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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석천 Oct 03. 2021

시각 인식과정과 특성(I)

감각정보 처리과정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메커니즘은 감각 기관으로 들어온 정보들과 이들에 대한 뇌의 해석을 통해 이루어진다. 즉 오감을 통해 세상을 감지하고 이들을 바탕으로 세상을 그린다. 우리의 시각 정보는 뇌가 받아들이는 감각 정보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 반을 차지하며 세상 인식의 가장 중요한 정보원이다. 우리는 어떻게 사물과 풍경을 보는가?     


우리 눈에 비친 풍경은, 사진기의 건판에 해당하는 망막에 투영되어 망막에 밀집한 광수용체에서 검출한 위치, 색깔과 세기를 뇌에서 해석하며 인식된다. 이 정보들은 약 100만 개의 시신경세포로 구성된 시신경 다발을 통하여 뇌의 시상(Thalamus)으로 전해진다. 이때 시신경은 단순한 전달 역할이 아니라, 시각 정보를 집산하고 변환하여 일종의 코드화 된 작동전위(action potential) 신호를 발생시킨다. 이 디지털화된 작동 전위 신호가 눈에서 받아들인 모든 시각 정보를 전달한다.     


각 시신경은 망막의 해당 영역, 즉 검출 영역을 갖고 있으며 검출 영역 내에 분포한 광수용체로 들어온 신호를 집합 변환하여 디지털화한 정보로 전달한다. 각 시신경의 검출 영역은 중심부와 주변부로 나뉘어 있으며 두 영역은 서로 대비되는 반응 신호를, 즉 양(강화)과 음(억제)의 신호를 내보내도록 구성되어있다. 따라서 두 영역을 아우르는, 넓게 퍼져 있는 빛 신호에 대해서는, 서로 상쇄 작용을 함으로써, 시신경이 시각 신호, 즉 작동전위를 내보내지 않는다. (그림 참조) 반면, 검출 영역의 중심부나 주변부에만 들어오는 작은 점 신호에 대해서는 강한 작동전위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시신경은 점광원에 대해 강하게 반응하는 반면 검출 영역을 덮는 퍼진 광원에 대해서는 약하게 반응한다. 그러므로 시각 정보는 윤곽과 콘트라스트에 민감하게 구성된다.    


 

시신경은 뇌 중심부에 위치한 시상(thalamus)으로, 정확히는 시상 내부의 LGN (Lateral Geniculate Nucleus; 측슬핵)으로 연결되며 시신경이 전하는 정보는 LGN에서 1차 정보처리를 거쳐 후두엽에 위치한 PVC (Primary Visual Cortex; 일차 시각피질)로, 그리고 측두엽과 두정엽 피질로 전해지며 처리과정을 거친다. PVC에서는 들어온 정보로부터 선, 곡선, 윤곽을 추출하고 이들로부터 모양을 추출한다. 이 상태에서 뇌가 인식하는 정보는 마치 뎃상의 윤곽 이미지와 비슷할 것이다.     


이렇게 일차 시각 정보로부터 추출된 윤곽과 모양으로 이루어진 상향식 (감각기관에서 뇌로 향하는) 데이터는 기억되어 있는 정보들, 경험, 관념, 감정 등의 대뇌 피질에 산재되어 있는 기존 정보들과의 매칭 과정을 통해 망막으로 들어온 대상에 대한 인식이 이루어진다. 이는 마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시뮬레이션은 시작점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따라서 그려지는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모호성을 잘 보여주는 예가 ‘루빈 잔’의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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