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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쓴이 Oct 04. 2022

의식하지 않으려는 것도 의식이다.

꼰대는 가숑

우리에겐 항상 자신을 드러내고 남들과 소통할 수 있는 SNS가 있었다. 세이클럽, 싸이월드, 네이트온,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등. 이름과 형식만 바뀌었을 뿐, 그 기능과 목적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SNS를 하고 안 하고는 단지 개인의 기호이고,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본인이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는 거다.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그런데 얼마 전, 지인에게 소개받은 사람과 대화를 하던 중, 그분이 나에게 물었다.


“혹시 인스타그램 하세요? 저는 그런 거 하는 사람들 도통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관종 같고, 얼굴도 다 보정해서 실물이랑 다르고.”


순간 말문이 턱 막혔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그 답정너인가.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남들이 다 하는 SNS를 하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특별하고 괜찮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자체도 이미 이상한 관념에 빠진 것은 아닌지 말이다.  

SNS 그저 관심이 없어서  하는  아니라, 하는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면서까지 굳이  하는 것도, 결국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증이다.


그저 우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 온전히 개인의 기호와 선택인 문제들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옳고 그름의 프레임을 씌우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흑백논리를 가진 사람이야말로 가장 위험하고, 발전하기가 어렵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가로막고 있는지 알지도, 알고 싶어 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나에게 질문을 한 그분이 언제든, 어떠한 계기로든 SNS를 시작할 수도 있는 것이고 하다못해 인플루언서 여자 친구를 사귀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SNS뿐만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그 행위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이 즐기면서 할 수 있으면 그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좀 더 폭넓은 세상에서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누릴 수가 있다.

누구든 알량한 경험과 생각만으로 스스로 꼰대를 자처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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