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의 세계 : 다양한 봉사
우리는 탐라제주를 모두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제주동물보호센터’에서 데려왔기에 그곳에서 먼저 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체계가 달라졌겠지만 2018년 당시에 처음 가서 한 일은 꼬물이들 밥그릇 설거지였다. 동물보호센터에는 3개월 미만의 일명 ‘꼬물이’들이 상당히 많다. 통계에 의하면 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오는 유기견의 50% 이상이 3개월 미만의 강아지들이었다.
당시 직원분이 꼬물이들의 케이지 청소를 하셨고 우리는 수거한 밥그릇을 씻어 말리는 작업을 했다. 보통 2~3시간 봉사를 했는데 시간이 남으면 소형 견사를 돌아다니며 시시각각 싸놓는 대소변을 치웠다. 소변은 물걸레로 닦았고 배변은 이른바 똥줍을 하여 버렸다. 소변을 닦아낸 물걸레는 빨아서 말려놓는다.
일명 ‘밥물똥’에 익숙해지면 시간이 더 남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아이들과 놀아주었다. 사람과 친해져야 입양 갈 확률이 높으니까 말이다. 그러다 아이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이렇다 할 이름도 없었다. 그저 동물보호센터에 들어올 때 붙은 개체관리번호로 불렸다. 동물보호센터에는 각 견사마다 명찰이 쭉 붙어있다. 개체관리번호를 기준으로 아이의 사진, 성별, 나이 등의 간단한 정보가 들어있다.
아마도 입양가지 못하면 안락사가 되니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 의미가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번호는 외우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친근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붙여줬던 이름들이 희열이, 문세, 숙이, 정수, 롱다리, 새벽이, 고글이 등등이었다. 주로 닮은 연예인 이름을 붙어주거나 생김새를 따서 지어주었다. 그리고 봉사를 갈 때마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게 입양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사진을 찍어 올렸던 아이들이 입양을 가기 시작했다. 봉사자분들도 신기해했다. 홍난영이 사진 찍는 아이들은 입양을 간다, 라는 이야기도 나오면서 가급적 다양한 아이들 사진을 찍으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입양 가족들이 내 SNS을 봐서가 아니었다. 아마도 이름을 불러주고, 사진을 찍으면서 그 아이에게 긍정의 에너지가 흘러들어 갔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얼굴이 밝아지고 그러면서 입양 가족들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던 것은 아닐까.
제제프렌즈를 운영하면서 이런 경우는 계속 느꼈다. 유기견을 구조하고 아이가 입양되기를 간절히 바라면 그 아이는 대부분 가족을 만난다. 간절한 마음은 나의 행동을 변화시켜 더욱 적극적인 돌봄, 입양 홍보 등으로 나타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이야기는 뒤에서 몇 가지 사례를 통해 계속 이야기하겠다.
현재 제주동물보호센터는 중고등학생의 자원봉사를 제한적으로 받고 있다. [1365.go.kr](http://1365.go.kr) 을 통해서 봉사 신청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