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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상자 Oct 22. 2023

4-3. 여성의 삶을 빛내는 가치

4. 너와 나의 공통점: 여성

여성으로 살면서 중요한 것은 너무 많아.

노파심에 말하는데

너와 내가 여성이니까 이렇게 말하는 거지,

남성으로 살면서 중요한 게 없다는 게 아니야.


사람들은 흔히 말해.

여성은 복잡하고 남성은 단순하다고.

그런데 나는 성별에 따른 문제가 아니라

개인이나 분야의 문제라고 생각해.


아무튼,

여성의 삶을 빛내기 위한

여러 가치가 있어.

그중에 몇 가지만 이야기해 볼게.



| 내면의 아름다움


우리나라는 외모를 너무 중시해.

외모도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지만,

정형화된 외모만 중시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

외면의 아름다움은

문화나 시대에 따라 다른 것인데 말이야.

나는 네가, 외면의 아름다움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어.


세상의 기준에 의존하지 말고,

너 자신의 매력을 찾아서 발휘하는 것에

집중하길 바라.



화장과 꾸밈


내가 화장하는 것에 관심이 없어서

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

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맨 얼굴로 다녀.

중요한 미팅이 있거나, 결혼식에 갈 경우가 아니면

화장은커녕 로션도 안 발라.


나는 이목구비가 큰 편이라

조금만 화장해도 진해 보여서 더 안 하기도 하고,

하는 것도 지우는 것도 너무 귀찮아.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피부 좋다는 말 많이 들어.

어렸을 때부터 화장을 하지 않아서 그런가 봐.


청소년기부터 화장했던 친구들 말로는,

나이 들수록 발라야 하는 게 늘어난다더라.

더 비싸지기도 하고.


나의 엄마는 90년대에 레깅스를 입었을 정도로

꾸밈(패션)에 앞서갔던 사람이야.

엄마의 화려함이 싫어서

내가 꾸밈에 더 관심이 없어졌는지도 몰라.


반대로, 너는 내가 꾸미지 않는 게 싫어서

꾸밈을 좋아할 수도 있어.

또래 문화도 있을 테고 말이야.

만약 그렇다면,

순수한 성분의 좋은 화장품을 사줄게.



통통 vs 뚱뚱


통통하고 귀여운 너인데

5세 때 저녁을 안 먹겠다고 한 적이 있어.

너무 이상해서 물어봤더니,

어린이집에서 6세 언니가 뚱뚱하다고 했다더라.

계속 그렇게 먹으면 더 뚱뚱해진다고 했대.

어이가 없어서.


뚱뚱하지 않다고

통통하고 건강한 거라고 얼마나 말했는지 몰라.

속상해하는 너를 보면서 내가 더 속상했지.

그런데 너는 역시,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었어.

그 언니한테 가서

“난 뚱뚱하지 않아. 귀요미 통통이야”라고 했더라고.


역시 내 딸은 멋져.



| 진정한 아름다움


이것도 5세쯤의 일인 것 같은데,

자기 전에 “엄마는 예쁘지 않아”라고 말한 적 있어.

이제 예쁘다는 기준이 생겼나 보다 생각하며

시원섭섭했는데,

“엄마는 아름다워”라고 말했어. 정말 놀랐어.


예쁨과 아름다움의 차이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엄마는 그냥 예쁜 게 아니라,

똑똑하고 친절하니까 아름다운 거라고 하더라.

사전적 정의보다 너의 해석이 더 와닿았고

나를 아름답다고 해줘서 너무 고마웠어.

내 꿈은 고상한 할머니가 되는 건데,

너로 인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얻었어.


아름다움은 한 가지로 정의할 순 없어.

순수할 때, 집중할 때, 열정적일 때,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할 때,

친절을 베풀 때, 따뜻하게 미소 지을 때,

자신감 넘칠 때, ...


모두 아름다운 순간이고

너의 모든 순간은 아름다울 거야.

아름다움은 내면의 빛이

외면에 드러나는 것이니까.

그리고 진정한 아름다움은

행동과 말로 표현될 수 있어.


사춘기 때는 그리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 시기를 잘 지내고 나면

너는 한층 더 아름다운 사람이 될 거야.



| 협력과 연대


“여적여”라는 말이 있어.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의미지.

나는 그 프레임이 정말 나쁘다고 생각해.

여성끼리 협력하고 연대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만든

질 낮은 프레임이라고 생각하거든.


물론, 여성끼리 적대시하는 관계도 있긴 하지만,

그게 꼭 여성만의 문제는 아니야.

남자끼리 분쟁이 생기면 “남적남”,

남자와 여자가 분쟁이 생기면 “남적여”나

“여적남”이라고 하지 않으면서

여성끼리 분쟁이 생기면 “여적여”라고 하는 건 이상해.


여성들이 협력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데도

말도 안 되는 프레임에 갇혀

서로 싸우다 보면 발전할 수 없다는 걸 기억해 줘.


여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여성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모두 함께 잘 사는 것이 중요해.

혐오 프레임에 갇혀 서로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진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


나는 대학 생활을 할 때도 사회생활을 할 때도

여성보다 남성이 편했어.

관계를 형성하거나 유지할 때

여성보다 남성이 더 편했다고 해야 할까?

세세하게 챙기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여성과의 관계는 항상 어려웠어.


그래서 아이를 낳는다면 아들이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지.

네가 딸인 걸 알았을 때 많이 걱정했어.

너와 나의 관계가 어떨지 상상하기 힘들었으니까.

너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걱정했거든.


나 스스로 어려워하기 때문에

여성 간의 협력과 연대에 대해

너에게 말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싶어.


너는 지금보다 더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고,

여성의 아이디어가 존중되며,

여성의 잠재력이 무한한 세상에서 살아갈 테니 말이야.


내가 여성과의 관계를 어려워했던 건

아마 나와 내 엄마의 좋지 않은 관계가

영향을 미쳤을지도 몰라.


나와 네 관계가 괜찮다면

너와 여자들과의 관계도 괜찮지 않을까?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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