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하지만 괴물엄마가 된 이야기 -13화
왜 어떤 이별은, 어른보다 아이에게 더 아플까?
처음 만난 친구와의 작별 앞에서, 아이는 한참을 울었다.
아이들은 금방 친해지고 쉽게 정든다.
처음 만난 사이에도 어색할 틈 없이 놀고, 어느새 마음을 나눈다.
그 순수함을 볼 때면, 종종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렇게 금방 정든 아이는 이별 앞에서 대성통곡을 했다.
주말, 친구 가족과 짧은 여행을 떠났다.
우리 아이들보다 두 달 빠른 여자아이와 함께였다.
처음에는 서로 말 한마디 없이 부모 곁에 붙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아이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조금씩 가까워지더니 금세 셋이 함께 숨바꼭질을 하고, 장난감을 나눠 썼다.
매일 붙어 지내는 형제에게도, 그날만큼은 ‘친구’라는 존재가 특별했던 모양이다.
아이들은 유난히 밝고 생기 있었다.
하룻밤을 함께 보내고, 이별의 아침이 되었다.
비가 쏟아지며 예정된 일정은 무산됐다.
작별 인사도 제대로 못 한 채 각자의 차로 향했다.
“집에 안 가. 누나랑 더 놀 거야!”
첫째가 울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 가장 좋아하던 여자친구보다, 그 누나가 더 좋단다.
차 안에서 한참을 울고 또 울었다.
이 아이는 지금 이별이 힘든 걸까, 피곤한 걸까, 아니면 그냥 울고 싶은 걸까.
나는 점점 감을 잃어갔다.
집에 도착해서도 “엄마 안아!”를 외치며 나를 붙잡았다.
그러나 나는 이미 체력이 고갈돼 있었다.
“이제는 팔이 너무 아파. 눈물을 그치면 안아줄게”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아이의 감정을 안아줄 여유도 없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서야 울음을 멈췄다.
이토록 긴 통곡은 처음이었다.
아이들은 ‘이별’을 이해하지 못한다.
지금 느낀 즐거움이 사라질 거라는 예감을 하지 못하고
눈앞에서 사라지는 순간을 도무지 받아들이지 못한다.
나는 그 단순하고 진심 어린 감정 앞에서
“왜 이렇게까지 울까”, “도대체 언제까지 울까”만 되뇌고 있었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그런 의문이 아니라,
“그랬구나, 많이 즐거웠구나, 그래서 속상했구나”
라는 공감이었을 텐데.
나 또한 아이의 이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그 감정이 끊긴다는 건 어른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그 걸 처음 겪는 아이에게는 얼마나 혼란스러웠을까. 순간, 내가 오래전에 잊어버린 감정이 떠올랐다. 이별을 설명하기보단, 그냥 곁에 있어주는 일이 먼저였다는 걸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번 일로 알게 된 사실은
우리 아이는 사람에 대한 정이 많은 아이라는 것.
그리고 나는, 이별을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너무 어른의 속도로 다그쳤다는 것.
다음에 이런 이별이 온다면, 이렇게 말해줄 것이다.
“아쉬울 만큼 재미있었구나. 다음에 또 만나서 더 재미있게 놀자.”
이별이 뭔지 모르는 아이는 지금 느낀 감정이 영원할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헤어짐은 더 서럽고, 더 혼란스럽다.
다음 이별 앞에서는 울음을 멈추게 하기보다, 그 마음부터 들여다봐야겠다.
이별을 겪고 나면 아이는 조금 더 자랄 것이다.
그 성장 속에서 나는 한 번 더, 아이의 마음을 배우게 된다. 나는 아직 괴물엄마지만, 아이 덕분에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