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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Oct 16. 2023

드디어!! 집으로 엄마를 모십니다.


"집으로 가자! 엄마! "


엄마에게 깜짝 발표를 했다.

엄마의 그 표정...

행복한 웃음과 기대에 찬 그 미소....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려질 그 상황.... ^^


"네가 힘들 텐데..."

"아직 준비된 건 없어. 하지만... 언제까지 요양병원에 있을 거야. 집에 가셔야지."

"할 수 있겠어? 내가 네 짐이잖아."

"우선 해보자고! 안 해보고 어떻게 알아?"


엄마를 집으로 모시겠다는 결단을 하기까지

여러 가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


"엄마. 우리는 할 수 있어~ 하면 된다~ 해보자!"

"해보자!"




추석연휴를 앞두고

엄마를 요양병원에서 집으로 잠깐 모셨다.

휠체어를 탄 채로 장애인택시를 이용하면 1500원에 올 수 있는 거리이지만  

엄마는 그 거리도 욕창을 앓았던 자리가 약해 금세 벗겨졌기 때문에....

침대 채로 15만 원을 주고 오셔야 한다.


모든 게 돈이다.

(엄마가 아프신 이후로  돈의 동그라미 수에 매우 무감각해졌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이번 외출에는

엄마에게 지금의 재정상황을 알려드려야 했다.

2년 8개월 동안 얼마나 병원비가 들었고, 간병비에 대해서도 얘기할 필요가 있었다.


그럼 여태껏 엄마에게 제대로 재정상황을 말씀드리지 않다가 이제 와서 왜 말씀드릴 생각을 했는가?

그건.... 1인 간병인 여사님의 태도 때문이었다.


2021년 3월부터 지금까지 함께 했던 여사님이었지만... 이젠 드디어 여사님과 헤어질 시간이 된 것 같았다.

엄마와 내가 그녀를 구원받게 하기 위해 전도했고,

최상의 조건으로 가족처럼 챙겼지만

이 분은 그저 돈 벌기 위해 오신 중국분이라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는 사건이 있었다.


 


몇달전 여사님이 엄마 간병하느라 무릎통증이 다시 심해졌다면서 병원에 다녀오겠다고 연락이 왔다.  

당연히 아프시니까 치료받으러, 

아는 병원에 다녀오시는 것이  맞다.


옆 침대 간병인에게 엄마를 맡기고 

(병원안에서 여사님들끼리 상부상조 하실 수 있다)  

치료를 받으셨는데 통증이 심해서 당일에 못 오겠다고 했다. 충분히 이해가능~


뜨악...

그런데....

다음날 돌아오셨을 때는 무릎이 아니라 얼굴을 고치고 오셨다는 것이다.


대통령 부인도 했을 거라는 일명 거상수술~

자글자글한 주름을 없애기 위해 이마 윗부분과 귀 앞부분을 잘라서 쫘악~ 당기는!!!

살가죽을 쫘악~ 땡겨서 팽팽해지는 그 수술을....

생각만 해도 끔찍한 그 수술을....하고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은 채로 

엄마를 간병하고 있는 것엔  문제 없다고~ 

음...

엄마에게 물어보니 "눈 떠보면 딴 사람이 서 있어서 놀란다"는 표현만 하시는데~~ 

엄마야 여사님 눈치를 보면서 괜찮다고 하시지만 ~ 눈빛은 좋지 않았다.


와... 

열이 받았다.


붓기가 좀 가라앉을 때쯤 다시 연락이 왔다.

눈이 아프다면서 병원을 다녀와야겠다는 것~ 

엄마 돌보는데 힘드시다니까 당연히 갔다가 오시라고 했는데~~~


뜨악!

이번에는 눈의 앞 트임 , 뒤트임 그리고 코를 세우고 병원에 들어오셨다.

음...

이 사태를 어찌할꼬...


본인은 간병하는데 아무 문제없다고 연이어 얘기하지만...

생각해 보니 엄마가 나한테 했던 암시적인 말들이 불현듯 떠올랐다.

'옆 침대 간병인이 좋아. 잘해줘. 기저귀도 갈아줬어. 물도 먹여줬어.'

우리 여사님은 그 아픈 성형수술을 했으니.... 

아프니까 계속 누워있었던 것이고, 옆 침대 간병인이 엄마를 돌봐줬던 것이었다.


나 나름대로 시간을 쪼개서

요양병원에 일주일에 두 번가지만,

한 번에 15분 면회하는 것이 최선이었던 보호자인 나로서는...

병원 안에서 어떤 일이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눈 뜬 장님처럼 호구짓을 하고 있던 것이 분명했다.

내가 너무 흐물흐물 너무 물러터져서

이 분이 우리 엄마 모시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거라.. 크게 반성중이다 ㅠ


(이 병원은 다 좋은데, 간병인 관리를 전혀 못하는것 같다 .. 

병원에서 VIP인 엄마의 간병인이니까... 왕노릇 했다는 소리도 들려왔었는데... 

병원에서 함부로 보호자에게 말도 못했을 것이다.)


지금 60세인 여사님은..

40대인 나보다 주름이 없다.

물론 자기 관리를 잘한다고 칭찬할 수도 있겠으나....

완전히 팽팽해진 그 얼굴로, 매일 예쁘게 화장을 하고 계신 이 여사님이...

엄마를 가스라이팅 해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머님은 나 아니면 안돼요~"라고...

그래서 엄마에게 이 여사님에 대한 항의가 들어와도 엄마는 괜찮다고 하셨을 스토리가 쫘악 펼쳐졌다.


 


이제는 헤어질 때가 된 것은 확실했다.


"이 여사님이 아니어도 된다. "


추석연휴에 외출 오신 엄마가 처음으로...  솔직하게 나에게 말씀을 해주셨다.

그럼 그렇지! 울 엄마가 어떤 엄마인데...

지금 이렇게 이빨 빠지고 몸을 못써서 그렇지...

얼마나 현명하고 똑똑한 분이셨는데...  

이 분이 우리 모녀를 우습게 본 것이 맞다!!


“그래... 엄마...  여러 가지 많은 방법들이 있어!  엄마...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


이후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여사님을 바꾸는 게 문제가 아니라...

본질에 대해서~~

엄마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래서 결심했다!


"얼마나 될 지 모르지만, 엄마와 함께 집에서 지내보자고!! "

"고맙다 딸~ 행복하다!"


그렇게 엄마를 모실 계획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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