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하지만 괴물엄마가 된 이야기 - 27화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가 이렇게 무거운 줄 몰랐다.
특히 걱정이 많은 내게
‘엄마’는 늘 불안과 책임이 함께 따라오는 이름이었다.
일주일 동안 아이는 수족구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회복되는 듯했지만, 그 후유증 때문인지
피부 면역력이 약해진 건지
아이의 피부가 계속 가려운 듯 보였다.
긁은 부위는 상처가 생겼고
그 상처는 금세 덧나기 시작했다.
발진은 다른 부위로까지 번졌다.
급하게 피부과를 다시 방문했고
상처 부위와 발진 부위에 각각 다른 연고를 처방받았다.
자기 전, 덧나지 않도록 약을 꼼꼼히 발라주었다.
혹시라도 내가 잘못 바르면 더 악화될까 봐
처방명을 다시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약을 바르고 또 발랐다.
하지만 아침.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아이의 피부는 오히려 더 심해져 있었다.
혹시 약을 바꿔서 바른 걸까?
2차 감염이 온 걸까?
내가 실수한 걸까?
후회와 자책
걱정과 공포가 동시에 밀려왔다.
휴가도 거의 다 써갔는데
이대로 또 어린이집을 못 가면 어쩌나
회사에는 뭐라고 말하지...
엄마라는 자리에서
이런 생각조차 마음 편히 할 수 없다는 게 너무 힘들었다.
아이 아플 때마다 도망칠 수도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도 없다.
내가 결국 해결해야 한다.
검색을 해보니
다행히 연고는 맞게 발랐던 것 같았다.
아마 자는 동안 아이가 무의식 중에 긁어서
상처가 더 깊어진 것 같다.
아직 진물도, 2차 감염도 아닌 듯하지만
출근해 있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혹시 내가 없는 사이
상처가 더 번지진 않을까.
문득 깨달았다.
엄마는 아이의 상태에 따라
모든 약을 구분해서 기억하고
상황별로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엄마는 강해야 해.”
이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구나.
강한 엄마는
울지 않아서 강한 게 아니라
울고 싶어도 아이를 계속 지켜보는 사람이라서 강한 거구나.
아이는 아프면서 큰다지만
그럴 때마다
엄마의 마음은 더 많이 아프다.
아이와 함께 겪고 부딪히며
조금씩 배워가고, 성장해간다.
나는 늘 나를 ‘괴물엄마’라고 생각했지만
아이의 아픔은
내 안에서 진짜 엄마가 되어가고 있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