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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자유인 Jun 30. 2021

마키아벨리에 대한 심각한 오해

권력 자체가 유일한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지지하는 주장을 마키아벨리즘으로 이해하는데 이것은 심각한 오해이다. 마키아벨리는 권력을 장악하고 유지하려면 여러 수단을 동원하라고 말하지만 이렇게 획득한 모든 권력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마키아벨리의 진의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그가 살았던 당대의 이탈리아의 시대적 상황을 먼저 알아야 한다. 당시 이탈리아는 교황령 및 몇 개의 군주국과 공화국으로 분열되어 있으면서 용병이나 에스파니아, 독일 및 프랑스 등의 외세의 개입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이런 이탈리아의 상황을 보며 마키아벨리는 그가 살았던 피렌체에 강력한 군주가 나타나 이탈리아의 통일을 이루고 국가를 안정시키기를 희망했다.     


마키아벨리는 대의명분이 있는 권력의 장악과 유지가 관심사이었지 비열한 권력은 옹호 대상이 아니었다.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는 비천한 신분에서 시라쿠사의 왕이 된 아가토클레스를 논하면서 “끝없는 악행을 수반한 그의 야만적인 냉혹함과 잔인함 때문에 우리가 기릴 만한 가장 뛰어난 인물들 가운데 그를 포함시킬 수는 없다.”라고 말한다. 아가토클레스는 정신과 육체의 탁월한 능력을 갖춘 자였으나 속임수로 원로원 의원들과 인민들 가운데 가장 부유한 사람들을 살해한 뒤 군주의 자리에 올랐으며 신의도 자비도 없는 인간이었다. 권력 장악 및 유지의 측면에서만 보면 아가토클레스는 성공적인 사람이었지만 마키아벨리는 그를 탁월한 인물로 평가하지는 않는다.     


마키아벨리는 장악한 권력을 어떻게 어디에 쓰는지를 염두에 두면서 권모술수나 폭력의 활용 등을 옹호했다. 제아무리 정신적•육체적 능력이 탁월하고 대의명분이 올바른 지도자라 하더라도 적이나 반대파에게 굴복당하거나 패배한다면 국가에 기여할 기회가 사라진다. 따라서 마키아벨리는 대의명분을 갖춘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려면 권력의 장악과 유지를 위한 권모술수와 물리력을 필요악으로 보았다.      


마키아벨리는 비열한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권력만 장악하면 된다든가, 권력을 장악한 뒤 공익에 기여하면 된다는 결과론을 결코 주장하지 않았다. 그는 정신적•육체적으로 탁월한 개인이 대의명분을 갖춘 공익에 크게 기여한다는 전제 하에 제한된 권모술수와 물리력 행사를 옹호했을 뿐이다. 천박한 수준에서 마키아벨리를 이해하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오로지 권력을 장악하고 유지하면 된다는 사람들에게 마키아벨리는 ‘나는 마키아벨리가 아니다.’고 답할 것이다.    

 

링컨은 “지도자의 진면목을 보려면 그가 곤경을 어떻게 이겨냈는가 보다 그 후에 얻은 권력을 어떻게 행사했는가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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