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내려온 지 2년쯤 됐을까, 문득 강아지를 입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호정은 본인이 강아지를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한 세월이 8년이라고 한다. 나는 그렇게까지는 아니었지만 어릴 때 엄마, 아빠가 데려온 강아지가 아닌 내가 선택한 강아지와 죽을 때까지 함께 한다는 사실은 꽤나 묵직했다.
강아지를 입양할 거라면 유기견을 데려오고자 했고 그때부터 아마도 검색을 했을 것이다. 어디서 어떻게 데려올 수 있는지를 말이다.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제주동물보호센터를 알게 되고 아이들의 정보가 올라와있는 ‘포인핸드’를 알게 되었다. 몇 개월 동안 포인핸드를 보다가 드디어 내 시선을 끄는 아이를 만났고 제주동물보호센터에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날은 공교롭게도 입양이 가능한 날이 아니었다. 하지만 직원분은 아이를 보여주겠다며 들어가시더니 강아지 두 마리를 데리고 나왔다. 둘이 남매라고 했다. 세상에. 포인핸드를 볼 땐 한 아이, 한 아이만 봤지 같은 곳에서 발견된 강아지들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었다.
하지만 강알못(강아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갑자기 두 마리를 데려온다는 건 몹시도 부담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다음날 원래 계획대로 한 마리만 데리고 왔고 그 아이는 ‘탐탐’이가 된다.
당시 나 역시도 동물보호센터에서 공고기간이 지나도 입양을 가지 못한 아이들은 안락사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래서 남은 아이를 볼 자신이 없어 포인핸드를 지워버렸다.
탐탐이를 데려온 날은 2017년 12월의 겨울이었다. 녀석은 심한 감기에 걸려있었고 매우 말라있었다. 녀석을 병원에 매일 데려가 치료를 하고 잘 먹여 살찌우면서 건강을 회복시켰고 예방접종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의 집중 케어의 시간이 지나자 두고 온 탐탐이의 남매가 생각났다. 나는 김호정과 종종 남은 아이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혹여나 강아지별로 갔을까 봐 차마 안부를 묻기가 두려웠었다.
그러던 2월의 어느 날, 용기를 내어 포인핸드를 다시 깔았다. 그리고 녀석을 찾았는데 ‘보호중’이라는 문구가 보였다. 심장이 뛰었고 김호정이 입양을 하겠다고 용기를 내어 동물보호센터에 전화를 했다. 정말로 아직 보호 중이라고 했다. 그 애 우리가 입양할게요!! 혹시라도 안락사가 될까 봐 예약 아닌 예약을 걸어두고 3월 2일 김호정은 그 아이를 입양했다. 그 아이가 바로 제제다. 탐탐이와 제제는 다시 만났을 때 서로를 알아보며 꼭 붙어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더욱 마음이 아팠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날 둘 다 데리고 오는 건데… 이 감정은 나중에 제제프렌즈를 만드는 씨앗이 된다. 유기견을 입양하고 내 인생이 바뀌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