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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오늘은 그냥 쉬어도 되는 날이야

by 김현아

너는 요즘 참 바쁘지?

학교, 숙제, 연습, 친구들 사이에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만큼.

그래서 그런지,

가끔 네 얼굴에 피곤이 묻어날 때가 있어.


그럴 땐 엄마가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오늘은 그냥 쉬어도 되는 날이야.”


모두가 열심히 살라고 말하지.

멈추면 뒤처진다고,

쉬면 게을러진다고.

엄마도 한때는 그 말을 믿었어.

그래서 늘 달렸단다.

한 번도 쉬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됐어.

쉼이 없는 열심은 결국 무너짐으로 향한다는 걸.

쉬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

내일을 살아내기 위한 준비였다는 걸.


엄마가 대학 시절에 정말 지치던 시기가 있었어.

과제와 시험, 아르바이트,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기대까지.

그때는 ‘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커피로 잠을 쫓고, 웃음으로 불안을 감췄지.


그런데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아무 의욕이 없었어.

몸이 아니라 마음이 더 지쳐 있었던 거야.

그제야 깨달았어.

나는 공부보다, 목표보다,

‘나 자신’을 돌보지 않았다는 걸.


그날 이후 엄마는 쉬는 법을 배웠어.

창문을 열고 바람을 느끼는 법,

음악을 들으며 아무 생각 없이 걷는 법,

그리고 그저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법.


쉴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었어.

햇살의 온기, 커피의 향기,

그리고 마음 한편의 작은 평화.

그건 잠깐의 멈춤이었지만

세상을 다시 좋아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지.


너도 그랬으면 해.

힘들 때 억지로 버티지 말고,

“오늘은 그냥 쉬어도 돼.”

그렇게 스스로에게 허락해 주렴.

그 한마디가 마음을 숨 쉬게 해 줄 거야.


삶은 달리기보다 숨의 리듬이 중요해.

네가 쉴 줄 알면,

다시 달릴 힘도 생긴단다.


오늘은 그냥 쉬어도 되는 날이야.
그 한 문장이 네 마음을 살려줄 때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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