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하지만 괴물엄마가 된 이야기 22화
나는 또 호들갑을 떨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하루였다.
둘째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동네에는 소아과가 없어 부랴부랴 소아 이비인후과로 향했다.
진단은 구내염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가 갑자기 구토를 했다.
놀란 마음에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열이 오르면 구토를 할 수 있습니다.
여러 번 반복되면 응급실로 가세요."
한숨 돌렸지만 마음은 여전히 불안했다.
약을 먹이고, 좋아하던 주스를 권했다.
그러나 주스조차 삼키지 못한 채, 아이는 누워만 있었다.
점심 무렵 거실로 데려와 밥을 먹이려던 순간
아이의 입에서 분수토가 터졌다.
당황한 나는 남편을 긴급 호출했다.
아이 둘을 데리고 다시 병원에 갈 자신이 없었다.
이번에는 소아과로 데리고 갔다.
장염일 수 있다는 말.
결국 아이는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해 수액을 맞게 되었다.
"빼줘, 빼줘…"
두 시간 내내 울부짖는 아이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울고 싶었다.
이제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했지만 열은 또다시 올랐다.
해열제를 먹이려 했지만 아이는 완강히 거부했다.
억지로 먹인 해열제를 곧 다시 토해냈다.
시간은 저녁 7시.
나는 새벽이 두려웠다.
아이는 항상 새벽에 열이 더 올랐으니까.
남편은 말했다.
"괜찮아. 약 안 먹어도 지켜보자."
잠든 아이는 오한 증상을 보였다.
다시 해열제를 시도했지만 아이는 짜증만 더했다.
물수건조차 밀쳐냈다.
나는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체온계는 39도를 가리켰다.
아이를 안아 응급실로 향했다.
"괜히 갔다가 돈만 쓰고 오는 거 아냐?"
남편이 말했다.
"너는 왜 그렇게 병원 가는 걸 좋아하냐?"
엄마의 말도 들었다.
결과만 보면 그들이 맞았다.
응급실에서 처방받은 건 해열제 하나뿐이었으니까.
하지만 다행히 소아과 전문의를 만났다.
"기운 없는 아이는 영상을 손으로 누를 힘도 없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토를 해도, 손길을 거부해도, 해열제는 먹여야 한다는 것을.
집으로 돌아오자 남편이 웃으며 말했다.
"쫓겨났네?"
맞다, 결과만 보면 괜한 호들갑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엄마였고
아이를 지키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아침부터 기운이 없던 모습.
좋아하던 주스도 거부하는 모습.
처음 본 오한과 분수토.
나는 아이가 점점 지쳐가는 걸 지켜봤다.
혹시 경련이 오면?
혹시 숨이 가빠지면?
그 ‘혹시’들이 쌓여 나는 문을 나섰다.
응급실에 간 걸 후회하지 않는다.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나의 호들갑이 있었기에
아이는 다시 기운을 차렸다.
바쁜 응급실에 번거로움을 드린 건 미안하지만
그 순간 나에게는 더한 응급상황이 없었다.
괜찮다는 말을 듣고 돌아오는 건
시간 낭비가 아니라
가장 안전한 귀가길이다.
누군가는 '호들갑'이라 말하겠지만
내 아이를 지키는 일엔 과장이란 없다.
아이가 아프면
나는 또 호들갑을 떨 것이다.
그게 내 육아 철학이자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빠른 응급 처치다.
호들갑은 괴물엄마의 사랑법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