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엄마는 너에게 편지를 쓴다.
이건 이제 하루의 습관이 되어버렸어.
말로 다 전해지지 않는 마음을
글로라도 남기고 싶어서.
너를 처음 품에 안았던 그날 이후,
엄마는 매일 마음속으로 편지를 써왔단다.
첫 웃음을 본 날엔 “이 아이의 세상이 따뜻하길.”
첫 걸음을 뗀 날엔 “이 길이 네 길이 되길.”
그리고 오늘은 이렇게 쓴다.
“너를 키우며, 엄마도 자라왔다.”
처음엔 너에게만 보내던 편지였지만,
이제는 나 자신에게도 쓰게 되었어.
엄마라는 이름 뒤에
조용히 숨어 있던 ‘나’에게.
가끔은 너무 애쓰느라 지치고,
때로는 잘하고 있는 건지 몰라
밤마다 스스로를 책망하던 날들도 있었지.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이렇게 적었어.
“괜찮아, 참 잘해왔어.”
너를 키우는 일은 결국
나를 돌보는 일이라는 걸
엄마는 시간이 지나 알게 되었단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이해해야 한다는 걸.
그래서 오늘은
너를 위한 편지를 잠시 내려두고
나 자신에게 이렇게 쓴다.
“이제는 너도 사랑받아야 할 사람이야.”
엄마로 살아온 시간은
사랑을 완성하는 여정이 아니라
사랑을 배우는 시간이었어.
참는 법을 배우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때로는 놓아주는 용기도 배웠지.
사랑은 완벽해서 완성되는 게 아니라
서툴러도 이어지는 마음이야.
그리고 그 마음은 매일 새롭게 자라.
너의 웃음 속에서,
너의 한마디 속에서,
엄마는 사랑을 조금씩 배워왔단다.
사랑은 누군가에게서 시작되어
다른 누군가에게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사랑이 태어나.
그래서 엄마는 믿는다.
이 세상에 사라지는 사랑은 없다는 걸.
모양이 바뀔 뿐, 온기는 계속 남는다는 걸.
사랑은 배우는 일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선생이 되고,
서로에게 학생이 되며,
그렇게 자라난다.
이제 엄마의 하루는
조금 더 느리지만, 더 단단해졌어.
그리고 그 배움의 이름은 여전히 ‘너’야.
너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너를 통해 나를 다시 배우며,
엄마는 오늘도 살아 있는 사랑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