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번도 인생을 뜨겁게 살아 본 적이 없다.

by 김유리

나는 한 번도 인생을 뜨겁게 살아 본 적이 없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늘 미지근한 온도로 인생을 살았다.

내 인생의 기본값은 미지근 인 것 마냥.

인생이 심심하고 밋밋한 요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걸까. 나는 왜 사는 걸까.

무엇을 위해 일하고, 무엇을 위해 먹고 자는 걸까.

열정이라는 것이 올라왔다가도 금방 사그라들기 일쑤였다.

열정도 기회비용이다.

내가 여기에 열정을 쏟았을 때 내게 돌아오는 것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게 된다.

꼭 결과를 바라고 열정을 쏟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발 한번 잘 못 디디면 그대로 나락 가버리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


몇 년 전 일이다.

퇴근하고 집에 다와 주차를 하려는데, 길바닥에 한 아주머니가 쓰러져 계셨다.

살면서 길에서 누군가가 쓰러져 있는 것을 처음 마주 했다.

차를 세우고 나가 아주머니를 흔들었는데, 기척이 없으시길래 119에 신고했다.

심폐소생술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심장이 떨려왔다.


나 : 여기 00인데요, 아주머니가 쓰러져 계세요.

119 : 숨 쉬시나요?

나 : 잠시만요.


아주머니 코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 숨을 쉬는지 확인하는 찰나 아주머니의 눈꺼풀이 파르르 흔들렸다.

그제야 나는 안심을 하고 아주머니를 조금 세게 흔들어 깨웠다.

나 : 아주머니, 숨 쉬세요. 의식 있으세요.

내가 흔들자 아주머니는 조금 정신을 차렸고, 이내 술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나 : 아, 아주머니 술 취해서 길바닥에서 주무신 거 같아요.

119 : 의식은 있으세요?

아주머니 : 우리 딸 보고 싶어.

나 : 정신을 못 차리세요. 지금 인사불성 이셔서

119 : 일단, 출동하겠습니다.


그렇게 신고를 하고 있는 중에 어떤 여자가 다가왔다.

여자 이 아주머니, 저희 건물 사시는 분인데, 술 자주 드시는 분이에요.

그러더니 여자는 112에 신고를 했다.

그 여자는 내가 그 아주머니 앞에 차를 세우고 있길래, 내가 그 아주머니를 차로 친 줄 알았다고 했다.

그렇게 경찰이 먼저 도착하였다.

경찰들이 아주머니를 흔들어 깨우자, 아주머니가 잠시 정신을 차리시더니,


아주머니 : 아들 보고 싶어.


경찰들은 그 아주머니를 집으로 인계했고, 뒤늦게 도착한 119 대원들은 아주머니 간단한 체크를 하고 돌아갔다. 집에 들어가 엄마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엄마는 그 건물에 주정뱅이 아주머니 한 명 있다고 했다. 그 집에 딸이 2명이 있는데, 둘 다 나가서 산다고. 왕래가 거의 없는 거 같다고 말이다.


나 : 밑에 집 아줌마랑 친구야?

엄마 : 동네에서 술 마시고 돌아다니니까, 밑에 집 아줌마가 전도한다고 몇 번 교회 같이 데려가고 그랬어.

나 : 그 아줌마가 아들 보고 싶다고도 말했어.

엄마 : 그 집에 아들도 있나.

나 : 사람 죽은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


무엇이 그렇게 그 아주머니를 취하게 만들었을까.

저 아주머니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나도 나이 들어서 저런 모습으로 취해서 길바닥에 누워 있으면 어쩌지.

사람은 왜 사는 걸까.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


사람들이 인생 드라마로 꼽는 ‘나의 아저씨’에 그런 대사가 나온다.

“놀랍지 않냐? 인간이 반세기를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았다는 게? 기억에 남는 게 없어..

대한민국은 오십 년간 별일을 다 겪었는데, 박상훈 인생은 오십 년간 먹고 싸고 먹고 싸고...

징그럽게 먹고 싸고 먹고 싸고...”

이 대사가 요즘 부쩍 머리에 맴돈다.


‘왜 사는지를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 니체

‘왜 사는지를 아는 사람은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 - 빅터 프랭클


맞는 말 같다.

왜 사는지 모르겠어서 그런 걸까 작은 상황에도 쉽게 화가 나고 지치고, 무기력해진다.

어떻게 해야 왜 사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답을 찾으면 달라지기는 하는 걸까.

그냥 이 상태로 계속 살면 어떻게 될까.


여러분은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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