고 빠르게 드립 할 수록 산미는 짙어지고 단맛은 낮아지며 커피 본연의 맛을 다 뽑아낼수 없기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길게 오래 뽑아낼경우 커피의 불필요한 맛까지 모두추출되어 탄맛/쓴맛으로 역효과가 날 수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이런 컵노트를 보며 최대한 적힌 그 맛을 느껴보려 노력한다.

그래서 개인매장에 오기 전에는 공복에 오려고 한다. 너무 배가 찬 상태에서 오면 느낄 수 있는 맛도 일전에 먹은 음식물의 소화과정으로 인하여 맛과 향에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타매장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바리스타들이 더 다른 카페이용을 많이 하고, 더 다양한 매장을 가보는 것을 선호한다.

여러 커피맛을 보기를 선호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향후에 만들어나갈 나만의 매장과 이끌어나가아 갈 나만의 브랜드화를 위하여

저가형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계속해서 쏟아지는 수많은 브랜드매장과 개인매장,

또한 포화상태가 지속되어 가는 카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끊임없이 강구해야만 한다.






위 내용은 작가의 개인적 견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므로 비난과 논란의 여지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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