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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쓴이 Oct 25. 2022

사부작사부작 인생을 삽니다.

힘내지 않고 살기.


사부작사부작

: 별로 힘들이지 않고 계속 가볍게 행동하는 모양.


사부작사부작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좋아하다 못해 요즘은 저 단어가 내 인생의 모토로 느껴질 정도랄까. 그렇다고 사부작을 하나만 쓰면 뭔가 섭섭하다.

사부작사부작. 별로 힘들이지 않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나름대로 하는 일들은 꽤 많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과거에는 게으른 완벽주의자에 가까웠다. 제대로   없으면 시작도 하지 말자. 였달까. 그저 시작하기 싫어 둘러댄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정말 그랬다.

그래서인지 작은 일이건, 큰일이건 간에 시작과 동시에 극심한 스트레스는 덤으로 따라왔다.

모두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어느 정도 그렇겠지만, 개인적으로 남들보다 배로 예민해졌던 것은 사실이다. 내가 생각한 만큼 제대로 해내지 못할까 두려웠고, 하루라도  일을 빼먹으면 급기야 중단하는 일도 잦았다. 이렇게 강한 책임감이나 완벽주의 성향이 되려 일의 완성을 늦추거나, 일을 시작조차  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삶에서 어떠한 열정이나 노력도 중요하지만, 실은 삶을 차지하는 부분에 있어  중요한  지속성이 아닐까 싶다.

예를 들면 다이어트 같은 거다. 예전에 어릴 때는 단기간을 목표로 살을 빼려는 욕심이 컸다.

  동안 하루  끼만 먹는다거나,  가지 음식만 먹는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많이 했다. 예상대로 돌아온  요요현상과  살이  찌는 체질뿐이었다.

중간에 약속이라도 생기면 이번 다이어트는 망했다면서 오히려 폭식을 강행한 적도 있었다. 하루라도 지켜지지 않은 계획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 계획에 먹칠하기를 반복했다.

이제는 다이어트를 하지도 않지만, 한다 해도 살이  쪘다 싶으면 며칠 저녁을 굶는 정도이다.


사실 극심한 다이어트를  정도의 몸도 아니었지만, 그동안 완벽주의에 빠져  자신을 괴롭혀  것이다. 아이러니한 건 다이어트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더니, 굳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도 10 동안 적정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쯤 되니 계획적으로 사는  자체가 나랑은  맞는  같기도 하다. 간단히 말하면  인생은 계획대로  적이 별로 없다. 왜냐하면 계획을 실행하는 와중에 이미 문제가 생겨버리기 때문이다. 계획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버리니 목적지로   없는 것이 당연한  아니겠는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나는 계획에 눌려 사는 것을 포기하고, 되는대로 사는 삶을 선택하기로 했다. 오히려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생각보다 일을 시작하는 것에 있어,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고 뭐든지 완벽하게 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나니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있는 힘이 생겼다.  


물론 계획에 맞춰 그것대로 실행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 그저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의 차이일 뿐이다. 각자에게  맞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인생을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요즘 지인들을 만나 서로 안부를 주고받을 때면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어떻게, 요즘  지내요?”

“네. 사부작사부작 이것저것 하며 자알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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