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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영 Oct 02. 2021

제목 없는 사랑들

단편

1.

물가에 내놓은 사랑이 저기 먼발치까지 흘러갔다. 잡으려 애썼다. 뛰었다. 아이의 울음, 푸름이 뒤섞였다. 새의 부리처럼 날카로운 햇빛이 정수리를 찔렀다. 나는 홀린 듯 달리고 있었다. 허우적대는 손을 잡아야 했다. 감정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돌에 미끄러졌다. 나는 천천히 기절했다. 흥건한 피를 베고 누웠다. 눈앞을 지나는 노랫소리가 산만했다. 만나야겠다고, 끝끝내 만나야겠다고 중얼거렸다.



2.

당신을 기다린다. 내게 사랑을 주고 온 몸을 스쳐도 불쾌하지 않을 당신을,

생채기 내도 아파하지 않을 당신을 기다린다. 이기적이라 이런다. 운명처럼 찾아오기를 바란다. 강을 삼킨 창문을 볼 때마다 그곳을 통과해 소리치고 싶어 진다. 여기 내가 있다고, 그러니 찾아오라고

어느새 난 어디 있는지조차 모를 당신에게 소리친다. 목구멍이 찢어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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