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의 세계] 다양한 봉사 : 임시보호

by 홍난영

제제프렌즈를 만들기 전, 동물보호센터에서 봉사를 하고 있을 때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되었다. 보호센터 아이들의 밥물똥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그곳에 있던 전문 봉사자분이 임시보호를 제안했다.


심장사상충에 폐렴까지 걸려있는 작은 아이였다. 당시 탐탐이와 제제가 있었고 그들은 예방접종과 중성화 수술을 다 마친 상황이었기에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아이의 이름은 밍키였다. 여자 아이고 3살 추정이었다. 매일 약을 먹이고 우리집 강아지들과 똑같이 대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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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제가 침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왜 저럴까? 비가 내린 직후 나갔던 산책에선 풀 위에서 미친 듯이 뒹굴어서 온 몸이 젖기도 했다. 잘은 몰라도 넷이 오붓하게 살다가(그때는 홍탐김제) 갑자기 어디선가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같이 살라고 하니 스트레스를 받았던 모양이다.


시간이 흘러 그때 생각을 해보면 아마도 제제는 밍키랑 잘 맞지 않기도 했던 것 같다. 사람도 그렇지 않은가. 잘 맞는 사람이 있고 영 안 맞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나중에 라라를 임시 보호했을 때는 그렇게 살갑게 대했던 것을 보면 제제는 밍키가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


임시보호의 어려움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다. 집에 반려동물이 있다면 그와도 잘 맞아야 한다. 제제가 온순한 편이라 스트레스를 자기 내부에서 풀려고 해서 그나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둘이 매일 싸웠을 수도 있다. 이 경우는 둘 모두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또 있었다. 밍키를 보호하고 있을 때 라라와 자매를 임시 보호하게 되었던 것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라라의 자매견(큰 애)은 안타깝게 강아지 별로 떠났고 라라가 남았을 때 밍키는 그렇게 그 애를 공격하려고 했다(방 하나를 따로 내어준 상태였다).


꼬리를 빳빳하게 세우고 안전망 밖에서 라라를 공격하려고 했고 라라는 너무 작아서 안전망 사이로 나올 수 있었다. 김호정은 안전망 사이사이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었고(나는 그녀를 ‘호가이버’라 부른다. 나는 이런 쪽으로는 영 아니다. 일명 똥손이다) 매 순간 지켜봐야 했다.


라라는 장염을 이겨내고 활발해지기 시작했고 갇혀있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밍키는 여전히 라라를 노리고 있었다. 밍키를 묶어놓기도 하고, 라라를 다시 방에 넣기도 하는 등 별의별 방법을 다 사용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우리의 제제는 스트레스받아 침을 계속 뚝뚝 흘리고 있고.


어찌 됐든 밍키의 임시보호 기간이 종료되어 보호센터에 데려갔고 다행히도 그날 바로 입양이 되어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새로운 이름은 ‘버들’이었다. 그리고 우리 집도 평화가 찾아왔다.




우리끼리는 ‘입양보다 더 구하기 어려운 게 임시보호’라고 말한다. 그만큼 임시보호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특히나 실외 배변만 하는 아이일 경우는 하루에 3~4번 이상은 짧게라도 산책을 나가야 한다.


하지만 모든 구조엔 임시보호가 뒷받침되어야 입양이 가능하다.


특히 사설유기견보호소는 아무래도 집보다는 환경이 좋지 못하다 보니 아픈 아이들이 있으면 임시보호가 꼭 필요하다. 간단한 수술 같은 경우는 1~2주만 임시 보호해줘도 아이는 치료받을 수 있다. 이 임시보호처가 없어 치료를 미루는 경우도 있고 비용이 높은 병원 입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덩치가 큰 아이들의 장기 입원이 안 되는 병원도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집 안에서 케어가 되면 좋겠지만 마당에 묶어놓고서라도(물론 짧은 줄은 곤란하다) 어느 정도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후 임시보호를 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사람이 있어 수시로 챙겨줄 수 있다면 그 편이 훨씬 나을 테니 말이다. 현실과 타협하게 되는 순간들도 많다.


밍키를 시작으로 우리의 임시보호는 라라, 째깐이, 산, 알베, 폴리, 동백이 등 계속 이어졌다. 한림쉼터 모모의 경우는 심장사상충 치료를 받는 한 달 내내 임보를 하며 케어했고 누군가 쉼터 앞에 버리고 간 꼬물이 일곱 중 한 마리를 잠시 임보 하기도 했다. 그때가 추석 연휴였는데 우리는 어디 갈 일이 없어 그때만이라도 임시보호를 했던 것이다. 물론 아이를 생각하면 최소 2~3달의 임시보호가 좋지만 형편이 안된다면 머물 수 있는 곳이 릴레이 형식으로라도 있어주면 다행이다(이때도 이동봉사가 필요할 수 있다).


그렇게 임시보호를 하며 병을 치료한 아이들은 대부분 입양을 갔다. 여기서 대부분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치료 중 별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깨달은 것은 역시


집밥을 먹으며 돌봄을 받은 아이들이 확실히 입양을 잘 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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