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이 오다니!!
드디어 요양병원에서도 대면면회를 허용한다.
병원 입구에서 유리창 너머로 마이크를 통해 얘기했던 때는 지나가고...
엄마가 입원한 병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늘 똑같이 체온을 재고, 방문록을 적고 있는데.
병원입구에서 행정을 도와주시는 목사님(청년인 줄 알았는데 특수목회를 준비하는 나사렛교단의 목사님이었다)이 흰색 방역복을 건네주었다.
코로나 초창기에 TV에서 의료진이 입고 있던 그 방역복이었다.
병원 앞 약국에서 사서 검사한 진단키트를 보여주니, 고개를 끄덕이곤 엄마가 있는 4층 병동 간호실에 전화를 했다. 딸이 면회를 왔으니 준비하라고...
병원비에 방역복 7000원이 추가될 거고, 5월부터는 엄마가 머무는 병실에서 면회할 수 있다고 안내해 줬다.
손을 소독하고, 방역복을 입고, 병원 엘리베이터를 탔다.
2년 동안 그렇게 들락거렸던 병원의 엘리베이터를 이제야 타보다니... 기분이 참 묘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로비에 계신 엄마가 보였다.
엄마가 반갑게 이불로 감싸진 오른손을 내밀며, 내 손을 만져보자 하는데, 난 덜컥 안아드렸다.
장애인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외출 나오셨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주가 지났다.
엄마도 신나셨다. 처음으로 병원 안으로 들어온 딸을 보니 좋으셨나 보다.
집으로 잠깐 다녀가신 뒤로 엄마는 말씀도 너무 잘하시고, 목소리도 좋으시다.
앞으로 병원이 아닌 집에서 생활하시면, 더 좋아지실 것 같다.
하지만 면역이 약하기 때문에...
그날 그 잠깐의 외출로 엉덩이 살갗이 많이 벗겨져버렸으니... 휠체어에 앉아있기도 힘들어하셨다.
그래도 예전엔 빈손으로 엄마를 만났다면
요즘은 엄마가 드시고 싶어 하는 음식들을 해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
맵지 않게 된장을 푼 김치찌개와 짜지 않은 백김치가 드시고 싶다 해서....
씹지 못하는 엄마를 위해 칼로 쫑쫑 다져서 만들어 드릴 수 있음도 감사하다.
얼마 전엔 과자가 먹어보고 싶다 해서, 바나나킥을 드셔보는데 성공!!
입에 넣고 녹일 수 있으니, 바나나킥이 딱이다~
엄마는 내 손을 잡고, 축복한다고... 늘 기도하니까 거부가 될 것이라고 웃어주시는데
감동이 찡~~ 왔다.
절대 울면 안 돼!!!
요즘은 음식을 씹고 싶으시다며 계속 틀니 얘기를 하신다.
그래서 엄마를 직접 볼 수 있는 오늘... 엄마의 치아상태를 사진으로 찍었다.
사실 장애인이 갈 수 있는 치과는 많지 않다.
서울대 장애인치과가 있긴 한데, 너무 멀다.
그래도
지금까지 이렇게 좋아지신 것이 기적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쉽게 낙담하진 않는다.
또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지...
코로나로 닫혔던 요양병원의 문!!
이제 열린 것만으로도 오늘은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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